금촌리 설화(村里 說話) - 20
공산상회가 박금지네 가게인 것을 알게된 후 나에게 한가지 새로운 버릇이 생겼다. 등하교 길에 그 앞을 지나면서 꼭 그 집을 한번씩 돌아보게 된 것이다.
오늘도 학교 정문에서 5~6분 거리밖에 안되는 공산상회 앞에서 고개를 돌렸는데 날씨가 추워지며 문을 모두 닫아 안이 보이지는 않았다. 그대로 지나쳐 몇걸음 더 가는데 뒤에서 내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바로 박금지였다.
"어딜 그리 싸게 가노?"
"집에 ...... "
첫 대화는 덤덤했지만 나는 그녀와 마주한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았다. 우선 그녀는 항상 밝은 얼굴로 생글생글 잘 웃는다. 그러면 양볼에 보조개가 깊게 파인다. 체격은 이른바 "7공주파" 중 가장 작아 다른 여인과 마주 했을 때보다는 덜 꿀리는 기분이다. 지금 옷에 가려 있어도 그리 크지 않은 젖통의 젖꼭지는 봉긋 솟아 있을것이고, 그녀의 보지는 깨문다고 할만큼 유난히 잘 조여온다. ...... 그 회상만으로도 자지는 바지 속에서 스멀거렸다.
"그런데 누부야는 오늘 학교 안갔나?"
내가 수업이 끝나고 바로 나온 시각에 그녀가 사복차림으로 이곳에 있다는 것이 이상했다. 고등학생이라 공부도 많이 할테고 읍내의 학교에서 내리까지 오는 시간을 감안하면 지금 나와 마주치기는 어려운 것이다.
"우리반 아 하나가 아파서 조퇴하는데 내가 데려다 준다는 핑계로 같이 일찍 나온기다. 하필이면 같은 동네 사는 친구라 내가 땡 잡은기지."
"비싼 학비 내고 다니면서도 땡땡이 치는기 땡 잡은기가?"
그녀의 너무 신나 하는 표정에 나는 면박조의 농담을 던졌다.
"니가 내같은 경우를 당했으마 학비 생각나서 안 가겠다고 할끼가?"
"하기사 ...... "
그녀의 재치 있는 응수에 나는 뒷머리를 긁으며 멋적게 웃었다.
"참, 언니도 영도, ...... 니 다시 함 보고잡다카드라. 언제 한번 우리집에 갈까?"
"응 ...... ?"
그제서야 나도 박금순을 떠 올렸다. 지금 내 앞의 금지처럼 웃으면 보조개가 파이고, 맹인에 살짝 곰보라지만 그 큰 눈은 여느 여인들보다 훨씬 맑고 투명했으며, 향기가 풍기는 생머리에 가지런한 이빨과 긴 목덜미 ...... 체격은 금지보다 크지만 젖꼭지 모양은 자매라 닮았는지 비슷하게 봉긋했다. 또 그녀의 보지도 금지처럼 유난히 조여 왔다. 더구나 그녀는 나와 처음으로 빠구리를 해본 숫처녀였다.
그런 기억들을 떠 올리며 스멀거리던 자지는 금방 옷속에서 빳빳해 졌다.
"와 그리 떫은 표정이고? 가기 싫나?"
"응 ...... ? ...... 아, 아니 ...... 내는 잠깐 딴 생각 ...... 그래, 가자."
나는 괜히 당황해서 말도 더듬거렸다. 그녀가 내 속내를 아는 것 같지는 않았지만, 바로 그녀 앞에서 언니의 몸매와 감촉을 생각하고 있었다는 것이 좀 미안하고 부끄럽기도 했다.
"그라마 언제 ...... ?"
"아무때나 ...... "
"오늘, 지금도 괘않나?"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그녀는 덥석 내 손을 잡고 걸음을 옮겼다. 마치 내가 도망을 칠지도 모른다는 듯이 ,,,,,
책가방을 든 채 겉으로 보기에는 끌려가듯 함께 걷지만 나 역시 땡을 잡은 기분이었다.
이제 나는 곧 친자매 둘과 번갈아 빠구리를 하게 될 것이다. 그것도 유난히 보지가 꽉꽉 조여 와서 감칠맛이 나는 두여인과 ...... 누구와 먼저 하게 될까? ...... 금순이와 금지는 물론 닮은 점도 많지만 다른 점도 있었다. 언니가 우아하고 세련된 미인이라면 동생은 나보다 나이가 많아도 귀엽고 착 감기는 맛이 있다. 그런 차이가 또 제각각의 매력과 개성을 간직해서 남자의 마음을 더욱 설레게 하는 것이다.
문득 엊그제 병호네 집에서의 일이 떠올랐다. 그날처럼 오늘도 두 자매와 한방에서 할 수 있을까. ,,,,,, 새로운 기대감까지 갖게 되면서 금지네 집에 다달을 때까지 나는 자지가 벌떡거리며 이틀전의 특별한 체험을 되새겼다.
그날도 처음에는 약간 잡혀서 끌려가는 기분이었다.
아직 저녁도 먹기 전이지만 해가 짧아져 밖은 이미 어둑해졌는데 마루에 앉아 있는 나를 병호 엄마가 손짓으로 불러냈다.
"영수 엄마도 와 있다. 지금 우리집에 가자."
내 대답을 듣지도 않고 휭하니 앞장서 가버린다. 처음 병호 엄마에게 이끌려 가 빠구리를 했던 때와 비슷한 상황이다. 그리고 나도 그때처럼 그냥 쫄랑쫄랑 그 뒤를 따라 갔다.
그녀의 말대로 효석 아재 아지매가 아랫목에 자리 잡고 있었고 병호는 안보였다. 무슨 일이 있어 의성인가. 할아버지댁에 갔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부터 일어날 일은 굳이 말을 않더라고 뻔하다.
"너무 오랫만이라 우째 생겼는가 모양도 다 잊어뿟다. 우선 구경부터 하자."
효석 아재 아지매가 눈을 찡긋하고 웃으며 내 바지 앞단추부터 따려는데 나는 몸을 사렸다. 그러나 끝내 그녀는 바지만 내려 자지를 꺼냈는데 너무 서둘러서인지 자지는 죽어 있었다. 그것이 창피해 나는 두손으로 자지를 가렸다.
"괘않다. 우리도 다 벗을끼다."
무엇이 괜찮다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곧 그 방안에서 세사람 모두 알몸이 되었다.
"오늘은 내가 먼저 할끼다."
기득권을 강조하듯 이제는 끝이 휘어지며 벌떡 선 내 자지를 움켜쥐고는 아지매가 선언조로 말했다.
"가시나, 지는 서방도 있는기 밝히기는 우찌 그리 ...... "
병호 엄마가 눈을 흘기며 삐쭉거렸다.
"느그 오빠는 이쨔 대마 가브리 연장이라 카이. 그래도 그리 눈꼴 시러브마 니꺼 해라."
"가시나, 악담 하는 것 좀 보래. 자식하고 그리 된 것도 애물단지 하나 끼어 안은긴데 또 친오빠하고 그 짓 하라고 ...... ?"
"내가 전에도 말했제. 우리집에 세 든 오래비하고 동생이 붙어 먹는거 ...... 그땐 그기 참 부러뎬?"
"니는 오빠가 셋이나 있잖나? 모두 붙어 먹었으마 갸들보다 세배는 더 좋았겠네."
"히, 히, ...... 모두 눈들이 삐어가 앞에 놓인 음식도 못 찾아 묵는기지. 그렇다고 내가 먼저 올라탈라캤다가는 맞아 죽었을끼다."
중고등학교를 함께 다닌 단짝이고 처녀 때부터 같이 빠구리를 했다고 하나 시누이 올케 사이에 거침 없이 하는 말들에 내가 얼굴이 붉어질 지경이었다.
갑자기 대화가 끊긴 것은 아지매가 내 자지를 덥썩 물었기 때문이다.
그녀의 입놀림은 그 전에 한밤중 닭장에 끌려가서도 경험한 바지만 정말 능숙하고도 특별했다. 오줌구멍을 혀로 콕콕 찌르다 대가리를 혀로 훑으며 빙빙 돌려주고, 다시 입술 전체로 자지 기둥을 감싸고는 목구명에까지 깊이 집어 넣는 것이다.
내 몸에도 점점 열기가 퍼져가며 병호 엄마가 옆에 있건만 아랑곳 않고 그녀의 머리를 매만지다 몸을 일으켜 가슴으로 옮겨간 손은 젖꼭지를 부드럽게 비틀었다. 흘낏 병호 엄마 쪽을 보니 얼굴이 붉어진 채 한손은 자기 보지 위에 얹고 있었다.
"하아 --- !"
길게 숨을 내쉰 아지매가 내 몸에 걸터 앉으며 자지를 집어 넣으려 하는데 병호 엄마가 그녀의 움직임을 막았다.
"잠깐! 내도 좀 하자."
병호 엄마는 물끼가 번들거리는 자지를 수건으로 닦고 나서 자기 입을 덮었다. 그리고 입을 위아래로 움직이며 속도가 빨라지자 숨소리도 가빠지기 시작했다.
"아얏!"
나도 모르게 비명을 지르며 몸을 비틀자 그녀는 황급히 입을 떼었다.
"야가 ...... 그리 깨물마 우야노? 이기 단단해 보여도 그저 살덩이라 이빨을 쓰마 잘려 나가기도 한다."
"참말로 그런 일도 있나? ...... 미안타. 안 그럴락 했는데 내도 모르게 그만 ...... "
아지매가 내 자지를 이리저리 살펴보기까지 하자 병호 엄마는 민망한 표정을 감추지 못한다.
"아니, 소문난 후레빠가 사까시는 와 이리 서투노?"
"내사 이런건 오늘 처음이다."
"참말로 ...... ?"
아지매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래. ...... 옛날에 광석 오빠도 해도라 캤지만 징그럽고 드러버 보여서 안했다."
이들 두여인이 만나면 그녀들의 첫남자라는 우리 아버지도 꼭 화제에 등장하는 모양이다.
"신랑은 ...... ?"
"그 사람이사 이 방면은 아주 맹추지. 여자도 모르는데다 밋밋해서 제대로 만져 줄지도 모른다. 그저 푹 꼽고 몇번 꿀렁거리다 찍 싸고는 돌아누버가 코만 골제."
"그랬구나! ...... 니는 시집가서 배만 곯은기 아이고 그것도 제대로 못 받아 뭇구나!"
아지매는 여전히 눈을 동그랗게 뜨고 고개를 끄덕이는데 시누이를 동정하는 것인지, 비꼬는 것인지 나는 분간이 잘 안 갔다.
"그래, 오늘 맛보이 어떻노?"
"니 말대로 살덩이 고긴데 씹지도 몬하이 무슨 맛이 있겠노?"
"그런 말 하는거 보이 니 신랑카 피장파장이네. 무식한 며느리가 동태 찌개 끓여가 대가리는 미운 시어머니 준다 카드라. 어두육미(魚頭肉尾)라 카듯 좆맛도 여자한테는 일품요린데 ...... "
"하기사 그걸 입에 물었는데도 아래가 뻐근하고 온 몸이 달아 오르더라. 그러이 좀 더 깊은 맛도 보고자바 나도 모르게 깨물기까지 했제."
두여인은 낄낄거렸다. 효석아재 아지매의 걸쭉한 말투 때문이기도 하지만 여인들이 솔직하게 하는 말은 나도 듣기에 재미있었다.
"야! 니도 받았으마 쟈한테 좀 해줘라!"
여인들의 수다 때문에 잠시 모든 동작이 멈추어 있던 중 아지매가 나에게 명령조로 말했다.
"뭐를요?"
"임마도 숙자 신랑 닮았나, 내숭 떠는기가? ...... 숙자가 니 좆 빨아줬으니 니도 쟈 보지 좀 핥아 주라 이기다."
그녀의 표현이 재미 있어 나는 픽 웃고 병호 엄마의 보지에 입을 갖다 댔다. 혀로 한번 쭉 훑어 가다가 공알에 입술을 덮어 빨아 당겼다. 이어서 절대로 아프지 않게 이빨로 잘근잘근 건드리다 혀를 동글게 말아 공알을 누르며 돌리자 가랭이를 활짝 벌리고 있던 그녀는 몸을 비틀며 "하이야! 하이야!" 하고 신음소리를 냈다.
