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란한 동거 ▒▒
그쯤에서 이야기는 끝이 났고 누나와 나는 식탁 위를 정리하고 각자의 방으로 돌아갔다. 거의 새벽 한시가 다 되어갈 무렵이었다.
불을 끄고 침대에 누웠다. 그렇지 않아도 더운 밤, 알코올 기운 때문에 몸에서 열이 났다. 누운 채로 티셔츠를 벗어 던지고, 트레이닝 바지와 팬티까지 동시에 벗어 침대 밖으로 밀어버렸다. 그 참에 이불도 침대 밖으로 차버렸다. 내 살끼리 부딪히는 것도 싫어 사지를 대(大)자로 벌렸다.
한참 동안 눈을 감고 있었지만 잠을 이룰 수 없었다. 오히려 홍조가 되어 내 이야기를 듣던 누나의 얼굴이 눈 앞에 선명하게 떠올랐다. 묘한 기분이 들었다. 대상이 수진이 누나이긴 했지만 생전 처음으로 이성 앞에서 내 경험담을 적나라하게 이야기 한 것이다. 친구들끼리 자랑 삼아, 재미 삼아 허풍 떨던 것과는 전혀 다른 기분이었다.
‘누나는 어떤 기분일까? 내 이야기가 자극적이었을까?’
솔직히 그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이야기로 인해 누나의 욕정이 활활 타올라 나를 유혹하기를 바랬다. 하지만 나를 유혹하는 누나의 이미지가 제대로 그려지지 못했다. 누나의 생각을, 누나의 느낌을, 누나의 입장을 알지 못했기에 그에 대한 궁금증에만 관심이 쏠려가는 것이었다. 내 뜨거운 몸과 내 뜨거운 본능을 식히려는 듯 창문을 통해 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했다.
다음날 아침, 지끈거리는 머리를 감싸며 잠에서 깼다. 문 밖에선 도마 위에서 칼질하는 소리가 들렸다.
‘아~ 미치겠네!’
머리가 아파서 그런 것이 아니었다. 누나를 마주칠 생각을 하니 창피함을 넘어 쪽팔리기까지 한 것이었다. 도대체 어제 느꼈던 그 은근하고 묘한 기분은 어디로 사라진 것인지, 내 스스로 나의 치부를 드러냈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그렇게까지 적나라하게 이야기만 하지 않았어도 이런 후회는 없었을 텐데.
“재진아!”
밖에서 문을 두드리며 나를 깨우는 누나의 목소리,
“네.”
“일어났어?”
“네. 금방 나갈게요.”
“어서 나와서 밥 먹자.”
식탁에 앉아서 누나의 눈치를 살폈다. 다행이 어제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누나의 행동과 표정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조깅하고 왔어요?”
“응.”
“저 깨우시지.”
“술 많이 마셨잖아. 그래서 하루만 봐준 거야. 대신 내일부턴 예외 없어. 알지?”
“알았어요.”
살다 보면 술을 마셨건 아니건 간에 주위 사람의 호응에 따라 오버를 할 때가 있다. 당사자야 그 자리를 즐겁게 하기 위해서 없는 말까지 만들어 그런다고 하지만 돌아서고 나면 그게 결국 보이지 않는 화살이 되어 돌아오기도 한다. 뒤늦게 자신의 이야기에 맞장구 치며 웃고 호응했던 이들이 자신의 뒤에서 자신에 대해 쑥떡거리며 폄하하는 것을 알게 되어 배신감과 깊은 상처를 받기도 하지만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일 일뿐이다. 그제서야 세상 무섭다는, 사람 무섭다는, 사람 마음이 다 같지 않다는 말을 떠올리지만 무슨 소용 있겠는가! 술김에 실수 할 수 있다고, 이해한다고도 말하지만 진정 그럴까? 다시 안볼 사람이면 모르겠다. 하지만 누나는 나에게 그런 사람이 아니었다.
“누나 먼저 간다. 문 단속 잘하고 나가.”
“네. 운전 조심하고요.”
“그래, 저녁에 보자.”
학기말 고사가 코 앞이었지만 별로 긴장되지 않았다. 어차피 학점엔 욕심 없었고 졸업만 할 수 있을 정도면 충분했다. 누나랑 살게 된 뒤로는 나름대로 학업에 소홀하지 않았던 것도 여유로울 수 있는 한 이유였다. 어제와 똑 같은 하루, 어제와 똑 같이 무난하게 흘렀다.
밤 10시가 다 되어가는데도 누나는 돌아오지 않았다. 누나와 함께 살면서 이런 적은 없었는데 혹시나 사고라도 당한 게 아닐까 싶어 은근히 걱정됐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전화를 하기도 망설여졌다. 사회인이니만큼 일 때문에 늦을 수도 있는 것이고 회식이든 뭐든 다른 약속으로 그럴 수도 있는 것이니까. 게다가 내가 상관할 주제가 되는가? 괜히 오버한다는 느낌만 줄 것 같았다.
30분이 더 지나고서야 문고리 돌아가는 소리가 들렸다.
“좀 늦었네요.”
“응, 연구소 직원 생일파티 한다고.”
“근데, 뭘 그렇게 사왔어요?”
“오다가 야채 싸게 팔길래. 근데, 누나가 저녁 못 챙겨줘서 어떡하니?”
“누나, 저 애 아니에요.”
“뭐 먹었는데.”
“라면에 밥 말아 먹었어요.”
“애 아니라더니……”
“귀찮아서가 아니라 간만에 라면생각 나서 먹은 거에요.”
결혼을 해서도 이렇게 남편을 챙겨줄까? 분명 누나는 그렇게 할 것이다. 지금의 약혼자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모르지만 누나는 자신의 영혼을 팔아서라도 사랑하는 이를 보필할 것 같았다. 내 인생에도 그와 같은 인연이 허락될는지? 그렇게까지 생각했던 걸 보면 난 이미 누나의 그런 모습에 매료되어있었던 지도 몰랐다.