"그 맛은 어떻노? 좆맛이 동태머리라마 그 맛은 소꼬리라고 할만큼 역시 일미 아이가?"
"이 맛은, 하이야! ...... 내도 그 전에, 하이야! ...... 마, 마이 봤다."
"그래? 언제 ......? 누구한테 ......?"
병호 엄마가 내 머리를 밀며 일어나 앉았다. 보지 빨리는 맛보다 이야기가 더 좋은가보다.
"아다 깨던 날부터 그랬다. 광석 오빠가 갑자기 덮치는 바람에 씻도 몬했는데 꼽기도 전에 입부터 대는기라. 어찌 놀랐는지 ...... "
"가시나야, 그래 맛을 봤으마 니도 해줘야제. 나는 니가 이 나이 되도록 좆을 안물어 봤다는 말 듣고 참말로 놀랐다."
"어쩌마 그래서 더 싫었을끼다. 씻도 몬했는데 냄새가 얼마나 심했겠노? 얼마나 미안하고 창피했는데 ...... 그래도 빠는 것 보이 그 사람도 더럽고 괴물처럼 보이는기라. 첫경험이 그래노이 그 뒤에 누가 좆을 디밀며 해달라캐도 정말 징그럽고 더러버서 죽어도 몬하겠더라."
이제 나는 무엇을 해야 할까, 머뭇거리고 있는데 또 병호 엄마가 말을 이었다.
"그런데 병호는 세번 째 하는 날부터 이 짓을 하더라. 내사 괜히 창피해가 말도 몬 부쳤는데 누구한테 배웠을까? 혼자 깨우친길까?"
"안 배워도 좆 꼽을 줄 알마 그것도 다 할 줄 알게 된다. 니야말로 오늘 배웠으이 이제 아들한테 잘 해주겠네. 그라고 이건 같이 해야 진짜 맛이 난다. 그기 바로 영어로 하면 "식스 나인" 우리말로는 "고동 묵고 피리 분다." 는거 아이가."
두여인의 이어지던 수다는 내가 자지를 꼽으면서 일단 중단되었다. 그러나 그 뒤로도 번잡스러움은 이어졌다.
먼저 아지매의 배 위에서 한참 방아질을 하다 그녀가 너무 심하게 "으앙! 으앙!" 거리기에 잠시 동작을 멈추었더니 병호 엄마가 나를 떼어 내더니 자기 몸에 자지를 박아 버리는 것이다.
결국 사정을 하지 않은 채 번갈아가며 방아질을 해야 했고, 종반에는 나란히 엉덩이를 높이 들고 엎드린 뒤로 번갈아 박아 주었다.
자지를 빼면 자지 둘레만큼 구멍이 뻥 뚤려 있고 다시 옆의 보지를 박으며 돌아보면 벌써 아물어 있다. 번갈아 박을 때마다 한쪽은 "으앙! 으앙!", 다른쪽은 "하야! 하야!" 하고 서로 다른 소리가 나오는 것도 참 특이한 경험이었다.
사정할 기미가 보이자 나는 자지를 빼 손으로 흔들면서 두여인의 등에다 골고루 뿌려 줬는데 이것으로도 환장을 하는 것이다. 그런데 나는 좀 지친 기분이었다. 역시 한꺼번에 둘을 상대한다는 것은 힘이 더 든다.
하지만 여인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니는 한꺼번에 두 보지 맛을 봤지만 싼 것은 한번 뿐이잖나?"
그러니 한번은 더 해주어야 옳다는 주장이다. 두여인은 번갈아 내 자지를 빨아대고, 불알을 주무르고, 젖꼭지를 비틀었다. 나는 별로 흥이 나지 않아 손끝 하나 움직이지 않고 그냥 누워 있기만 했는데 자지는 내 마음과 따로 움직이는지 결국 발딱 서서 저 혼자 걸떡거렸다.
이 지경이 되면 더 이상 핑계꺼리도 없다. 나는 다시 번갈아가며 자지를 박아 댔고, 처음보다도 빨리 "으앙! 으앙!" 과 "하야! 하야!" 소리가 튀어 나왔다.
두여인 모두 무릎을 세운 채 가랭이를 벌리고 있어 이번에는 그 여인들의 배에다 골고루 싸 주었다. 그런데 나오는 정액량이 첫번 째의 반도 안될 정도로 적어 좀 창피한 기분도 들었다. 다음에도 이런 경우가 있다면 처음은 여인들이 직접 볼 수 있도록 앞에 싸주는 것이 효과적일 것 같다.
옷을 챙겨 입고 나자 내 앞에는 닭백숙이 통째로 나왔다. 나는 목아지와 다리 두개를 다 먹었고, 두여인은 날개 하나씩을 들고 소주잔을 건네며 또 수다가 이어졌다.
힘이 들었다지만 끝나고 보니 생각만 해도 다시 흥분될만큼 참 특별한 경험이었다.
빅금순은 내가 들어가자 반색을 하며 반갑게 맞아 주었다.
"오랫만이네. 그동안 잘 지냈어?"
그녀는 처음 만날 때처럼 나를 가까이 불러 손을 잡아 보고 얼굴도 어루 만졌다. 그런데 내 기분일까, 그녀의 손 끝이 바르르 떨리는 것 같고 얼굴도 좀 붉어지는 것 같았다.
거실에 앉아 차 한잔씩을 마시며 몇마디 대화를 나누다 금순이 불쑥 일어섰다.
"잠깐, ...... 약속이나 연락도 없이 갑자기 와서 ...... 나 좀 씻고 나올께.
욕실에 들어간 그녀는 꽤 시간을 끌었다. 아마 목욕을 하는 모양이다.
"오늘은 어느 누부야캉 먼저 하노?"
나는 빙긋 웃으며 금지에게 말을 건넸다. 일단 선택권을 그녀에게 주는 셈이지만 말이 나오는 것을 보아 "이왕이면 한방에서 셋이 하는 것은 어떻겠느냐?" 고 운을 띠어볼 생각까지 했다.
"물론 언니캉 해야지. 그라고 내는 이제 니하고 안 할끼다."
"그래?"
소리는 내지 않았지만 내 입은 더 벌어져 웃음이 커 졌다.
그녀는 지금 나를 놀리는 것이다. 그것은 전에 내가 그녀를 놀린데 대한 앙갚음이기도 하다.
율곡리 숙자네 집에서 황달자를 위시해 숙자, 영주와 연속으로 빠구리를 하고 금지만 남겨둔 채 나는 "이제 그만 하겠다." 고 시침을 뗀 적이 있었다. 그때 금지는 눈물까지 글성이며 앵하고 또라져 버렸는데 그때의 창피를 내게 되돌려 주려는 것이다.
"내사 여자가 싫다카는데 사정해가며 하고자븐 생각은 없다. 하지만 누부야캉도 금순이 누부야처럼 오랫만에 만난거 아이가?"
나는 가벼운 마음으로 그날 금지가 했던 말을 흉내 내며 능청을 부렸다.
"언니캉 이리 됐으이 이제 나는 몬한다."
늘 생글거리던 웃음은 사라지고 진지하달만큼 굳은 표정으로 그녀는 차갑게 말했다.
"참말이가?"
"응."
긴가 민가 하는 기분으로 묻는데 한마디로 끊으며 외면하는 것을 보고 나는 그제야 그녀의 마음이 굳어 있다는 것을 알았다.
나도 표정이 굳어졌고 울컥 화가 치밀며 기분이 뒤틀려 언성도 높아졌다.
"그기 내 잘못이가?"
정말 그렇게 말할만 했다. 이집에서 언니가 들을 수도 있는데 빠구리를 하자고 한 것도 그녀였고, 그래서 언니가 나하고 빠구리를 하고싶다니까 나한테 "부탁 좀 들어달라." 며 사정을 한 것도 그녀였다. 그리고는 이제 저 혼자 토라진다는 것은 똥 뀐 놈이 성낸다는 격이다.
"언제 니 잘못이라 캤나?"
그녀는 고개를 숙인 채 풀죽은 소리로 말했다.
그녀의 말은 짧고 힘이 없었지만 나는 계속 얻어 맞기만 하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그녀의 말처럼 둘이 같이는 못하겠고 박금순과 박금지중 꼭 하나만 선택해야 한다면 솔직히 내 마음은 금지 쪽으로 기운다. 그녀와 먼저 만난 것도 그렇지만 언니와는 나이 차이도 많고 웬지 어렵고 불편한 점도 있는 것이다.
어떻든 생글생글 웃으며 나를 꼬시고 손을 끌다시피 이 집에 데려와 놓고는 저 혼자 토라져 버린 것에 나는 놀림감이 된 기분까지 들 정도였다.
"누부야는 내가 싫어졌나?"
나도 표정이 굳어지며 반격의 태세를 취했다. 그녀의 대답에 따라 수 틀리면 나도 그냥 발길을 돌릴 수도 있다는 생각까지 했다.
"영도야!"
고개를 들며 나를 부르는 그녀의 말에는 갑자기 정감이 가득 담긴 것 같고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 했다.
"내는 참말로 니를 사랑한다!"
사랑? --- 그녀의 돌변한 어조나 표정뿐 아니라 그 단어에 나는 가슴이 뭉클해 왔다. 사랑이라 ...... 신성일 엄앵란이 나오는 영화나 라디오 연속극에는 그 말이 자주 나온다. 그러나 나는 아직 그 의미를 완전히 알거나 느껴보지 못했다.
또 내가 누구한테 그 말을 써보거나 남에게서 들어본 적도 없었다. 다만 얼마전 우리 학교를 떠나는 이미영 선생을 위해 꽃다발을 만들면서 그녀에게 전할 때는 "새임을 사랑해요." 라고 한마디 던져보려고 작정했던 적은 있었다. 하지만 그때도 나는 길바닥에서 잠이 들고 그녀가 늦게 오는 바람에 꺼내 보지도 못했던 바로 그말을 금지가 지금 나한테 들려주는 것이다.
"하지만 영도야! 나는 우리 언니도 사랑한다."
그렁그렁했던 눈물이 그예 흘러내리자 그녀는 두손으로 눈을 가리며 얼굴을 숙였다.
그 모습을 보며 가슴은 더욱 뭉클해 졌지만 여전히 머리로 받아들이기는 어려웠다.
금지와 나는 영화나 연속극에서처럼, 그렇게 단둘이서 한껏 진지하며 죽고 못사는 사랑을 한 것은 아니었다. 그녀와 처음 빠구리를 한 날은 그녀의 친구 네명과 이른바 "떼씹"을 했고, 이집에서도 동생과 언니가 번갈아 빠구리를 했었다. 영화나 연속극의 연애를 생각한다면 우리는 애초부터 날라리였던 것이다.
"그기사 그렇다 캐도 ...... 누부야가 그래 생각한다 캐도 ...... 그기 뭐가 문제고? 우리가 처음 만난 것도 .... "
생각은 빨리 떠오르면서도 그것을 말로 바꾸어 상대를 설득한다는 것은 당시의 나에게 벅찬 일이었다.
"영도야! 사랑은 더러 희생도 필요한기다."
나도 모르게 얼굴이 찌푸려 졌다. 내 생각을 제대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이나, 그녀의 말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는 것이 모두 답답하기만 했다.
"니도 언니도 내가 진정 사랑하고 있는데 그 사이에 내가 그대로 끼어 있으마 언젠가는, 또 누군가는 그 사랑이 미움으로 바뀔 수도 있는기라. 그런데 내가 희생하마 그런 문제는 더 이상 안 생긴다. 오히려 지금의 감정이 영원히 좋은 추억으로 남을 수 있는기라."
희생이라는 말은 어디에선가 들은 적이 있는 것 같다. 정확히는 몰라도 남을 위해서 스스로 자신이 손해를 보는 것 같은 뜻일 것이다.
나는 그저 멍하니 있기만 했다. 그녀의 말에 전혀 공감이 가지는 않았지만, 반박을 할 말 역시 전혀 생각이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욕실의 문이 삐걱거리자 금지는 황급히 자기방으로 뛰어 들어갔다. 그리고 이어서 가운만 걸친 금순이가 아직 물끼가 보이는 긴머리를 타올로 닦으면서 나왔다.