“재진이 자니?”
불을 끄고 막 자려던 참에 누나가 문을 두드렸다.
“아뇨. 무슨 일 있어요?”
“누나가 와인 좋은 거 사왔는데…… 피곤하면 그냥 자고!”
“잠깐만요. 옷 입고 나갈게요.”
“너 또 홀딱 벗었구나!”
정말 누나 말처럼 나는 홀딱 벗고 있었다. 그래서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이야기를 주고 받을 수 밖에 없었다.
“알아도 좀 모른 체 해주시지.”
주섬주섬 옷을 챙겨 입고 거실로 나갔다. 샤워를 마친 후인지 수진이 누나는 젖은 머리를 수건으로 틀어 올리고선 <톰과 제리>에 나오는 그 구멍이 송송 뚫린 치즈를 썰고 있었다.
“곧 학기말 시험이겠네?”
“네.”
“과 수석 해야지?”
“과 수석은 무슨요. 졸업도 근근이 할 판인데.”
“너 1, 2학년 땐 과 수석 놓친 적 없다며?”
“누가 그래요?”
“누구겠어. 태호지.”
“그 땐 군에 가기 전이었잖아요. 이젠 머리가 완전 굳어버렸나 봐요. 방금 본 것도 기억을 못하는데……”
“하하, 젊은 애가 벌써 그러면 어떻게.”
“제 말이요. 근데 이건 왠 와인이에요?”
“그냥 샀지 뭐.”
시시하고 평범한 이야기가 오가는 사이 와인 병의 2/3가 줄었다. 은은한 취기에 구름에 붕 뜬 기분이 되었다.
“와인을 마시면 참 기분 좋게 취하는 것 같아.”
“무슨 말인지 알 것 같아요. 향이나 맛이나 뭐 그런 건 아직 잘 모르겠지만.”
“재진아!”
“네, 말씀하세요.”
“어제……”
“어제 뭐요?”
“네가 어제 그랬잖아. 너도 그런 경험 있다고.”
“무슨 경험요?”
“아니, 왜… 지은이 달래주려고 네 경험담 이야기 했었다며.”
형수님과의 추억, 물론 상대가 누구인지조차 누나는 알지 못했지만 누나가 궁금해 했던 이야기는 바로 그것이었다. 하지만 난 가십거리로 그 이야기를 들먹이기 싫었다. 지은이에게 이야기 했을 때도 몇 번을 주저했었는지 모른다. 만약 지은이나 눈물을 보이지 않았더라면 끝내 이야기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이 순간엔 왜 망설임조차 없었던 것일까? 아니, 누나가 그 이야기를 물어오자 심장이 떨리는 설렘까지 느껴졌다.
“제가 작년에 복학하면서 태호 집에 들어가기 전까지 7개월 정도를 자취생활 했었어요.”
“혼자서?”
“그러긴 한데 따로 집 얻어서 산 건 아니고요. 학교 선배 사촌형님 집이었어요, 원랜 그 선배가 들어가려다가 서울에 취직이 되는 바람에 제가 대타로 들어간 거죠.”
“그럼 사촌 형네 가족이랑 같이 산 거야?”
“네, 근데 가족이라 봐야 사촌형님이랑 와이프, 이렇게 둘 밖에 없었어요.”
“그럼 혹시 사촌 형 와이프랑?”
“맞아요. 형수님이랑.”
“형수님이란 분 이뻤어?”
“나이는 서른 둘이셨고요. 외모는 수수했어요.”
“형수님이 널 유혹한 거니?”
“아뇨, 그런 스토리가 아니고 좀 민망한 일이 있었어요. 그게 발단이었죠.”
“민망한 일?”
“그 집에 산지 보름 정도 지나서였나? 다른 복학생들처럼 수업은 계속 못 알아 먹겠고 오전부터 비까지 억수같이 내리니까 더 이상 학교에 있기가 싫더라고요. 그래서 첫 수업 끝나자 마자 학교를 빠져 나왔어요. 우산도 없이 그 빗속을 걸었으니 금새 속옷까지 버리데요. 집에 도착했을 때는 오한이 들길래 뜨거운 물로 샤워하고 잠이나 자자 했죠. 샤워 끝내고 젖은 옷들을 세탁기에 넣을라고 베란다로 나갔어요. 그 때 건조대에 널려있는 형수님 속옷이 눈에 딱 들어오더라고요. 안 그래도 군에서 제대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고, 한창 나이었는데 망사로 된 빨간색 팬티를 보니까 정신이 돌아버렸나 봐요.”
“그날 형수님은 집에 없었어?”
“형수님도 회사 다녔거든요. 아침에 출근하면 저녁 7시 정도에 들어왔어요.”
잠시 이야기를 끊고 와인 한 모금으로 마른 목을 적셨다. 누나의 호기심이 폭발했는지 그 짧은 순간도 참지 못하고 나를 재촉했다.
“아~. 그래 계속 얘기해 봐.”
“좀 창피한 이야긴데…… 샤워하고 난 뒤라 아무것도 안 입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그걸 제 거기에 갖다 댔어요.”
“그거라면, 형수님 팬티?”
“네. 이미 흥분해 있던 상황이라.”
“그럼 기분이 더 좋아?”
“뭐 느낌 자체는 별다를 게 없는데 형수님 거기 닿는 부분에 제 것이 닿는다고 생각하니까.”
“그래서? 그래서 어떻게 했어?”
“뭘 생각할 정신이 없었어요. 그 상태로 자위를 했죠. 금방 사정할 것 같더라고요.”
“그럼 형수님 팬티에 사정한 거야?”
“아뇨, 그 때 멈췄어요.”
“왜?”
“팬티에 사정하면 안되잖아요.”
“다시 빨아서 널어놓으면 되잖아.”
“다 말라 있던 건데 다시 빨면…… 게다가 비 오는 날이라 잘 마르지도 않을 건데.”
“그럼 거기서 끝?”
“아뇨, 형수님 팬티 다시 걸어두고 제 방으로 갔어요.”
“그럼 방에서?”
“네. 근데 방에 돌아가는 사이 형수님한테 죄송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나를 믿고, 진심으로 대해주는데 내가 이래서 되나, 못 할 짓 하는 것 같아 양심에 가책도 들고요.”
“뭘 그런 걸로 양심에 가책까지. 진짜 그러려고 했던 것도 아니고 생각만 한 건데.”
“물론 그렇긴 하지만…… 아무튼 마음하곤 다르게 몸은 한 번 흥분되니까 쉽사리 진정이 안 되는 거에요. 그래서 침대에 누워서 자위를 했어요.”
“계속 아무것도 안 입고 있었어?”
“네. 어차피 한 숨 자려고 했던 터라서 굳이 옷을 입을 이유가 없었죠.”
“음……”
“형수님한테 미안한 마음에 다른 생각하면서 자위하는데 어느 순간부터 형수님 모습이 막 오버랩 되는 거에요. 그 땐 멈출 수도 없었고 오히려 더 자극적이기도 하고,,, 하여튼 그렇게 절정에 도달해서 사정을 하는데 갑자기 방문이 벌컥 열렸어요. 고개를 돌려보니까 형수님이 한 손엔 작은 쟁반에 주스를 받쳐들고 다른 손으론 문고리를 잡고 서 계신 거에요. 너무 당황해서 어찌할 지를 모르는데 정액은 계속 뿜어져 나오고, 세상에 그보다 난감한 상황이 또 있을지.”
“형수님은 그걸 계속 보고 있었어?”
“네, 형수님도 무척 놀랐을 상황이니까요. 제가 고개를 돌리니까 그제서야 조심스럽게 문 닫으시더군요.”
“문 닫고 들어왔다는 거?”
“아뇨, 문 닫고 그대로 가신 거죠.”
“그럼 도대체 어떻게 형수님이랑?”
“그 일 있고 한참 지나서예요. 첨엔 쫓겨날 걱정부터 먼저 들었어요. 혹시나 형님 귀에 들어가는 건 아닌지, 선배 귀에 들어가는 건 아닌지, 별의 별 걱정이 다 들고, 쪽 팔려서 죽어버리고 싶기도 하고. 그래서 형수님이랑 안 마주칠라고 낮에 잠시 집에 들려서 옷 갈아 입거나 일보고 저녁엔 친구 집 돌아다니면서 하루하루 신세 지내고……”
“소심하긴. 뭐 그런 일로.”
“그러게요. 제가 좀 소심한 구석이 있나 봐요.”
“그래서 어떻게 됐는데?”
“그렇게 열흘 정도가 지날 즘, 낮에 옷 갈아 입으려고 들어갔더니 제 방 책상 위에 형수님이 남기신 편지를 한 장이 있었어요. 그 일 때문에 불편해 하지 말라고 오히려 노크도 안 한 자기가 미안하다고. 그래서 다시 원래 생활로 돌아왔어요.”
“틀린 말 아니네. 다 큰 남정네 방을 노크도 없이 들어가다니.”
“그리고 한 일주일 즘 지났나? 아무튼 주말이었는데 서울 집에 갔다가 늦게 도착했었어요. 주말인데도 형님께서는 안보이시고 형수님 혼자 계시더라고요. 어떻게 하다가 같이 술 한잔 하게 됐죠. 형님 어디 가셨냐고 물어보니까 시어머니 생신이라고 제주도 여행 갔다고.”
“근데, 왜 형수님은 안 가셨대?”
“저도 그게 궁금해서 물어봤죠. 그랬더니 시어머니가 자기를 싫어한다고 하시대요.”
“왜?”
“결혼한지 7년이 넘도록 애가 없다고요. 형님이 3대 독자인가, 4대 독자인가 그렇다나 봐요.”
“형수님이 애를 못 가지는 거야?”
“그건 아닌가 봐요. 병원에선 형님도 형수님도 이상 없다고 그랬다는데.”
“그럼 시어머니께서 너무 하신 거네.”
“뭐, 나이 많으신 시골 분들은 그러시잖아요.”
“정 그러면 인공수정 같은 건 시도 안 해 봤대?”
“그것도 실패했대요. 뭐, 산부인과에서 만들어준 프로그램도 다 해보고, 좋다는 약도 다 먹어보고, 제가 쓰던 방도 원랜 아기 방으로 꾸며 놨었대요. 기원하는 의미였겠죠. 그렇게 해도 애가 안 생기니까 결국엔 지치게 되고 부부관계도 뜸해지고.”
“포기하는 심정이었겠구나!”
“거의 그랬겠죠. 그런데 형수님이 제가 자위한 걸 본 다음날, 그 날이 임신 가능한 날이어서 형님이랑 관계를 했다는데 관계 중에 제가 자위하던 모습이 갑자기 떠올랐대요.”
“정말?”
“네, 그 때문에 몇 년 만에 오르가즘도 느낄 뻔하고. 형수님이 그런 기분 들었으니 형님도 당연히 좋았겠죠. 그래서 다시 의욕도 생기고. 며칠 동안은 정말로 좋았대요.”
“왜 며칠 동안만 이야?”
“시간이 지나니까 이미지가 흐려지더래요. 그 이야기를 하면서 저한테 자위하는 모습 단 몇 번이라도 보여줄 수 없냐고.”
“정말?”
“네.”