"미안해, 영도씨. 손님을 놔두고 내가 너무 오래 걸렸지?"
내가 미처 대답을 하기 전에 쾌활한 소리가 들려왔다.
"괘않다, 언니야. 때빼고 광내이 진짜 예쁘다. 빨리 언니 방으로 드가그라."
금지는 생글생글 웃고 있었지만 눈의 붉은기는 아직 남아 있었다.
"영도씨, 보고 싶었어!"
방에 들어서자 나를 끼어 안으며 금순이가 속삭일 때 나는 그 말을 티잡아 웃음이 나오려 했다. 그러나 곧 생각을 바꾸며 오히려 유치한 나를 속으로 꾸짖었다. 영자 누나의 말처럼 맹인에게도 마음의 눈이 있는 것이다.
그녀의 머릿결, 목덜미, 가슴 쪽에서 제각기 조금은 다른듯 하면서도 모두 마음을 끌고 설레게 하는 은은한 향기가 났다.
가운을 걷어 내자 바로 알몸이 드러났다. 서 있는 그녀의 자태는 사진이나 그림책에서 본 조각상처럼 근엄하게 보이기까지 해 나는 현혹되기에 앞서 기가 꺾이는 기분이 들 정도였다. 그러나 젖통에 손을 대자 뭉클하면서도 심장의 박동마저 느껴져 나도 피가 끓어 올랐다.
내 옷은 급히 벗었지만 나란히 눕게 되자 우리는 키스부터 하면서 여유롭게 서로의 몸을 어루만졌다.
"아무래도 믿기지 않아."
그녀는 내 자지를 어루만지며 소리를 죽여 킥킥거렸다.
"뭐가요?"
"이렇게 우람한게 그 속에 들어갔다는 것이 ...... 내 손가락 하나도 꽉 끼면서 아픈데말야."
하지만 오늘도 그 우람한 것은 그 속으로 다시 들어가야 했다. 내가 그녀의 몸 위로 겹치며 자세를 취했을 때 그녀는 "아, 잠깐 ...... "이라며 나를 제지했다.
그녀는 머리맡의 조그만 상자를 열고 네모난 은박지를 꺼내더니 포장을 찢어 내용물을 꺼냈다.
"이거 콘돔이라는건데 ...... 미안하지만 오늘은 이걸 좀 사용해야겠어."
그녀는 미끌거리는 고무조각을 이리저리 더듬으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샤용법을 배웠는데 어느 쪽이 바깥인가? ...... "
"내가 할줄 알아예."
"아, 그래? ...... 잘 됐군. 언제 사용해 봤니?"
"그저 ...... 얼마 전에 ...... "
나는 말을 얼버무리며 고무조각을 받아 우뚝 서있는 자지에 씌웠다. 바로 며칠전 황달자에게 그 용도와 사용법을 배운 것은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안그랬더라면 나도 그녀처럼 더듬거리며 제대로 쓰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이렇게 되는 거로군. 그런데 이렇게 얇고 부드러운게 역할을 제대로 할까?"
그녀는 자지를 덮은 콘돔 끝의 정액받이부터 전체를 매만지며 고개를 갸우뚱했다. 그녀처럼 나도 콘돔에 대해 궁금증이 생겼다.
"그런데 이건 어디서 난기라에?"
"글쎄 ...... ? 문방구나 도매상 ..... ? 아니, 약국 ...... ? ...... 그래, 맞다! 약국에서 판댔어."
"이건 누부야가 산기 아이라예?"
"물론. ...... 맹아학교에 근무할 때 아주 친한 친구가 이걸 몇개 줬어. 불가피한 경우가 닥쳤을 때 이걸 꼭 쓰라고 ...... 맹인은, 특히 결혼도 안한 처지에 임신을 하면 혼자 어떻게 처리할 수가 없잖아. 그런데도 맹인이면서 그런 곤란한 처지를 당한 여인들을 주위에서 종종 봐 왔지."
그녀는 별 스스럼 없이 말했다. 나는 문득 우리가 이미 빠구리를 했고 이렇게 알몸으로 누워있는 사이가 아니었더라도 그녀가 이런 말을 들려주었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다.
"그런데 처음에는 이거 없이 했잖아예?"
"그때는 괜찮았거든. 그런데 오늘은 좀 위험한 날이야."
"와 괜찮고, 와 위험한지 ...... ?"
정말 나는 이해하기 힘든 말이었다.
"아, 그건 여자의 독특한 생리적 구조 때문이야. 임신이란 남자의 정자와 여자의 난자가 결합되어 새 생명을 탄생시키는 것인데 남자는 정액이 생산되면 언제나 임신을 시킬 수 있는 정자가 활동을 하고 있지만 여자는 한달, 정확히는 보통 28일에 한번씩만 임신을 할 수 있는 난자를 생산해서 배출하거든. 그때를 배란기라고 하는데 그 배란기를 전후한 일주일쯤은 임신가능성이 높은 날이고 그 외에는 정액이 들어와도 임신이 안되는거야."
여자의 신체구조나 특성, 생리나 임신등에 대한 기초지식은 그전에 이미영 선생한테도 들은 적이 있었다. 그런데 그녀는 나와 빠구리를 하면서도 피임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해주지 않아 나는 이렇게 이삭줍기처럼 하나씩 얻어 듣는 셈이다.
우리는 이제 말을 끊고 본격적인 행동에 돌입했다. 그녀의 보지는 이미 물끼가 넘칠만큼 젖어 있었다.
그녀는 무릎을 세우며 다리를 적당히 벌려 주었고 몸을 떨지도 않았다. 내 자지는 막힘이 없이 그냥 쑥 들어갔다.
"아하!"
그녀는 신음하며 엉덩이를 들어 자지를 영접해 주는 것 같았다. 그리고는 보지 속 전체가 오물거리며 자지를 깨물어 왔다. 나도 속으로 신음을 내며 그 감촉을 잠시 즐기다 자지를 박아대기 시작했다.
"아! 아! 아아! ...... "
그녀의 신음은 의외로 빨리 터져 나왔다. 그런데 내 등을 감싸고 있던 팔을 풀어 엉덩이를 누르며 다급하게 말했다.
"아아. 영도씨. 좀 살살 해줄래? 너무 아파!"
그녀의 신음은 좋아서가 아니라 통증 때문이었던 모양이다.
"지금도 많이 아파예?"
"응."
내가 동작을 중단하고 물었을 때 그녀는 웃어보이려 했지만 표정이 일그러져 있었다. 나는 좀 이해하기 어려웠다. 내 자지는 여인들로부터 "크다" 거나, "딱딱하다", "꽉 찬다." 는 말들을 많이 들었다. 그러나 빠구리를 하면서 아프다는 여인은 문경미와 박금순, 딱 두여인 뿐이었다.
물론 나는 그 이유를 안다. 그녀들은 숫처녀라서 내 자지가 들어가며 처녀막이 찢어졌고 그래서 피까지 나면서 아팠던 것이다. 그러나 일단 그 과정을 넘긴 여인들은 모두가 나의 방아질에 신음과 비명을 질러가며 좋아하지 않았던가. 그런데 금순이는 지금도 아프다고 한다. 그 보지는 내 자지를 꼭꼭 깨물어 대면서도 ......
방아질을 안하는 중에도 보지 속살은 여전히 자지를 주물러 댄다. 그 힘이 거의 줄어들었을 때 나는 다시 엉덩이를 움직였다. 그러자 보지 속살도 다시 움직임의 강도가 더 해졌다.
그 감촉 때문에 나도 모르게 동작이 빨라졌고 그녀는 다시 통증을 호소해왔다.
"아하! 너무 아파!"
숨을 내쉬며 얼굴을 찡그리는 그녀에게 미안해서 나는 다시 동작을 멈추었다.
"아픈기 우찌 아픈데예?"
"글쎄 ...... ? 상처가 나서 딱쟁이가 앉은 것이 벗겨진데에 다시 마찰 같은 자극을 주어 아픈 것 같다고 할까? 하여튼 동작이 빨라지면 참기 힘들만큼 아파."
"금지 누부야는 안 그라던데 ...... ?"
말을 꺼내고 나서 나는 또 내가 방정맞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나 그녀는 나를 탓하지 않고 미소지으며 내 엉덩이를 쓰다듬었다.
"그래. 나도 좀 경험이 쌓이면. ...... 그곳이 길들면 나아질거라고 생각해. 자, 그럼 다시 길을 들여볼까?"
"누부야가 한번 해볼랍니까?"
나는 몸을 비틀어 옆으로 누우며 그녀를 끌어 올렸다. 그 틈에 자지는 빠져 버렸지만 그녀는 이제 완전히 내 위에 몸을 포개 정반대의 자세가 되었다.
"어머나! 이렇게도 할 수 있는거야?"
"살만 섞여 있으마 어느 자세라도 괘않지예."
말을 하면서 나는 빙긋 웃음이 나왔다. 내 나이보다 두배 이상이나 많고, 비록 맹인이지만 배운 것도 많은 그녀가 빠구리에 대해서는 백치나 다름 없다. 그녀의 젖통은 더욱 부푼 것처럼 탄력을 더 해 내 가슴을 누르고 있어 기분이 좋았다. 그러나 갈 곳을 잃은 채의 빳빳한 자지는 짓눌림에 아프기까지 했다.
"좀 들어 주이소. 이기 제 집에 드가야지."
그녀가 엉덩이를 들고 이리저리 맞추어 보려고 하지만 제대로 조준이 안되는 모양이다. 결국 그녀는 손가락으로 자지를 잡아 입구에 정확히 맞추었다. 그런데 완전히 받아들이기 전에 살짝 비틀며 한마디 했다.
"얘가 버릇이 없어. 그렇게 헤매지 말고 빨리 네 집에 들어가!"
그녀는 우아하고 세련되었을 뿐 아니라 유머기질도 갖고 있었다.
"이렇게 ...... 누부야도 내처럼 움직여 주이소."
그녀의 엉치뼈를 살짝 들었다 놓았다 하는 시늉을 해보이자 그녀는 천천히 엉덩이를 들었다 내렸다를 반복했다.
"아아! 이상해."
"뭐가요?"
"내가 움직여서, ...... 내가 섹스를 주도한다는게 ...... "
"좀 더 빨리 해도 좋은데 ...... "
그녀는 내 주문에 따라 속도를 높였다. 그러나 채 몇번도 움직이지 못하고 자지가 빠져 버렸다. 그녀는 이제 별로 더듬지 않고 자지를 잡아 구멍에 넣고는 무릎을 더 벌리고는 엉덩이만을 움직였다. 동작이 좀 안정되었고 그녀는 속도에 비례하듯 숨소리가 가빠졌다. 그러나 속도를 한단계 더 높이려 하자 또 빠져 버렸다.
"이건 내 잘못이지? 내가 얘를 자꾸 내쫓네."
다시 재빨리 보지에 집어넣고 움직였으나 겨우 10여차례나 꿀렁거렸을까, 또 빠져 버렸다. 나도 서울띠기와 첫 빠구리를 할 때 경험한 것이지만 사실 방아질도 어느 정도 숙달과 기술이 필요한 것이다.
"아이 참, 왜 자꾸 이러지? 나는 안되겠어. 영도씨가 좀 해 줘."
그녀는 얼굴마저 붉히며 내 위에서 내려오려 했다. 이 방에 함께 들어와서 선 채로 알몸이 되고 스스럼 없이 이야기도 털어 놓던 그녀가 처음으로 부끄럼을 타는 것 같았다.
"잠깐, 한번 더 끼워 주이소."
그렇게 살을 섞은 채로 나는 몸을 일으켜 마주 보며 앉은 자세가 되었다. 그리고는 바로 입 앞에 멈추어 있는 젖꼭지를 번갈아 빨았다. 방아질이 없어도 보지의 깨무는 강도가 세어졌다.
"아! ...... 더 깊이 들어간 것 같아."
그녀의 엉덩이를 한번 들었다 내리는 시늉을 하자 그녀는 스스로 움직였다. 이제 자지가 빠지는 일은 없었다. 기술적 문제가 해결되자 그녀도 이제 맛에 취하는지 속도가 점점 빨라 졌다. 긴 머리가 너플거리고 젖통이 덜렁거김도 커졌다.
"흐윽!"
내 어깨에 얼굴을 묻으며 동작을 멈추었으나 그녀는 어깨를 들먹거리며 가쁜 숨을 쉬었다. 우리는 한동안 서로의 팔에 힘을 주어 꼭 끌어 안고만 있었다. 내가 팔을 떼어 그녀의 젖통을 주무르며 젖꼭지를 빨아 대자 잠시후 그녀는 내 얼굴을 들어 진한 키스를 퍼부어 주었다.
그렇게 엉킨 채로 나는 그녀를 눕혔다. 자연스럽게 그녀는 두다리를 높이 든 자세가 되었다. 그녀의 말대로 한다면 이제 내가 섹스를 주도할 차례다. 이미 서로의 열기가 한껏 고조된 터라 속도가 점점 빨라 졌다.
"아! 아아! ...... 흐윽! 아아! ...... "
그녀는 끝내 비명을 질러댔다. 그 소리의 원인이 환희인지 고통인지 모르면서 나는 사정했다.
모두의 가쁜 숨이 진정되고 그녀 보지의 옴찔거림도 멎었을 때 나는 콘돔이 빠지지 않도록 한손을 대고 자지를 뺐다. 그녀도 물이 많은 모양이다. 정액은 한방울도 밖으로 나오지 않았건만 요에는 오줌을 지린 것 같은 자국이 나 있었다. 내가 타올로 보지 속과 그 주변을 닦아 주자 그녀는 "아이 참!" 이라며 두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몸을 비틀었다.
"좋았어예?"
그녀 옆에 몸을 누이며 머리카락에서 귀, 목덜미까지를 부드럽게 쓸어오며 나는 조용히 물었다.
"아직도 속이 얼얼해."
"어디가예?"
그녀는 아무 대답이 없다. 나는 그녀의 옆구리를 살짝 간지르며 좀 더 큰소리를 냈다.
"응, 어디가예?"
"아이 참!"
그녀는 얼굴을 붉히며 잠시 머뭇거리다 내 자지를 움켜 쥐었다.
"이게 찔러 댄 데가 ...... 어머나! 그런데 콘돔은 어디 갔어?"
"내가 뺐어예."
"어디 좀 줘 봐."
바람 빠진 풍선 같지만 정액의 무게로 길게 늘어진 콘돔을 집어주자 그녀는 손으로 꼼꼼히 만져 보았다. 맹인이라 사물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항상 손끝으로 확인해야 하나보다.
"이렇게 되는 거로구나. 아직도 따뜻하네. 그래, 겨우 요만큼에 수천만마리의 씨앗이 들어있단 말이지."
"수천만이예? 정액에 그래 씨가 많다꼬요?"
"책에는 그렇게 나와 있어. 하지만 여성의 난자는 한개 뿐이니 임신이 된다해도 그중 가장 힘세고 빠른 하나만 성공하는거지."
"난자는 어디 있는데예?"
나는 핑계낌에 털이 수북한 그녀의 보지를 손으로 덮으며 한손가락으로 입구를 간질였다.
"그건 누구도 볼 수 없지. 몸 속 깊은 곳 나팔관이라는데 감춰져 있대."
"그런데 여기가 아프기만 했어예?"
손가락을 조금 깊이 넣어보니 벌써 물끼가 느껴지는 곳을 쿡쿡 찔러 보며 다시 물었다.
"꼭 그런 것은 아니지. 몸도 마음도 울렁거리고 열기가 끓어 오르는데 ...... 처음보다는 훨씬 고통도 적은 셈이야. 그렇지만 ...... "
그녀는 잠시 머뭇거리다 말을 이었다.
"여자는 오르가즘이라는게 있다던데 ...... 그런데 이건 아닌 것 같아. ...... 이왕 이렇게 된 거, 오르가즘이라는 것도 꼭 한번 알고 싶어. 영도씨, 네가 그걸 좀 알게 해 줄래?"
나는 바로 대답을 못했다.
지난번 율곡리 숙자네 집에서 빠구리를 할 때도 여자애들은 오르가즘에 대해 이야기들을 했었다. 그리고 달자는 그날 나 때문에 "처음으로 진짜 여자가 되었다." 며 눈물까지 흘렸다. 그런걸 보면 내가 짐작하기에 여자가 빠구리 하면서 최고로 기분이 좋은 것을 말하는가보다.
그런데 되돌아 보면 처음의 서울띠기를 비롯해 꼽추 할매나 이미영 선생이나 청송띠기며 60이 넘은 송윤초까지, 대부분이 비명을 지르고 울부짖기까지 하며 한껏 좋아했던 것이 틀림 없다.
하지만 또 그날 영주는 "빠구리를 하면서 한번도 기분 좋았던 적이 없었다." 고 했고, 국민학교 6학년 때부터 빠구리를 해왔다는 달자가 나와 하면서 처음 그런 기분을 느꼈다는 말을 하는 것을 보면 참, 여자라는 동물도, 오르가즘이라는 요물도 복잡하고 어려운 것이다.
어떻든 방금 빠구리를 마친 여인이 진지한 표정으로 말을 하는 것을 모른체 할 수는 없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가 제대로 전달이 안된 것 같아 "예." 라고 똑똑히 말했다.
"고마워! 그럼 언제 또 ...... ?"
"언제라도 ...... 그런데 나도 누부야한테 부탁이 하나 있심더. ...... 우리 큰 누나도 맹인인데 점자 좀 가르쳐 주이소."
바로 어제 저녁이었다. 책을 읽고 있는데 영자 누나가 먼저 말을 걸어 왔다.
"또 소설책 보나? ...... 아, 이건 새 책이네! 제목이 뭐고?"
내가 읽던 책을 손으로 만져 보고 새 책이라는 것을 안다. <암굴왕>, 정확히는 <몬테 크리스토 백작>을 읽고 새로 잡은 책은 이제 3분의 1 정도 읽었는데 책갈피의 분량으로 누나는 판단한 모양이다.
"마크 트웨인의 <톰 소여의 모험>이라는 기다."
누나에게 한번 당한 후 이제 나는 제목 다음으로 꼭 저자도 알고 책장을 넘기기로 했다.
"그래? 그거 참 재미 있을끼다. 그런데 <허클베리 핀의 모험>도 있나?"
"허클베리 ...... ? 응, 갸도 여기 나온다. 톰 소여의 제일 친한 친구다."
"아니, 그기 아이라 <허클베리 핀의 모험>이라고 따로 소설책으로 된 것도 니가 갖고 있나 말이다. 맨 마크 트웨인이 쓴 긴데 <톰 소여의 모험> 만큼 재미있고 이어서 읽으마 더 좋을끼다."
나는 아직 제목들을 기억 못하는, 이미영 선생에게서 받은 책들을 다시 훑어 봤다. 신기하게도 <허클베리 핀의 모험>이라는 책이 있었다.
더욱 신기한 것은 바로 영자 누나였다. 세상과 담을 쌓고 오직 라디오 하나에만 연결되어 있는 누나의 지식창고는 어떤 모양일까. 조금씩 드러날 때마나 누나에 대한 놀라움과 신비감은 더해갔다.
누나의 품에 안겨 참을 청하다 나는 문득 박금순이 떠 올랐다.
천정에 닿을 정도로 그녀의 방을 가득 메운 책들, 내가 겨우 교과서가 아닌 몇권의 책을 읽으면서 새롭고 놀라운 세계를 경험한 것을 생각하면, 비록 눈이 멀었다지만 그녀의 세계는 얼마나 넓고 다양할 것인가. 세련된 그녀의 용모나 말투도 그 책들이 양식이 되었을 것이다라는 생각도 들었다.
"누부야. 점자라 카는거 아나?"
"하모. 나같은 장님들이 쓰고 읽는 글자지."
"누부야도 쓰고 읽을 줄 아나?"
"우찌 알겠노? 점자도 느그들이 학교에서 한글을 배우듯이 배우면서 익혀야제. 맹아학교라고 장님들만 모인데서 따로 가르치는데 내사 학교를 못다녔으이 모를 수밖에 ...... "
"그런 학교가 있는 것도 알면서 누부야는 와 안 갔노?"
"사실은 여덟살 때 어무이하고 대구에 있는 맹아학교를 가본 적이 있다. 하지만 우리집 형편으로는 도저히 안되는기라. 그래서 포기했제."
나로서는 처음 듣는 이야기였다.
그때 누나와 엄마가 찾아 간 대구의 맹아?교는 기독교 단체가 운영하는 곳으로 학비와 식비가 다 무료였다고 한다. 지방 학생을 위한 기숙사도 있는데 역시 무료였다. 다만 부식비와 교복값, 그리고 학용품은 학생측에서 부담해야 했는데 그 비용만도 정상아를 중학교에 보내는 것보다 더 들어 끝내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모든 것이 가난 탓이다. 마마라는 액운으로 빛을 잃었더라도 누나의 타고난 총명과 슬기는 교육이라는 기회를 얻었더라면 지금 그녀의 세계는 훨씬 달라졌을 것이 틀림 없다.
"누부야도 점자를 배웠으마 좋았을낀데 ...... 소설책도 많이 읽고 ...... "
"하모. 글을 안다 카는건 온갖 물건이 잔뜩 있는 점포 앞에 내가 돈다발을 들고 서 있는기나 마찬가진기라. 꼴리는대로 나는 아무거나 살 수 있제. 소설뿐 아이라 우리나라에 점자로 처음 책이 나온기 성경이고 역사나 과학 같은 것도 책을 통해서 더 알 수 있제."
"그라마 누부도 그 맹아학교를 갔어야 될꺼 아이가? 영숙이 영미 누나나 내도 다 학교에 다니는데 ...... "
나는 울화가 치밀었다. 우리를 짓누르고 있는 가난도 그렇지만, 병신이라고 딸을 골방에 가두어버리기만 한 아버지와 엄마, 우리는 학교를 다니며 희희덕거리면서도 그녀를 멸시해왔던 다른 누나들과 나 자신도 너무 미웠다.
"장님이라고 누구나 다 맹아학교를 갈 수 있는거는 아이다. 우리 금촌리에도 장님이 열명도 넘지만 점자를 배운 사람은 하나도 없잖나? 그래도 내는 니나 엄마 아부지, 이레 좋은 식구들하고 같이 사이 그래도 행복하고 고마븐기라."
원래의 고운 마음씨 때문인지, 어쩔 수 없는 현실에서 체념을 배운 것인지 알 수 없지만 누나의 그런 반응에 오히려 나는 우울해졌다. 우리집의 입을 덜어주기 위해서 싫은 시집도 가야하는 것을 내가 막을 수 없듯, 암울한 그녀의 현실도 나로서는 어쩔 수 없는 것이다.
그런데 박금순의 오르가즘 이야기를 듣던중 불쑥 이런 생각이 떠 오른 것이다. 그러나 그때도 나는 나의 부탁이 그녀에게 교환조건처럼 들리지 않을까를 걱정했다.
"그래? 지금 몇살인데 ...... ?"
안보이는 눈을 크게 뜨며 금순이 관심을 나타냈다.
"열여덟살이라예."
"학교는 어디까지 다녔는데 ...... ?"
"문턱에도 못 가 봤심더. 그라이 점자는 전혀 몰라예."
"저런! ...... 얼마나 답답했을까? 그래, 언제든 한번 우리집에 같이 와. 내가 할 수 있는한 가르쳐 줄께."
"참말로예?"
그녀의 말투로 보아 다시 확인할 필요도 없었지만 그 순간 나는 너무 감격했다.
우리가 옷을 챙겨 입고 방문을 나서자 금지도 자기방에서 나왔다. 몇마디 말을 주고 받았지만 특별한 의미는 없었다. 오히려 나는 말없이 눈으로 금지에게 신호를 보내듯 시선을 돌렸지만 그녀는 전혀 반응이 없었다.
그 집을 떠나며 나는 한편으로 흐뭇했고 또 한편으로는 허전했다.