“와~ 그건 정말 쇼킹하다. 그래서 어떻게 했어?”
“첨 그 제의를 받았을 땐 겁이 덜컥 났죠. 만에 하나라도 걸리게 되면 인생 끝일 수도 있으니까요. 부모님 얼굴은 어떻게 볼 것이며, 친구들은 또 어떻게……
“너 은근히 겁이 많네.”
“전 제가 무모한 면이 많은 줄 알았는데 아닌가 봐요. 근데, 누나가 제 입장 됐어도 다르지 않았을 걸요.”
“난 좋았을 것 같은데!”
짧은 대답, 하지만 그 내용은 내가 전혀 상상하지 못하던 것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내가 보고 경험해온 다소곳한 누나의 이미지와 도저히 매치가 되지 않았다. 요즘 들어선 지은이가 누나와 레즈 플레잉을 했다던 것조차 희석이 될 마당이었으니……
“처음으로 형수님 앞에서 자위한 날은 잘 안됐어요.”
“왜?”
“긴장이 되었던가 봐요. 잘해야 된다는 부담도 있었고. 근데 두 번째 할 때부턴 쉽게 몰입했어요.”
“두 번째는 언제였는데?”
“그 다음날이요. 형님이 밤늦게 술에 떡이 되어서 들어온 날이었어요.”
“오~~, 형님이 안방에서 자는 사이에 했단 말이지?”
“네.”
“스릴 있었겠네.”
“장난 아니었죠. 게다가 그 날은 형수님이 하는 거 보고 싶다고 먼저 말했거든요.”
“형수님도 완전 빠졌구나!”
“그것까진 모르겠어요.”
“안 그럼 먼저 말 꺼냈겠어?”
“그런가?”
“그래서 어떻게 했어? 자세히 이야기 해줘.”
자세히? 아침까지만 해도 다시는 어제와 같이 나의 치부를 드러내지 않겠다고 다짐했건만 자세히 이야기 해 달라는 그 한마디에 나는 또다시 무너졌다. 하지만 그건 기쁨이었다.
“형수님 먼저 제 방에 보냈어요. 그리고는 세탁기 속에서 형수님 팬티를 찾았죠. 방에 들어가니까 스탠드 조명만 어둑하게 켜져 있고 형수님은 침대 맞은 편 구석자리에 앉아 계시더라고요. 전 그냥 이 방안에 나 혼자 있다라고 체면을 걸면서 옷을 벗고 침대에 누웠어요. 전날하곤 다르게 시작도 안 했는데 엄청 빳빳하게 발기했더군요. 그 순간에 오늘은 잘 되겠다 싶었어요. 실제로도 제대로 몰입했고요. 사정할 쯤 형수님 팬티를 꺼내서 제 거기에 말았어요. 나중에 형수님이 자기 팬티로 그렇게 하는 거 보니까 좀 더 흥분됐다 그러 대요. 근데 그날 따라 사정을 많이 하기도 했고 팬티로 제 그걸 잘 못 감쌌는지 배 위로 정액이 막 튀더라고요.”
누나의 표정은 어느새 웃음기 없는 진지한 표정이었다. 혹시나 혐오스러워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단번에 날아갔다.
“뭐든 처음이 어렵잖아요. 그렇게 한 번 제대로 하고 나니까 그 다음부터는 저도 즐기게 되더라고요. 그리고 횟수가 거듭되면서 형수님이 보기만 했던 게 미안했던지, 저 혼자 그러는 게 안쓰러워 그랬는지 직접 손으로 해주기도 했어요.”
“미안해서도 아니고 안쓰러워서도 아닐걸. 네가 그만큼 섹시하고 자극적으로 보였으니까 그렇게 한 거지. 그게 아니라면 애초부터 형수가 그런 부탁도 안 했을 거야. 근데, 손으로 해주기 시작했음 결국 더 한 것도 해 줬을 것 같은데?”
“네, 나중에는요. 좀 서서히 진행되는 편이었어요. 아무래도 서로 조심스런 마음이 항상 있었나 봐요. 아무튼 형수님이 손으로 해주시고 난 뒤로는 뭔가 요구를 해 보고 싶더라고요. 그래서 자위하면서 형수님 가슴 보여주면 안되냐고 물었죠. 그랬더니 쑥스러워 하면서도 윗옷을 올려서 가슴 보여주셨어요. 그러다가 점점 대담해 지면서 서로 보면서 자위까지 하게 됐죠.”
“서로 마주보면서?”
“네.”
“와~ 진짜 자극적이었겠다.”
“네, 형수님도 그랬지만 저도 정말 자극 많이 받았어요.”
“그것말고는 또 다른 건?”
“음…… 욕실에서 서로 오일 바르고서, 첨부터 삽입은 안 하기로 했었거든요. 그래서 삽입은 못하니까 형수님 뒤로 세워놓고 사타구니 사이에 제 그걸 끼워서 삽입하는 식으로.”
“그럼 느낌이 어때? 아프지 않아?”
“오일 발라서 아프진 않았어요. 그리고 형수님 몸이랑 밀착되는 거니까 뭐 삽입하는 거랑 다를 바 없었어요. 키스도 하고 가슴도 애무하고 그러다 보니까 그 상태로도 사정되던데요.”
“그럼 언제 둘이 진짜 관계를 가지게 된 거야?”
“여름에 여행을 갔었어요.”
그렇게 형수님과의 여행 지에서의 첫 섹스 이야기까지 도달했다. 그리고 있었던 그대로를 숨김없이 풀어나갔다.
“너 정말 대단한 경험 했구나.”
“그런가요?”
“그런가요 라니. 듣는 내가 심장이 다 떨리는데.”
“그래도 도덕적으로는 용납이 안 되는 일이잖아요.”