나는 정말 난생 처음으로 영자 누나에게 도움을 줄지도 모른다. 하지만 한 매력적인 빠구리 상대를 잃었다. 그것도 사랑, 희생이 덧 씌운 사랑이라는 명분으로 ,,,,,,
공산상회가 박금지네 가게인 것을 알게된 후 나에게 한가지 새로운 버릇이 생겼다. 등하교 길에 그 앞을 지나면서 꼭 그 집을 한번씩 돌아보게 된 것이다.
오늘도 학교 정문에서 5~6분 거리밖에 안되는 공산상회 앞에서 고개를 돌렸는데 날씨가 추워지며 문을 모두 닫아 안이 보이지는 않았다. 그대로 지나쳐 몇걸음 더 가는데 뒤에서 내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바로 박금지였다.
"어딜 그리 싸게 가노?"
"집에 ...... "
첫 대화는 덤덤했지만 나는 그녀와 마주한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았다. 우선 그녀는 항상 밝은 얼굴로 생글생글 잘 웃는다. 그러면 양볼에 보조개가 깊게 파인다. 체격은 이른바 "7공주파" 중 가장 작아 다른 여인과 마주 했을 때보다는 덜 꿀리는 기분이다. 지금 옷에 가려 있어도 그리 크지 않은 젖통의 젖꼭지는 봉긋 솟아 있을것이고, 그녀의 보지는 깨문다고 할만큼 유난히 잘 조여온다. ...... 그 회상만으로도 자지는 바지 속에서 스멀거렸다.
"그런데 누부야는 오늘 학교 안갔나?"
내가 수업이 끝나고 바로 나온 시각에 그녀가 사복차림으로 이곳에 있다는 것이 이상했다. 고등학생이라 공부도 많이 할테고 읍내의 학교에서 내리까지 오는 시간을 감안하면 지금 나와 마주치기는 어려운 것이다.
"우리반 아 하나가 아파서 조퇴하는데 내가 데려다 준다는 핑계로 같이 일찍 나온기다. 하필이면 같은 동네 사는 친구라 내가 땡 잡은기지."
"비싼 학비 내고 다니면서도 땡땡이 치는기 땡 잡은기가?"
그녀의 너무 신나 하는 표정에 나는 면박조의 농담을 던졌다.
"니가 내같은 경우를 당했으마 학비 생각나서 안 가겠다고 할끼가?"
"하기사 ...... "
그녀의 재치 있는 응수에 나는 뒷머리를 긁으며 멋적게 웃었다.
"참, 언니도 영도, ...... 니 다시 함 보고잡다카드라. 언제 한번 우리집에 갈까?"
"응 ...... ?"
그제서야 나도 박금순을 떠 올렸다. 지금 내 앞의 금지처럼 웃으면 보조개가 파이고, 맹인에 살짝 곰보라지만 그 큰 눈은 여느 여인들보다 훨씬 맑고 투명했으며, 향기가 풍기는 생머리에 가지런한 이빨과 긴 목덜미 ...... 체격은 금지보다 크지만 젖꼭지 모양은 자매라 닮았는지 비슷하게 봉긋했다. 또 그녀의 보지도 금지처럼 유난히 조여 왔다. 더구나 그녀는 나와 처음으로 빠구리를 해본 숫처녀였다.
그런 기억들을 떠 올리며 스멀거리던 자지는 금방 옷속에서 빳빳해 졌다.
"와 그리 떫은 표정이고? 가기 싫나?"
"응 ...... ? ...... 아, 아니 ...... 내는 잠깐 딴 생각 ...... 그래, 가자."
나는 괜히 당황해서 말도 더듬거렸다. 그녀가 내 속내를 아는 것 같지는 않았지만, 바로 그녀 앞에서 언니의 몸매와 감촉을 생각하고 있었다는 것이 좀 미안하고 부끄럽기도 했다.
"그라마 언제 ...... ?"
"아무때나 ...... "
"오늘, 지금도 괘않나?"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그녀는 덥석 내 손을 잡고 걸음을 옮겼다. 마치 내가 도망을 칠지도 모른다는 듯이 ,,,,,
책가방을 든 채 겉으로 보기에는 끌려가듯 함께 걷지만 나 역시 땡을 잡은 기분이었다.
이제 나는 곧 친자매 둘과 번갈아 빠구리를 하게 될 것이다. 그것도 유난히 보지가 꽉꽉 조여 와서 감칠맛이 나는 두여인과 ...... 누구와 먼저 하게 될까? ...... 금순이와 금지는 물론 닮은 점도 많지만 다른 점도 있었다. 언니가 우아하고 세련된 미인이라면 동생은 나보다 나이가 많아도 귀엽고 착 감기는 맛이 있다. 그런 차이가 또 제각각의 매력과 개성을 간직해서 남자의 마음을 더욱 설레게 하는 것이다.
문득 엊그제 병호네 집에서의 일이 떠올랐다. 그날처럼 오늘도 두 자매와 한방에서 할 수 있을까. ,,,,,, 새로운 기대감까지 갖게 되면서 금지네 집에 다달을 때까지 나는 자지가 벌떡거리며 이틀전의 특별한 체험을 되새겼다.
그날도 처음에는 약간 잡혀서 끌려가는 기분이었다.
아직 저녁도 먹기 전이지만 해가 짧아져 밖은 이미 어둑해졌는데 마루에 앉아 있는 나를 병호 엄마가 손짓으로 불러냈다.
"영수 엄마도 와 있다. 지금 우리집에 가자."
내 대답을 듣지도 않고 휭하니 앞장서 가버린다. 처음 병호 엄마에게 이끌려 가 빠구리를 했던 때와 비슷한 상황이다. 그리고 나도 그때처럼 그냥 쫄랑쫄랑 그 뒤를 따라 갔다.
그녀의 말대로 효석 아재 아지매가 아랫목에 자리 잡고 있었고 병호는 안보였다. 무슨 일이 있어 의성인가. 할아버지댁에 갔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부터 일어날 일은 굳이 말을 않더라고 뻔하다.
"너무 오랫만이라 우째 생겼는가 모양도 다 잊어뿟다. 우선 구경부터 하자."
효석 아재 아지매가 눈을 찡긋하고 웃으며 내 바지 앞단추부터 따려는데 나는 몸을 사렸다. 그러나 끝내 그녀는 바지만 내려 자지를 꺼냈는데 너무 서둘러서인지 자지는 죽어 있었다. 그것이 창피해 나는 두손으로 자지를 가렸다.
"괘않다. 우리도 다 벗을끼다."
무엇이 괜찮다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곧 그 방안에서 세사람 모두 알몸이 되었다.
"오늘은 내가 먼저 할끼다."
기득권을 강조하듯 이제는 끝이 휘어지며 벌떡 선 내 자지를 움켜쥐고는 아지매가 선언조로 말했다.
"가시나, 지는 서방도 있는기 밝히기는 우찌 그리 ...... "
병호 엄마가 눈을 흘기며 삐쭉거렸다.
"느그 오빠는 이쨔 대마 가브리 연장이라 카이. 그래도 그리 눈꼴 시러브마 니꺼 해라."
"가시나, 악담 하는 것 좀 보래. 자식하고 그리 된 것도 애물단지 하나 끼어 안은긴데 또 친오빠하고 그 짓 하라고 ...... ?"
"내가 전에도 말했제. 우리집에 세 든 오래비하고 동생이 붙어 먹는거 ...... 그땐 그기 참 부러뎬?"
"니는 오빠가 셋이나 있잖나? 모두 붙어 먹었으마 갸들보다 세배는 더 좋았겠네."
"히, 히, ...... 모두 눈들이 삐어가 앞에 놓인 음식도 못 찾아 묵는기지. 그렇다고 내가 먼저 올라탈라캤다가는 맞아 죽었을끼다."
중고등학교를 함께 다닌 단짝이고 처녀 때부터 같이 빠구리를 했다고 하나 시누이 올케 사이에 거침 없이 하는 말들에 내가 얼굴이 붉어질 지경이었다.
갑자기 대화가 끊긴 것은 아지매가 내 자지를 덥썩 물었기 때문이다.
그녀의 입놀림은 그 전에 한밤중 닭장에 끌려가서도 경험한 바지만 정말 능숙하고도 특별했다. 오줌구멍을 혀로 콕콕 찌르다 대가리를 혀로 훑으며 빙빙 돌려주고, 다시 입술 전체로 자지 기둥을 감싸고는 목구명에까지 깊이 집어 넣는 것이다.
내 몸에도 점점 열기가 퍼져가며 병호 엄마가 옆에 있건만 아랑곳 않고 그녀의 머리를 매만지다 몸을 일으켜 가슴으로 옮겨간 손은 젖꼭지를 부드럽게 비틀었다. 흘낏 병호 엄마 쪽을 보니 얼굴이 붉어진 채 한손은 자기 보지 위에 얹고 있었다.
"하아 --- !"
길게 숨을 내쉰 아지매가 내 몸에 걸터 앉으며 자지를 집어 넣으려 하는데 병호 엄마가 그녀의 움직임을 막았다.
"잠깐! 내도 좀 하자."
병호 엄마는 물끼가 번들거리는 자지를 수건으로 닦고 나서 자기 입을 덮었다. 그리고 입을 위아래로 움직이며 속도가 빨라지자 숨소리도 가빠지기 시작했다.
"아얏!"
나도 모르게 비명을 지르며 몸을 비틀자 그녀는 황급히 입을 떼었다.
"야가 ...... 그리 깨물마 우야노? 이기 단단해 보여도 그저 살덩이라 이빨을 쓰마 잘려 나가기도 한다."
"참말로 그런 일도 있나? ...... 미안타. 안 그럴락 했는데 내도 모르게 그만 ...... "
아지매가 내 자지를 이리저리 살펴보기까지 하자 병호 엄마는 민망한 표정을 감추지 못한다.
"아니, 소문난 후레빠가 사까시는 와 이리 서투노?"
"내사 이런건 오늘 처음이다."
"참말로 ...... ?"
아지매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래. ...... 옛날에 광석 오빠도 해도라 캤지만 징그럽고 드러버 보여서 안했다."
이들 두여인이 만나면 그녀들의 첫남자라는 우리 아버지도 꼭 화제에 등장하는 모양이다.
"신랑은 ...... ?"
"그 사람이사 이 방면은 아주 맹추지. 여자도 모르는데다 밋밋해서 제대로 만져 줄지도 모른다. 그저 푹 꼽고 몇번 꿀렁거리다 찍 싸고는 돌아누버가 코만 골제."
"그랬구나! ...... 니는 시집가서 배만 곯은기 아이고 그것도 제대로 못 받아 뭇구나!"
아지매는 여전히 눈을 동그랗게 뜨고 고개를 끄덕이는데 시누이를 동정하는 것인지, 비꼬는 것인지 나는 분간이 잘 안 갔다.
"그래, 오늘 맛보이 어떻노?"
"니 말대로 살덩이 고긴데 씹지도 몬하이 무슨 맛이 있겠노?"
"그런 말 하는거 보이 니 신랑카 피장파장이네. 무식한 며느리가 동태 찌개 끓여가 대가리는 미운 시어머니 준다 카드라. 어두육미(魚頭肉尾)라 카듯 좆맛도 여자한테는 일품요린데 ...... "
"하기사 그걸 입에 물었는데도 아래가 뻐근하고 온 몸이 달아 오르더라. 그러이 좀 더 깊은 맛도 보고자바 나도 모르게 깨물기까지 했제."
두여인은 낄낄거렸다. 효석아재 아지매의 걸쭉한 말투 때문이기도 하지만 여인들이 솔직하게 하는 말은 나도 듣기에 재미있었다.
"야! 니도 받았으마 쟈한테 좀 해줘라!"
여인들의 수다 때문에 잠시 모든 동작이 멈추어 있던 중 아지매가 나에게 명령조로 말했다.
"뭐를요?"
"임마도 숙자 신랑 닮았나, 내숭 떠는기가? ...... 숙자가 니 좆 빨아줬으니 니도 쟈 보지 좀 핥아 주라 이기다."
그녀의 표현이 재미 있어 나는 픽 웃고 병호 엄마의 보지에 입을 갖다 댔다. 혀로 한번 쭉 훑어 가다가 공알에 입술을 덮어 빨아 당겼다. 이어서 절대로 아프지 않게 이빨로 잘근잘근 건드리다 혀를 동글게 말아 공알을 누르며 돌리자 가랭이를 활짝 벌리고 있던 그녀는 몸을 비틀며 "하이야! 하이야!" 하고 신음소리를 냈다.
"그 맛은 어떻노? 좆맛이 동태머리라마 그 맛은 소꼬리라고 할만큼 역시 일미 아이가?"
"이 맛은, 하이야! ...... 내도 그 전에, 하이야! ...... 마, 마이 봤다."
"그래? 언제 ......? 누구한테 ......?"
병호 엄마가 내 머리를 밀며 일어나 앉았다. 보지 빨리는 맛보다 이야기가 더 좋은가보다.
"아다 깨던 날부터 그랬다. 광석 오빠가 갑자기 덮치는 바람에 씻도 몬했는데 꼽기도 전에 입부터 대는기라. 어찌 놀랐는지 ...... "
"가시나야, 그래 맛을 봤으마 니도 해줘야제. 나는 니가 이 나이 되도록 좆을 안물어 봤다는 말 듣고 참말로 놀랐다."
"어쩌마 그래서 더 싫었을끼다. 씻도 몬했는데 냄새가 얼마나 심했겠노? 얼마나 미안하고 창피했는데 ...... 그래도 빠는 것 보이 그 사람도 더럽고 괴물처럼 보이는기라. 첫경험이 그래노이 그 뒤에 누가 좆을 디밀며 해달라캐도 정말 징그럽고 더러버서 죽어도 몬하겠더라."
이제 나는 무엇을 해야 할까, 머뭇거리고 있는데 또 병호 엄마가 말을 이었다.
"그런데 병호는 세번 째 하는 날부터 이 짓을 하더라. 내사 괜히 창피해가 말도 몬 부쳤는데 누구한테 배웠을까? 혼자 깨우친길까?"
"안 배워도 좆 꼽을 줄 알마 그것도 다 할 줄 알게 된다. 니야말로 오늘 배웠으이 이제 아들한테 잘 해주겠네. 그라고 이건 같이 해야 진짜 맛이 난다. 그기 바로 영어로 하면 "식스 나인" 우리말로는 "고동 묵고 피리 분다." 는거 아이가."
두여인의 이어지던 수다는 내가 자지를 꼽으면서 일단 중단되었다. 그러나 그 뒤로도 번잡스러움은 이어졌다.
먼저 아지매의 배 위에서 한참 방아질을 하다 그녀가 너무 심하게 "으앙! 으앙!" 거리기에 잠시 동작을 멈추었더니 병호 엄마가 나를 떼어 내더니 자기 몸에 자지를 박아 버리는 것이다.
결국 사정을 하지 않은 채 번갈아가며 방아질을 해야 했고, 종반에는 나란히 엉덩이를 높이 들고 엎드린 뒤로 번갈아 박아 주었다.
자지를 빼면 자지 둘레만큼 구멍이 뻥 뚤려 있고 다시 옆의 보지를 박으며 돌아보면 벌써 아물어 있다. 번갈아 박을 때마다 한쪽은 "으앙! 으앙!", 다른쪽은 "하야! 하야!" 하고 서로 다른 소리가 나오는 것도 참 특이한 경험이었다.
사정할 기미가 보이자 나는 자지를 빼 손으로 흔들면서 두여인의 등에다 골고루 뿌려 줬는데 이것으로도 환장을 하는 것이다. 그런데 나는 좀 지친 기분이었다. 역시 한꺼번에 둘을 상대한다는 것은 힘이 더 든다.
하지만 여인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니는 한꺼번에 두 보지 맛을 봤지만 싼 것은 한번 뿐이잖나?"
그러니 한번은 더 해주어야 옳다는 주장이다. 두여인은 번갈아 내 자지를 빨아대고, 불알을 주무르고, 젖꼭지를 비틀었다. 나는 별로 흥이 나지 않아 손끝 하나 움직이지 않고 그냥 누워 있기만 했는데 자지는 내 마음과 따로 움직이는지 결국 발딱 서서 저 혼자 걸떡거렸다.
이 지경이 되면 더 이상 핑계꺼리도 없다. 나는 다시 번갈아가며 자지를 박아 댔고, 처음보다도 빨리 "으앙! 으앙!" 과 "하야! 하야!" 소리가 튀어 나왔다.
두여인 모두 무릎을 세운 채 가랭이를 벌리고 있어 이번에는 그 여인들의 배에다 골고루 싸 주었다. 그런데 나오는 정액량이 첫번 째의 반도 안될 정도로 적어 좀 창피한 기분도 들었다. 다음에도 이런 경우가 있다면 처음은 여인들이 직접 볼 수 있도록 앞에 싸주는 것이 효과적일 것 같다.
옷을 챙겨 입고 나자 내 앞에는 닭백숙이 통째로 나왔다. 나는 목아지와 다리 두개를 다 먹었고, 두여인은 날개 하나씩을 들고 소주잔을 건네며 또 수다가 이어졌다.
힘이 들었다지만 끝나고 보니 생각만 해도 다시 흥분될만큼 참 특별한 경험이었다.
빅금순은 내가 들어가자 반색을 하며 반갑게 맞아 주었다.
"오랫만이네. 그동안 잘 지냈어?"
그녀는 처음 만날 때처럼 나를 가까이 불러 손을 잡아 보고 얼굴도 어루 만졌다. 그런데 내 기분일까, 그녀의 손 끝이 바르르 떨리는 것 같고 얼굴도 좀 붉어지는 것 같았다.
거실에 앉아 차 한잔씩을 마시며 몇마디 대화를 나누다 금순이 불쑥 일어섰다.
"잠깐, ...... 약속이나 연락도 없이 갑자기 와서 ...... 나 좀 씻고 나올께.
욕실에 들어간 그녀는 꽤 시간을 끌었다. 아마 목욕을 하는 모양이다.
"오늘은 어느 누부야캉 먼저 하노?"
나는 빙긋 웃으며 금지에게 말을 건넸다. 일단 선택권을 그녀에게 주는 셈이지만 말이 나오는 것을 보아 "이왕이면 한방에서 셋이 하는 것은 어떻겠느냐?" 고 운을 띠어볼 생각까지 했다.
"물론 언니캉 해야지. 그라고 내는 이제 니하고 안 할끼다."
"그래?"
소리는 내지 않았지만 내 입은 더 벌어져 웃음이 커 졌다.
그녀는 지금 나를 놀리는 것이다. 그것은 전에 내가 그녀를 놀린데 대한 앙갚음이기도 하다.
율곡리 숙자네 집에서 황달자를 위시해 숙자, 영주와 연속으로 빠구리를 하고 금지만 남겨둔 채 나는 "이제 그만 하겠다." 고 시침을 뗀 적이 있었다. 그때 금지는 눈물까지 글성이며 앵하고 또라져 버렸는데 그때의 창피를 내게 되돌려 주려는 것이다.
"내사 여자가 싫다카는데 사정해가며 하고자븐 생각은 없다. 하지만 누부야캉도 금순이 누부야처럼 오랫만에 만난거 아이가?"
나는 가벼운 마음으로 그날 금지가 했던 말을 흉내 내며 능청을 부렸다.
"언니캉 이리 됐으이 이제 나는 몬한다."
늘 생글거리던 웃음은 사라지고 진지하달만큼 굳은 표정으로 그녀는 차갑게 말했다.
"참말이가?"
"응."
긴가 민가 하는 기분으로 묻는데 한마디로 끊으며 외면하는 것을 보고 나는 그제야 그녀의 마음이 굳어 있다는 것을 알았다.
나도 표정이 굳어졌고 울컥 화가 치밀며 기분이 뒤틀려 언성도 높아졌다.
"그기 내 잘못이가?"
정말 그렇게 말할만 했다. 이집에서 언니가 들을 수도 있는데 빠구리를 하자고 한 것도 그녀였고, 그래서 언니가 나하고 빠구리를 하고싶다니까 나한테 "부탁 좀 들어달라." 며 사정을 한 것도 그녀였다. 그리고는 이제 저 혼자 토라진다는 것은 똥 뀐 놈이 성낸다는 격이다.
"언제 니 잘못이라 캤나?"
그녀는 고개를 숙인 채 풀죽은 소리로 말했다.
그녀의 말은 짧고 힘이 없었지만 나는 계속 얻어 맞기만 하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그녀의 말처럼 둘이 같이는 못하겠고 박금순과 박금지중 꼭 하나만 선택해야 한다면 솔직히 내 마음은 금지 쪽으로 기운다. 그녀와 먼저 만난 것도 그렇지만 언니와는 나이 차이도 많고 웬지 어렵고 불편한 점도 있는 것이다.
어떻든 생글생글 웃으며 나를 꼬시고 손을 끌다시피 이 집에 데려와 놓고는 저 혼자 토라져 버린 것에 나는 놀림감이 된 기분까지 들 정도였다.
"누부야는 내가 싫어졌나?"
나도 표정이 굳어지며 반격의 태세를 취했다. 그녀의 대답에 따라 수 틀리면 나도 그냥 발길을 돌릴 수도 있다는 생각까지 했다.
"영도야!"
고개를 들며 나를 부르는 그녀의 말에는 갑자기 정감이 가득 담긴 것 같고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 했다.
"내는 참말로 니를 사랑한다!"
사랑? --- 그녀의 돌변한 어조나 표정뿐 아니라 그 단어에 나는 가슴이 뭉클해 왔다. 사랑이라 ...... 신성일 엄앵란이 나오는 영화나 라디오 연속극에는 그 말이 자주 나온다. 그러나 나는 아직 그 의미를 완전히 알거나 느껴보지 못했다.
또 내가 누구한테 그 말을 써보거나 남에게서 들어본 적도 없었다. 다만 얼마전 우리 학교를 떠나는 이미영 선생을 위해 꽃다발을 만들면서 그녀에게 전할 때는 "새임을 사랑해요." 라고 한마디 던져보려고 작정했던 적은 있었다. 하지만 그때도 나는 길바닥에서 잠이 들고 그녀가 늦게 오는 바람에 꺼내 보지도 못했던 바로 그말을 금지가 지금 나한테 들려주는 것이다.
"하지만 영도야! 나는 우리 언니도 사랑한다."
그렁그렁했던 눈물이 그예 흘러내리자 그녀는 두손으로 눈을 가리며 얼굴을 숙였다.
그 모습을 보며 가슴은 더욱 뭉클해 졌지만 여전히 머리로 받아들이기는 어려웠다.
금지와 나는 영화나 연속극에서처럼, 그렇게 단둘이서 한껏 진지하며 죽고 못사는 사랑을 한 것은 아니었다. 그녀와 처음 빠구리를 한 날은 그녀의 친구 네명과 이른바 "떼씹"을 했고, 이집에서도 동생과 언니가 번갈아 빠구리를 했었다. 영화나 연속극의 연애를 생각한다면 우리는 애초부터 날라리였던 것이다.
"그기사 그렇다 캐도 ...... 누부야가 그래 생각한다 캐도 ...... 그기 뭐가 문제고? 우리가 처음 만난 것도 .... "
생각은 빨리 떠오르면서도 그것을 말로 바꾸어 상대를 설득한다는 것은 당시의 나에게 벅찬 일이었다.
"영도야! 사랑은 더러 희생도 필요한기다."
나도 모르게 얼굴이 찌푸려 졌다. 내 생각을 제대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이나, 그녀의 말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는 것이 모두 답답하기만 했다.
"니도 언니도 내가 진정 사랑하고 있는데 그 사이에 내가 그대로 끼어 있으마 언젠가는, 또 누군가는 그 사랑이 미움으로 바뀔 수도 있는기라. 그런데 내가 희생하마 그런 문제는 더 이상 안 생긴다. 오히려 지금의 감정이 영원히 좋은 추억으로 남을 수 있는기라."
희생이라는 말은 어디에선가 들은 적이 있는 것 같다. 정확히는 몰라도 남을 위해서 스스로 자신이 손해를 보는 것 같은 뜻일 것이다.
나는 그저 멍하니 있기만 했다. 그녀의 말에 전혀 공감이 가지는 않았지만, 반박을 할 말 역시 전혀 생각이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욕실의 문이 삐걱거리자 금지는 황급히 자기방으로 뛰어 들어갔다. 그리고 이어서 가운만 걸친 금순이가 아직 물끼가 보이는 긴머리를 타올로 닦으면서 나왔다.