“그래, 법적으로도 처벌 받을 일이긴 하지. 하지만 사람이 산다는 게 뭘까? 난 이런 밋밋한 삶이 계속될 것만 생각하면 정말 우울해져.”
“저도 후회는 안 해요. 제 말은 저에겐 좋은 기억이었지만 다른 사람들 기준엔……”
“다른 사람 기준이 뭐가 중요해. 너한테 좋은 기억이었으면 그걸로 된 거야. 그리고 네 이야기 들으면 다들 부러워할걸. 지금 나처럼.”
“부러워할 경험이라고까진 생각 안 해봤는데.”
누나는 그 말에 그저 미소로 답할 뿐이었다. 거기서 이야기가 이어졌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그 이후로는 서로 말이 없었다. 그저 잔에 남겨진 와인을 홀짝거리며 서로의 눈치를 살피는 것 같은 분위기가 되어버렸다. 그렇게 찾아온 어색함은 누나도 나도 어떻게 할 도리가 없었다.
“그럼 오늘은 이만 잘까?”
“네. 이건 제가 치울게요. 먼저 들어가세요.”
“그래, 설거지는 하지 말고 그냥 둬.”
“네.”
누나는 거실을 가로질러 방 문을 열고 들어갔다. 그리곤 무엇이 생각났는지 문 틈으로 고개를 내밀고 나의 이름을 불렀다.
“재진아.”
“네?”
“지은이가 왜 널 유혹했는지 알 것 같아.”
“지은이한텐 이렇게 자세히 이야기 안 했어요.”
“그래도.”
어젯밤처럼 쉽사리 잠이 들지 못했다. 머리 속을 채우는 궁금증들, 누나는 왜 그토록 내 이야기에 호기심을 보인 것일까? 내 이야기가 자극적이었을까? 내 이야기를 듣는 동안 흥분했을까? 섹스에 충동을 느끼지는 않았을까? 지금은 어떤 기분일까? 그냥 잠이 들었을까? 방으로 사라지기 전에 했던 말의 의미는 무엇일까? 혹시나 나를 기다리고 있는 건 아닐까? 물론 그 수많은 질문들의 답은 내가 내릴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대답 없는 질문 뒤로 누나의 모습이 하나 둘 떠올랐다. 10kg 정도가 빠진 지금, 기존의 둥글었던 얼굴에 턱 선이 살아나면서 전체적인 인상이 다른 사람이라고 해도 될 만큼 달라져 있었다. 인상뿐만 아니라 바디 라인에도 뚜렷한 굴곡이 생겼다. 그렇게 빼기 어렵다는 허리 살도, 브래지어 끈 때문에 보기 싫게 불룩불룩 튀어나왔던 등 살도 사라졌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작아지지 않은 가슴, 물론 가슴 살이 안 빠진 건 아니겠지만 몸 전체가 슬림해지면서 비율상의 차이를 눈으로 짐작하기가 어려웠다. 최근 들어 말총머리를 하고 내 앞에서 뛰는 누나의 뒷모습을 보면서 야릇한 감정에 휩싸였던 때가 종종 있었다. 허리에서 골반으로 그리고 허벅지로 이어지는 라인이 자꾸만 자극적인 상상을 하게끔 만들었던 것이다. 나는 그런 누나의 모습을 구체화 시키면서 음란한 상상 속으로 빠져들었다.
“윙~~~ 윙~~~~ 윙~~”
침대 머리맡에 둔 핸드폰에 백라이트가 번쩍이며 진동했다. 어느 샌가 잠이 들었던 모양이다.
“여보세요?”
“자니?”
“누나?”
밤 공기만큼이나 가라앉아 있는 누나의 목소리. 근데 무슨 일일까?”
“응.”
“살짝 잠들었던 가봐요.”
“그래?”
짧은 대답 뒤로 불규칙한 호흡이 미세하게 전해졌다.
“근데, 어디 아파요?”
“아니야.”
“밤이라 목소리가 가라 앉아서 그런가?”
“……”
“잠이 안 와요?”
“……”
“누나? 누나?”
전화를 한 건 누난데 아무런 말도 없고 심지어 내 말에 대답도 하지 않았다. 과연 내 말을 듣고 있기라도 한 건지?
“으~응.”
잔뜩 가라앉아있는 누나의 목소리에 비음 같기도 한 약한 신음소리가 잠시 섞여 나왔다.
‘도대체 뭘까? 어디 아파서 그런 것 같지는 않은데.’
하지만 자신의 입으로 아프지 않다고 했으니 다시 물어보기도 그랬다.
“대답이 없어서 잠든 줄 알았어요.”
“……”
다시 이어지는 무응답. 참 난감했다. 허공에 대고 계속 혼잣말을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렇다고 전화를 끊을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렇게 잠시 침묵이 흐르는 사이 수화기 너머로 질척거리는 소리가 약하게 들렸다. 이렇게 늦은 밤이 아니라면 절대 들리지 않을 정도의 약한 소리였다.
“재진아. 누,,나,,, 잘,,게.”
미처 대답을 할 사이도 없이 전화가 끊어졌다. 그런데 그보다 의아한 건 갑자기 왜 그렇게 숨이 넘어갈 듯한 목소리가 된 것이었을까? 뭔가 이상했다. 전화하는 동안 간간히 들렸던 콧바람소리, 그것은 입을 닫고 코로만 호흡할 때 나는 소리였다. 그래서 내 말을 듣고는 있었지만 대답을 하지 못했던 것인가? 그런데 왜 입을 닫고 있었을까…… 혹시?
뭔가 잡히는 게 있었다. 나는 창문을 넘어 조심스럽게 베란다로 나갔다. 그리고 야간 침투작전을 벌이는 군인처럼 벽에 기대어 누나 방 창문 옆으로 다가섰다. 이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과연 내가 생각하고 있는 장면이 연출되고 있을 것인가? 전에 없이 쿵쾅거리는 심장 박동이 고요한 밤의 적막을 깨어버리는 것 같았다.
어슴푸레한 달빛이 방안을 어둑하게 비췄다. 맞은 편 벽에 머리를 놓고 누워있는 누나의 모습, 실루엣 정도로만 보이는 것이지만 발가벗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점점 어둠에 익숙해져 가는 시야로 인해 그 모습이 조금씩 뚜렷해져 갔다. 세워진 채 벌어진 양 무릎, 그 사이에서 바삐 움직이는 손, 그걸 확인 순간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지를 뻔 했다. 일부러 연출을 한 것도 아니고 어찌 이런 일을 경험할 수 있단 말인가! 나는 미친 듯이 빨려 들기 시작했다.
자세히 보이지는 않았지만 클리를 비비던 손을 멈추며 몸을 돌려 엎드린 상태가 되었다. 그리고는 누나의 풍만한 엉덩이가 아래위로 움직였다. 아마 그 아래에선 그녀의 손가락이 곧추서 엉덩이가 자맥질을 칠 때마다 질 속으로 파고 들었을 것이다. 머리카락이 올올이 쭈뼛쭈뼛거렸다. 그리고 잠시 뒤 누나는 맞은편 벽에 손을 집고 상체를 세웠다. 정확히 후배위 자세였다. 그 상태에서 그녀가 할 수 있는 동작은 무엇이었을까? 자세히 보이진 않았지만 배 아래로 손을 뻗어 클리를 만지던지 손가락을 삽입했을 것이다.
어느새 내 한 손이 내 페니스를 쥐고 흔들기 시작했다. 그건 의도한 것도 아니었고 머리에서 명령을 한 것도 아니었다. 아무런 인식도 없이 그저 본능이 그렇게 시킨 것이었다. 그 순간에도 나의 시선은 창 너머의 누나 육체에서 떠나질 않았다. 그렇게 창 하나를 사이에 두고 두 남녀가 벌거벗은 채로 스스로를 위로하고 있었다.
누나는 자세를 바꾸려는 듯 몸을 돌렸다. 나는 급히 몸을 돌려 창 옆으로 숨었다. 그리고 놀란 마음을 진정시킨 후 또다시 조심스럽게 방안을 훔쳐 보았다. 누나는 맞은 편 벽에 등을 기대고 앉아 있었다. 서로 마주보는 방향이라 잘못하면 들킬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누나의 고개가 뒤로 젖혀져 이미 사물을 식별할 수 없는 흥분상태인 듯 했다.
누나의 한 손이 가슴 위에 머물러 있었다. 실루엣으로 흐릿하게 보이는 것이지만 지은이 못지 않게 큰 것 같았다. 다른 한 손은 역시나 아래로 향한 채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스탠드 조명만 켜져 있었어도 누나의 표정을 모두 볼 수 있었을 텐데. 그런 아쉬움도 잠시 내 페니스를 쥐고 흔들던 손의 움직임이 질 속에 손가락을 삽입하는 누나의 움직임과 보조를 같이하기 시작했다. 목이 바짝바짝 타올랐다. 누나의 손이 점점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에 맞춰 엉덩이도 들썩이는 것 같았다. 그리고 꽉 다문 입술 사이로 희미하게 새어 나오는 신음소리, 절정이 임박한 듯 했다. 내 몸도 그에 반응하는 듯 불같이 타올라 절정을 코 앞에 두게 되었다. 하지만 이대로 사정할 수도 없는 노릇, 그 때 건조대 위에 있는 수건이 눈에 보였다. 손을 뻗어 수건을 잡았다. 그리고 내 귀두 부분을 감쌌다.
이리저리 몸을 꿈틀거리는 누나의 모습을 훔쳐보며 페니스를 흔들던 손에 움직임을 더욱 빨리 했다. 드디어 누나의 모든 움직임이 멈춰졌다. 절정의 순간이었던 것이다. 동시에 귀두 위를 감싸고 있던 수건 위에도 나의 정액이 줄기차게 뿜어지기 시작했다. 눈을 뜰 수가 없었다. 섹스에서도 자위에서도 그 동안 느껴보지 못한, 전혀 새로운 종류의 희열에 온 몸이 녹아버리는 듯 했다.
<다음 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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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들어 소라넷 들어오기가 힘드네요.
정통부 감시망에다 헤커 공격까지......
** 엔젤더스트님 ,, 사진은 취미생활로 하고 있습니다. 수진이 누나가 준 미놀타 카메라 지금은 없지만,, ^^
현재는 Canon 30D, 필카는 Pentax MX 쓰고 있어요.
** korsakoff님 ,, 로커 클럽은 아니구요. 다른 사이트에서 눈팅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어요. 수진이 누나에게 선물 받은 카메라 이후로 미놀타는 이상하게 인연이 없어요. 아마 수진이 누나한테 선물 받았던 걸 잃어버리지만 않았더라면 아마 로커 회원으로 활동하지 않았을까 싶네요.
** 무영가님 ,, 이 글은 그러니까 과거 있었던 일을 소재로 하는 거에요.
그래서 왠만하면 있었던 일들을 위주로 풀어가려고 해요.
창작글을 쓰게되면 꼭 그 아이디어를 반영토록 하겠습니다.
그쯤에서 이야기는 끝이 났고 누나와 나는 식탁 위를 정리하고 각자의 방으로 돌아갔다. 거의 새벽 한시가 다 되어갈 무렵이었다.
불을 끄고 침대에 누웠다. 그렇지 않아도 더운 밤, 알코올 기운 때문에 몸에서 열이 났다. 누운 채로 티셔츠를 벗어 던지고, 트레이닝 바지와 팬티까지 동시에 벗어 침대 밖으로 밀어버렸다. 그 참에 이불도 침대 밖으로 차버렸다. 내 살끼리 부딪히는 것도 싫어 사지를 대(大)자로 벌렸다.