"미안해, 영도씨. 손님을 놔두고 내가 너무 오래 걸렸지?"
내가 미처 대답을 하기 전에 쾌활한 소리가 들려왔다.
"괘않다, 언니야. 때빼고 광내이 진짜 예쁘다. 빨리 언니 방으로 드가그라."
금지는 생글생글 웃고 있었지만 눈의 붉은기는 아직 남아 있었다.
"영도씨, 보고 싶었어!"
방에 들어서자 나를 끼어 안으며 금순이가 속삭일 때 나는 그 말을 티잡아 웃음이 나오려 했다. 그러나 곧 생각을 바꾸며 오히려 유치한 나를 속으로 꾸짖었다. 영자 누나의 말처럼 맹인에게도 마음의 눈이 있는 것이다.
그녀의 머릿결, 목덜미, 가슴 쪽에서 제각기 조금은 다른듯 하면서도 모두 마음을 끌고 설레게 하는 은은한 향기가 났다.
가운을 걷어 내자 바로 알몸이 드러났다. 서 있는 그녀의 자태는 사진이나 그림책에서 본 조각상처럼 근엄하게 보이기까지 해 나는 현혹되기에 앞서 기가 꺾이는 기분이 들 정도였다. 그러나 젖통에 손을 대자 뭉클하면서도 심장의 박동마저 느껴져 나도 피가 끓어 올랐다.
내 옷은 급히 벗었지만 나란히 눕게 되자 우리는 키스부터 하면서 여유롭게 서로의 몸을 어루만졌다.
"아무래도 믿기지 않아."
그녀는 내 자지를 어루만지며 소리를 죽여 킥킥거렸다.
"뭐가요?"
"이렇게 우람한게 그 속에 들어갔다는 것이 ...... 내 손가락 하나도 꽉 끼면서 아픈데말야."
하지만 오늘도 그 우람한 것은 그 속으로 다시 들어가야 했다. 내가 그녀의 몸 위로 겹치며 자세를 취했을 때 그녀는 "아, 잠깐 ...... "이라며 나를 제지했다.
그녀는 머리맡의 조그만 상자를 열고 네모난 은박지를 꺼내더니 포장을 찢어 내용물을 꺼냈다.
"이거 콘돔이라는건데 ...... 미안하지만 오늘은 이걸 좀 사용해야겠어."
그녀는 미끌거리는 고무조각을 이리저리 더듬으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샤용법을 배웠는데 어느 쪽이 바깥인가? ...... "
"내가 할줄 알아예."
"아, 그래? ...... 잘 됐군. 언제 사용해 봤니?"
"그저 ...... 얼마 전에 ...... "
나는 말을 얼버무리며 고무조각을 받아 우뚝 서있는 자지에 씌웠다. 바로 며칠전 황달자에게 그 용도와 사용법을 배운 것은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안그랬더라면 나도 그녀처럼 더듬거리며 제대로 쓰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이렇게 되는 거로군. 그런데 이렇게 얇고 부드러운게 역할을 제대로 할까?"
그녀는 자지를 덮은 콘돔 끝의 정액받이부터 전체를 매만지며 고개를 갸우뚱했다. 그녀처럼 나도 콘돔에 대해 궁금증이 생겼다.
"그런데 이건 어디서 난기라에?"
"글쎄 ...... ? 문방구나 도매상 ..... ? 아니, 약국 ...... ? ...... 그래, 맞다! 약국에서 판댔어."
"이건 누부야가 산기 아이라예?"
"물론. ...... 맹아학교에 근무할 때 아주 친한 친구가 이걸 몇개 줬어. 불가피한 경우가 닥쳤을 때 이걸 꼭 쓰라고 ...... 맹인은, 특히 결혼도 안한 처지에 임신을 하면 혼자 어떻게 처리할 수가 없잖아. 그런데도 맹인이면서 그런 곤란한 처지를 당한 여인들을 주위에서 종종 봐 왔지."
그녀는 별 스스럼 없이 말했다. 나는 문득 우리가 이미 빠구리를 했고 이렇게 알몸으로 누워있는 사이가 아니었더라도 그녀가 이런 말을 들려주었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다.
"그런데 처음에는 이거 없이 했잖아예?"
"그때는 괜찮았거든. 그런데 오늘은 좀 위험한 날이야."
"와 괜찮고, 와 위험한지 ...... ?"
정말 나는 이해하기 힘든 말이었다.
"아, 그건 여자의 독특한 생리적 구조 때문이야. 임신이란 남자의 정자와 여자의 난자가 결합되어 새 생명을 탄생시키는 것인데 남자는 정액이 생산되면 언제나 임신을 시킬 수 있는 정자가 활동을 하고 있지만 여자는 한달, 정확히는 보통 28일에 한번씩만 임신을 할 수 있는 난자를 생산해서 배출하거든. 그때를 배란기라고 하는데 그 배란기를 전후한 일주일쯤은 임신가능성이 높은 날이고 그 외에는 정액이 들어와도 임신이 안되는거야."
여자의 신체구조나 특성, 생리나 임신등에 대한 기초지식은 그전에 이미영 선생한테도 들은 적이 있었다. 그런데 그녀는 나와 빠구리를 하면서도 피임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해주지 않아 나는 이렇게 이삭줍기처럼 하나씩 얻어 듣는 셈이다.
우리는 이제 말을 끊고 본격적인 행동에 돌입했다. 그녀의 보지는 이미 물끼가 넘칠만큼 젖어 있었다.
그녀는 무릎을 세우며 다리를 적당히 벌려 주었고 몸을 떨지도 않았다. 내 자지는 막힘이 없이 그냥 쑥 들어갔다.
"아하!"
그녀는 신음하며 엉덩이를 들어 자지를 영접해 주는 것 같았다. 그리고는 보지 속 전체가 오물거리며 자지를 깨물어 왔다. 나도 속으로 신음을 내며 그 감촉을 잠시 즐기다 자지를 박아대기 시작했다.
"아! 아! 아아! ...... "
그녀의 신음은 의외로 빨리 터져 나왔다. 그런데 내 등을 감싸고 있던 팔을 풀어 엉덩이를 누르며 다급하게 말했다.
"아아. 영도씨. 좀 살살 해줄래? 너무 아파!"
그녀의 신음은 좋아서가 아니라 통증 때문이었던 모양이다.
"지금도 많이 아파예?"
"응."
내가 동작을 중단하고 물었을 때 그녀는 웃어보이려 했지만 표정이 일그러져 있었다. 나는 좀 이해하기 어려웠다. 내 자지는 여인들로부터 "크다" 거나, "딱딱하다", "꽉 찬다." 는 말들을 많이 들었다. 그러나 빠구리를 하면서 아프다는 여인은 문경미와 박금순, 딱 두여인 뿐이었다.
물론 나는 그 이유를 안다. 그녀들은 숫처녀라서 내 자지가 들어가며 처녀막이 찢어졌고 그래서 피까지 나면서 아팠던 것이다. 그러나 일단 그 과정을 넘긴 여인들은 모두가 나의 방아질에 신음과 비명을 질러가며 좋아하지 않았던가. 그런데 금순이는 지금도 아프다고 한다. 그 보지는 내 자지를 꼭꼭 깨물어 대면서도 ......
방아질을 안하는 중에도 보지 속살은 여전히 자지를 주물러 댄다. 그 힘이 거의 줄어들었을 때 나는 다시 엉덩이를 움직였다. 그러자 보지 속살도 다시 움직임의 강도가 더 해졌다.
그 감촉 때문에 나도 모르게 동작이 빨라졌고 그녀는 다시 통증을 호소해왔다.
"아하! 너무 아파!"
숨을 내쉬며 얼굴을 찡그리는 그녀에게 미안해서 나는 다시 동작을 멈추었다.
"아픈기 우찌 아픈데예?"
"글쎄 ...... ? 상처가 나서 딱쟁이가 앉은 것이 벗겨진데에 다시 마찰 같은 자극을 주어 아픈 것 같다고 할까? 하여튼 동작이 빨라지면 참기 힘들만큼 아파."
"금지 누부야는 안 그라던데 ...... ?"
말을 꺼내고 나서 나는 또 내가 방정맞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나 그녀는 나를 탓하지 않고 미소지으며 내 엉덩이를 쓰다듬었다.
"그래. 나도 좀 경험이 쌓이면. ...... 그곳이 길들면 나아질거라고 생각해. 자, 그럼 다시 길을 들여볼까?"
"누부야가 한번 해볼랍니까?"
나는 몸을 비틀어 옆으로 누우며 그녀를 끌어 올렸다. 그 틈에 자지는 빠져 버렸지만 그녀는 이제 완전히 내 위에 몸을 포개 정반대의 자세가 되었다.
"어머나! 이렇게도 할 수 있는거야?"
"살만 섞여 있으마 어느 자세라도 괘않지예."
말을 하면서 나는 빙긋 웃음이 나왔다. 내 나이보다 두배 이상이나 많고, 비록 맹인이지만 배운 것도 많은 그녀가 빠구리에 대해서는 백치나 다름 없다. 그녀의 젖통은 더욱 부푼 것처럼 탄력을 더 해 내 가슴을 누르고 있어 기분이 좋았다. 그러나 갈 곳을 잃은 채의 빳빳한 자지는 짓눌림에 아프기까지 했다.
"좀 들어 주이소. 이기 제 집에 드가야지."
그녀가 엉덩이를 들고 이리저리 맞추어 보려고 하지만 제대로 조준이 안되는 모양이다. 결국 그녀는 손가락으로 자지를 잡아 입구에 정확히 맞추었다. 그런데 완전히 받아들이기 전에 살짝 비틀며 한마디 했다.
"얘가 버릇이 없어. 그렇게 헤매지 말고 빨리 네 집에 들어가!"
그녀는 우아하고 세련되었을 뿐 아니라 유머기질도 갖고 있었다.
"이렇게 ...... 누부야도 내처럼 움직여 주이소."
그녀의 엉치뼈를 살짝 들었다 놓았다 하는 시늉을 해보이자 그녀는 천천히 엉덩이를 들었다 내렸다를 반복했다.
"아아! 이상해."
"뭐가요?"
"내가 움직여서, ...... 내가 섹스를 주도한다는게 ...... "
"좀 더 빨리 해도 좋은데 ...... "
그녀는 내 주문에 따라 속도를 높였다. 그러나 채 몇번도 움직이지 못하고 자지가 빠져 버렸다. 그녀는 이제 별로 더듬지 않고 자지를 잡아 구멍에 넣고는 무릎을 더 벌리고는 엉덩이만을 움직였다. 동작이 좀 안정되었고 그녀는 속도에 비례하듯 숨소리가 가빠졌다. 그러나 속도를 한단계 더 높이려 하자 또 빠져 버렸다.
"이건 내 잘못이지? 내가 얘를 자꾸 내쫓네."
다시 재빨리 보지에 집어넣고 움직였으나 겨우 10여차례나 꿀렁거렸을까, 또 빠져 버렸다. 나도 서울띠기와 첫 빠구리를 할 때 경험한 것이지만 사실 방아질도 어느 정도 숙달과 기술이 필요한 것이다.
"아이 참, 왜 자꾸 이러지? 나는 안되겠어. 영도씨가 좀 해 줘."
그녀는 얼굴마저 붉히며 내 위에서 내려오려 했다. 이 방에 함께 들어와서 선 채로 알몸이 되고 스스럼 없이 이야기도 털어 놓던 그녀가 처음으로 부끄럼을 타는 것 같았다.
"잠깐, 한번 더 끼워 주이소."
그렇게 살을 섞은 채로 나는 몸을 일으켜 마주 보며 앉은 자세가 되었다. 그리고는 바로 입 앞에 멈추어 있는 젖꼭지를 번갈아 빨았다. 방아질이 없어도 보지의 깨무는 강도가 세어졌다.
"아! ...... 더 깊이 들어간 것 같아."
그녀의 엉덩이를 한번 들었다 내리는 시늉을 하자 그녀는 스스로 움직였다. 이제 자지가 빠지는 일은 없었다. 기술적 문제가 해결되자 그녀도 이제 맛에 취하는지 속도가 점점 빨라 졌다. 긴 머리가 너플거리고 젖통이 덜렁거김도 커졌다.