한참 동안 눈을 감고 있었지만 잠을 이룰 수 없었다. 오히려 홍조가 되어 내 이야기를 듣던 누나의 얼굴이 눈 앞에 선명하게 떠올랐다. 묘한 기분이 들었다. 대상이 수진이 누나이긴 했지만 생전 처음으로 이성 앞에서 내 경험담을 적나라하게 이야기 한 것이다. 친구들끼리 자랑 삼아, 재미 삼아 허풍 떨던 것과는 전혀 다른 기분이었다.
‘누나는 어떤 기분일까? 내 이야기가 자극적이었을까?’
솔직히 그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이야기로 인해 누나의 욕정이 활활 타올라 나를 유혹하기를 바랬다. 하지만 나를 유혹하는 누나의 이미지가 제대로 그려지지 못했다. 누나의 생각을, 누나의 느낌을, 누나의 입장을 알지 못했기에 그에 대한 궁금증에만 관심이 쏠려가는 것이었다. 내 뜨거운 몸과 내 뜨거운 본능을 식히려는 듯 창문을 통해 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했다.
다음날 아침, 지끈거리는 머리를 감싸며 잠에서 깼다. 문 밖에선 도마 위에서 칼질하는 소리가 들렸다.
‘아~ 미치겠네!’
머리가 아파서 그런 것이 아니었다. 누나를 마주칠 생각을 하니 창피함을 넘어 쪽팔리기까지 한 것이었다. 도대체 어제 느꼈던 그 은근하고 묘한 기분은 어디로 사라진 것인지, 내 스스로 나의 치부를 드러냈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그렇게까지 적나라하게 이야기만 하지 않았어도 이런 후회는 없었을 텐데.
“재진아!”
밖에서 문을 두드리며 나를 깨우는 누나의 목소리,
“네.”
“일어났어?”
“네. 금방 나갈게요.”
“어서 나와서 밥 먹자.”
식탁에 앉아서 누나의 눈치를 살폈다. 다행이 어제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누나의 행동과 표정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조깅하고 왔어요?”
“응.”
“저 깨우시지.”
“술 많이 마셨잖아. 그래서 하루만 봐준 거야. 대신 내일부턴 예외 없어. 알지?”
“알았어요.”
살다 보면 술을 마셨건 아니건 간에 주위 사람의 호응에 따라 오버를 할 때가 있다. 당사자야 그 자리를 즐겁게 하기 위해서 없는 말까지 만들어 그런다고 하지만 돌아서고 나면 그게 결국 보이지 않는 화살이 되어 돌아오기도 한다. 뒤늦게 자신의 이야기에 맞장구 치며 웃고 호응했던 이들이 자신의 뒤에서 자신에 대해 쑥떡거리며 폄하하는 것을 알게 되어 배신감과 깊은 상처를 받기도 하지만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일 일뿐이다. 그제서야 세상 무섭다는, 사람 무섭다는, 사람 마음이 다 같지 않다는 말을 떠올리지만 무슨 소용 있겠는가! 술김에 실수 할 수 있다고, 이해한다고도 말하지만 진정 그럴까? 다시 안볼 사람이면 모르겠다. 하지만 누나는 나에게 그런 사람이 아니었다.
“누나 먼저 간다. 문 단속 잘하고 나가.”
“네. 운전 조심하고요.”
“그래, 저녁에 보자.”
학기말 고사가 코 앞이었지만 별로 긴장되지 않았다. 어차피 학점엔 욕심 없었고 졸업만 할 수 있을 정도면 충분했다. 누나랑 살게 된 뒤로는 나름대로 학업에 소홀하지 않았던 것도 여유로울 수 있는 한 이유였다. 어제와 똑 같은 하루, 어제와 똑 같이 무난하게 흘렀다.
밤 10시가 다 되어가는데도 누나는 돌아오지 않았다. 누나와 함께 살면서 이런 적은 없었는데 혹시나 사고라도 당한 게 아닐까 싶어 은근히 걱정됐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전화를 하기도 망설여졌다. 사회인이니만큼 일 때문에 늦을 수도 있는 것이고 회식이든 뭐든 다른 약속으로 그럴 수도 있는 것이니까. 게다가 내가 상관할 주제가 되는가? 괜히 오버한다는 느낌만 줄 것 같았다.
30분이 더 지나고서야 문고리 돌아가는 소리가 들렸다.
“좀 늦었네요.”
“응, 연구소 직원 생일파티 한다고.”
“근데, 뭘 그렇게 사왔어요?”
“오다가 야채 싸게 팔길래. 근데, 누나가 저녁 못 챙겨줘서 어떡하니?”
“누나, 저 애 아니에요.”
“뭐 먹었는데.”
“라면에 밥 말아 먹었어요.”
“애 아니라더니……”
“귀찮아서가 아니라 간만에 라면생각 나서 먹은 거에요.”
결혼을 해서도 이렇게 남편을 챙겨줄까? 분명 누나는 그렇게 할 것이다. 지금의 약혼자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모르지만 누나는 자신의 영혼을 팔아서라도 사랑하는 이를 보필할 것 같았다. 내 인생에도 그와 같은 인연이 허락될는지? 그렇게까지 생각했던 걸 보면 난 이미 누나의 그런 모습에 매료되어있었던 지도 몰랐다.
“재진이 자니?”
불을 끄고 막 자려던 참에 누나가 문을 두드렸다.
“아뇨. 무슨 일 있어요?”
“누나가 와인 좋은 거 사왔는데…… 피곤하면 그냥 자고!”
“잠깐만요. 옷 입고 나갈게요.”