"흐윽!"
내 어깨에 얼굴을 묻으며 동작을 멈추었으나 그녀는 어깨를 들먹거리며 가쁜 숨을 쉬었다. 우리는 한동안 서로의 팔에 힘을 주어 꼭 끌어 안고만 있었다. 내가 팔을 떼어 그녀의 젖통을 주무르며 젖꼭지를 빨아 대자 잠시후 그녀는 내 얼굴을 들어 진한 키스를 퍼부어 주었다.
그렇게 엉킨 채로 나는 그녀를 눕혔다. 자연스럽게 그녀는 두다리를 높이 든 자세가 되었다. 그녀의 말대로 한다면 이제 내가 섹스를 주도할 차례다. 이미 서로의 열기가 한껏 고조된 터라 속도가 점점 빨라 졌다.
"아! 아아! ...... 흐윽! 아아! ...... "
그녀는 끝내 비명을 질러댔다. 그 소리의 원인이 환희인지 고통인지 모르면서 나는 사정했다.
모두의 가쁜 숨이 진정되고 그녀 보지의 옴찔거림도 멎었을 때 나는 콘돔이 빠지지 않도록 한손을 대고 자지를 뺐다. 그녀도 물이 많은 모양이다. 정액은 한방울도 밖으로 나오지 않았건만 요에는 오줌을 지린 것 같은 자국이 나 있었다. 내가 타올로 보지 속과 그 주변을 닦아 주자 그녀는 "아이 참!" 이라며 두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몸을 비틀었다.
"좋았어예?"
그녀 옆에 몸을 누이며 머리카락에서 귀, 목덜미까지를 부드럽게 쓸어오며 나는 조용히 물었다.
"아직도 속이 얼얼해."
"어디가예?"
그녀는 아무 대답이 없다. 나는 그녀의 옆구리를 살짝 간지르며 좀 더 큰소리를 냈다.
"응, 어디가예?"
"아이 참!"
그녀는 얼굴을 붉히며 잠시 머뭇거리다 내 자지를 움켜 쥐었다.
"이게 찔러 댄 데가 ...... 어머나! 그런데 콘돔은 어디 갔어?"
"내가 뺐어예."
"어디 좀 줘 봐."
바람 빠진 풍선 같지만 정액의 무게로 길게 늘어진 콘돔을 집어주자 그녀는 손으로 꼼꼼히 만져 보았다. 맹인이라 사물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항상 손끝으로 확인해야 하나보다.
"이렇게 되는 거로구나. 아직도 따뜻하네. 그래, 겨우 요만큼에 수천만마리의 씨앗이 들어있단 말이지."
"수천만이예? 정액에 그래 씨가 많다꼬요?"
"책에는 그렇게 나와 있어. 하지만 여성의 난자는 한개 뿐이니 임신이 된다해도 그중 가장 힘세고 빠른 하나만 성공하는거지."
"난자는 어디 있는데예?"
나는 핑계낌에 털이 수북한 그녀의 보지를 손으로 덮으며 한손가락으로 입구를 간질였다.
"그건 누구도 볼 수 없지. 몸 속 깊은 곳 나팔관이라는데 감춰져 있대."
"그런데 여기가 아프기만 했어예?"
손가락을 조금 깊이 넣어보니 벌써 물끼가 느껴지는 곳을 쿡쿡 찔러 보며 다시 물었다.
"꼭 그런 것은 아니지. 몸도 마음도 울렁거리고 열기가 끓어 오르는데 ...... 처음보다는 훨씬 고통도 적은 셈이야. 그렇지만 ...... "
그녀는 잠시 머뭇거리다 말을 이었다.
"여자는 오르가즘이라는게 있다던데 ...... 그런데 이건 아닌 것 같아. ...... 이왕 이렇게 된 거, 오르가즘이라는 것도 꼭 한번 알고 싶어. 영도씨, 네가 그걸 좀 알게 해 줄래?"
나는 바로 대답을 못했다.
지난번 율곡리 숙자네 집에서 빠구리를 할 때도 여자애들은 오르가즘에 대해 이야기들을 했었다. 그리고 달자는 그날 나 때문에 "처음으로 진짜 여자가 되었다." 며 눈물까지 흘렸다. 그런걸 보면 내가 짐작하기에 여자가 빠구리 하면서 최고로 기분이 좋은 것을 말하는가보다.
그런데 되돌아 보면 처음의 서울띠기를 비롯해 꼽추 할매나 이미영 선생이나 청송띠기며 60이 넘은 송윤초까지, 대부분이 비명을 지르고 울부짖기까지 하며 한껏 좋아했던 것이 틀림 없다.
하지만 또 그날 영주는 "빠구리를 하면서 한번도 기분 좋았던 적이 없었다." 고 했고, 국민학교 6학년 때부터 빠구리를 해왔다는 달자가 나와 하면서 처음 그런 기분을 느꼈다는 말을 하는 것을 보면 참, 여자라는 동물도, 오르가즘이라는 요물도 복잡하고 어려운 것이다.
어떻든 방금 빠구리를 마친 여인이 진지한 표정으로 말을 하는 것을 모른체 할 수는 없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가 제대로 전달이 안된 것 같아 "예." 라고 똑똑히 말했다.
"고마워! 그럼 언제 또 ...... ?"
"언제라도 ...... 그런데 나도 누부야한테 부탁이 하나 있심더. ...... 우리 큰 누나도 맹인인데 점자 좀 가르쳐 주이소."
바로 어제 저녁이었다. 책을 읽고 있는데 영자 누나가 먼저 말을 걸어 왔다.
"또 소설책 보나? ...... 아, 이건 새 책이네! 제목이 뭐고?"
내가 읽던 책을 손으로 만져 보고 새 책이라는 것을 안다. <암굴왕>, 정확히는 <몬테 크리스토 백작>을 읽고 새로 잡은 책은 이제 3분의 1 정도 읽었는데 책갈피의 분량으로 누나는 판단한 모양이다.
"마크 트웨인의 <톰 소여의 모험>이라는 기다."
누나에게 한번 당한 후 이제 나는 제목 다음으로 꼭 저자도 알고 책장을 넘기기로 했다.
"그래? 그거 참 재미 있을끼다. 그런데 <허클베리 핀의 모험>도 있나?"
"허클베리 ...... ? 응, 갸도 여기 나온다. 톰 소여의 제일 친한 친구다."
"아니, 그기 아이라 <허클베리 핀의 모험>이라고 따로 소설책으로 된 것도 니가 갖고 있나 말이다. 맨 마크 트웨인이 쓴 긴데 <톰 소여의 모험> 만큼 재미있고 이어서 읽으마 더 좋을끼다."
나는 아직 제목들을 기억 못하는, 이미영 선생에게서 받은 책들을 다시 훑어 봤다. 신기하게도 <허클베리 핀의 모험>이라는 책이 있었다.
더욱 신기한 것은 바로 영자 누나였다. 세상과 담을 쌓고 오직 라디오 하나에만 연결되어 있는 누나의 지식창고는 어떤 모양일까. 조금씩 드러날 때마나 누나에 대한 놀라움과 신비감은 더해갔다.
누나의 품에 안겨 참을 청하다 나는 문득 박금순이 떠 올랐다.
천정에 닿을 정도로 그녀의 방을 가득 메운 책들, 내가 겨우 교과서가 아닌 몇권의 책을 읽으면서 새롭고 놀라운 세계를 경험한 것을 생각하면, 비록 눈이 멀었다지만 그녀의 세계는 얼마나 넓고 다양할 것인가. 세련된 그녀의 용모나 말투도 그 책들이 양식이 되었을 것이다라는 생각도 들었다.
"누부야. 점자라 카는거 아나?"
"하모. 나같은 장님들이 쓰고 읽는 글자지."
"누부야도 쓰고 읽을 줄 아나?"
"우찌 알겠노? 점자도 느그들이 학교에서 한글을 배우듯이 배우면서 익혀야제. 맹아학교라고 장님들만 모인데서 따로 가르치는데 내사 학교를 못다녔으이 모를 수밖에 ...... "
"그런 학교가 있는 것도 알면서 누부야는 와 안 갔노?"
"사실은 여덟살 때 어무이하고 대구에 있는 맹아학교를 가본 적이 있다. 하지만 우리집 형편으로는 도저히 안되는기라. 그래서 포기했제."
나로서는 처음 듣는 이야기였다.
그때 누나와 엄마가 찾아 간 대구의 맹아?교는 기독교 단체가 운영하는 곳으로 학비와 식비가 다 무료였다고 한다. 지방 학생을 위한 기숙사도 있는데 역시 무료였다. 다만 부식비와 교복값, 그리고 학용품은 학생측에서 부담해야 했는데 그 비용만도 정상아를 중학교에 보내는 것보다 더 들어 끝내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모든 것이 가난 탓이다. 마마라는 액운으로 빛을 잃었더라도 누나의 타고난 총명과 슬기는 교육이라는 기회를 얻었더라면 지금 그녀의 세계는 훨씬 달라졌을 것이 틀림 없다.
"누부야도 점자를 배웠으마 좋았을낀데 ...... 소설책도 많이 읽고 ...... "
"하모. 글을 안다 카는건 온갖 물건이 잔뜩 있는 점포 앞에 내가 돈다발을 들고 서 있는기나 마찬가진기라. 꼴리는대로 나는 아무거나 살 수 있제. 소설뿐 아이라 우리나라에 점자로 처음 책이 나온기 성경이고 역사나 과학 같은 것도 책을 통해서 더 알 수 있제."
"그라마 누부도 그 맹아학교를 갔어야 될꺼 아이가? 영숙이 영미 누나나 내도 다 학교에 다니는데 ...... "
나는 울화가 치밀었다. 우리를 짓누르고 있는 가난도 그렇지만, 병신이라고 딸을 골방에 가두어버리기만 한 아버지와 엄마, 우리는 학교를 다니며 희희덕거리면서도 그녀를 멸시해왔던 다른 누나들과 나 자신도 너무 미웠다.
"장님이라고 누구나 다 맹아학교를 갈 수 있는거는 아이다. 우리 금촌리에도 장님이 열명도 넘지만 점자를 배운 사람은 하나도 없잖나? 그래도 내는 니나 엄마 아부지, 이레 좋은 식구들하고 같이 사이 그래도 행복하고 고마븐기라."
원래의 고운 마음씨 때문인지, 어쩔 수 없는 현실에서 체념을 배운 것인지 알 수 없지만 누나의 그런 반응에 오히려 나는 우울해졌다. 우리집의 입을 덜어주기 위해서 싫은 시집도 가야하는 것을 내가 막을 수 없듯, 암울한 그녀의 현실도 나로서는 어쩔 수 없는 것이다.
그런데 박금순의 오르가즘 이야기를 듣던중 불쑥 이런 생각이 떠 오른 것이다. 그러나 그때도 나는 나의 부탁이 그녀에게 교환조건처럼 들리지 않을까를 걱정했다.
"그래? 지금 몇살인데 ...... ?"
안보이는 눈을 크게 뜨며 금순이 관심을 나타냈다.
"열여덟살이라예."
"학교는 어디까지 다녔는데 ...... ?"
"문턱에도 못 가 봤심더. 그라이 점자는 전혀 몰라예."
"저런! ...... 얼마나 답답했을까? 그래, 언제든 한번 우리집에 같이 와. 내가 할 수 있는한 가르쳐 줄께."
"참말로예?"
그녀의 말투로 보아 다시 확인할 필요도 없었지만 그 순간 나는 너무 감격했다.
우리가 옷을 챙겨 입고 방문을 나서자 금지도 자기방에서 나왔다. 몇마디 말을 주고 받았지만 특별한 의미는 없었다. 오히려 나는 말없이 눈으로 금지에게 신호를 보내듯 시선을 돌렸지만 그녀는 전혀 반응이 없었다.
그 집을 떠나며 나는 한편으로 흐뭇했고 또 한편으로는 허전했다.
나는 정말 난생 처음으로 영자 누나에게 도움을 줄지도 모른다. 하지만 한 매력적인 빠구리 상대를 잃었다. 그것도 사랑, 희생이 덧 씌운 사랑이라는 명분으로 ,,,,,,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5-01-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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