“너 또 홀딱 벗었구나!”
정말 누나 말처럼 나는 홀딱 벗고 있었다. 그래서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이야기를 주고 받을 수 밖에 없었다.
“알아도 좀 모른 체 해주시지.”
주섬주섬 옷을 챙겨 입고 거실로 나갔다. 샤워를 마친 후인지 수진이 누나는 젖은 머리를 수건으로 틀어 올리고선 <톰과 제리>에 나오는 그 구멍이 송송 뚫린 치즈를 썰고 있었다.
“곧 학기말 시험이겠네?”
“네.”
“과 수석 해야지?”
“과 수석은 무슨요. 졸업도 근근이 할 판인데.”
“너 1, 2학년 땐 과 수석 놓친 적 없다며?”
“누가 그래요?”
“누구겠어. 태호지.”
“그 땐 군에 가기 전이었잖아요. 이젠 머리가 완전 굳어버렸나 봐요. 방금 본 것도 기억을 못하는데……”
“하하, 젊은 애가 벌써 그러면 어떻게.”
“제 말이요. 근데 이건 왠 와인이에요?”
“그냥 샀지 뭐.”
시시하고 평범한 이야기가 오가는 사이 와인 병의 2/3가 줄었다. 은은한 취기에 구름에 붕 뜬 기분이 되었다.
“와인을 마시면 참 기분 좋게 취하는 것 같아.”
“무슨 말인지 알 것 같아요. 향이나 맛이나 뭐 그런 건 아직 잘 모르겠지만.”
“재진아!”
“네, 말씀하세요.”
“어제……”
“어제 뭐요?”
“네가 어제 그랬잖아. 너도 그런 경험 있다고.”
“무슨 경험요?”
“아니, 왜… 지은이 달래주려고 네 경험담 이야기 했었다며.”
형수님과의 추억, 물론 상대가 누구인지조차 누나는 알지 못했지만 누나가 궁금해 했던 이야기는 바로 그것이었다. 하지만 난 가십거리로 그 이야기를 들먹이기 싫었다. 지은이에게 이야기 했을 때도 몇 번을 주저했었는지 모른다. 만약 지은이나 눈물을 보이지 않았더라면 끝내 이야기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이 순간엔 왜 망설임조차 없었던 것일까? 아니, 누나가 그 이야기를 물어오자 심장이 떨리는 설렘까지 느껴졌다.
“제가 작년에 복학하면서 태호 집에 들어가기 전까지 7개월 정도를 자취생활 했었어요.”
“혼자서?”
“그러긴 한데 따로 집 얻어서 산 건 아니고요. 학교 선배 사촌형님 집이었어요, 원랜 그 선배가 들어가려다가 서울에 취직이 되는 바람에 제가 대타로 들어간 거죠.”
“그럼 사촌 형네 가족이랑 같이 산 거야?”
“네, 근데 가족이라 봐야 사촌형님이랑 와이프, 이렇게 둘 밖에 없었어요.”
“그럼 혹시 사촌 형 와이프랑?”
“맞아요. 형수님이랑.”
“형수님이란 분 이뻤어?”
“나이는 서른 둘이셨고요. 외모는 수수했어요.”
“형수님이 널 유혹한 거니?”
“아뇨, 그런 스토리가 아니고 좀 민망한 일이 있었어요. 그게 발단이었죠.”
“민망한 일?”
“그 집에 산지 보름 정도 지나서였나? 다른 복학생들처럼 수업은 계속 못 알아 먹겠고 오전부터 비까지 억수같이 내리니까 더 이상 학교에 있기가 싫더라고요. 그래서 첫 수업 끝나자 마자 학교를 빠져 나왔어요. 우산도 없이 그 빗속을 걸었으니 금새 속옷까지 버리데요. 집에 도착했을 때는 오한이 들길래 뜨거운 물로 샤워하고 잠이나 자자 했죠. 샤워 끝내고 젖은 옷들을 세탁기에 넣을라고 베란다로 나갔어요. 그 때 건조대에 널려있는 형수님 속옷이 눈에 딱 들어오더라고요. 안 그래도 군에서 제대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고, 한창 나이었는데 망사로 된 빨간색 팬티를 보니까 정신이 돌아버렸나 봐요.”
“그날 형수님은 집에 없었어?”
“형수님도 회사 다녔거든요. 아침에 출근하면 저녁 7시 정도에 들어왔어요.”
잠시 이야기를 끊고 와인 한 모금으로 마른 목을 적셨다. 누나의 호기심이 폭발했는지 그 짧은 순간도 참지 못하고 나를 재촉했다.
“아~. 그래 계속 얘기해 봐.”
“좀 창피한 이야긴데…… 샤워하고 난 뒤라 아무것도 안 입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그걸 제 거기에 갖다 댔어요.”
“그거라면, 형수님 팬티?”
“네. 이미 흥분해 있던 상황이라.”
“그럼 기분이 더 좋아?”
“뭐 느낌 자체는 별다를 게 없는데 형수님 거기 닿는 부분에 제 것이 닿는다고 생각하니까.”
“그래서? 그래서 어떻게 했어?”
“뭘 생각할 정신이 없었어요. 그 상태로 자위를 했죠. 금방 사정할 것 같더라고요.”
“그럼 형수님 팬티에 사정한 거야?”
“아뇨, 그 때 멈췄어요.”
“왜?”
“팬티에 사정하면 안되잖아요.”
“다시 빨아서 널어놓으면 되잖아.”
“다 말라 있던 건데 다시 빨면…… 게다가 비 오는 날이라 잘 마르지도 않을 건데.”
“그럼 거기서 끝?”
“아뇨, 형수님 팬티 다시 걸어두고 제 방으로 갔어요.”
“그럼 방에서?”
“네. 근데 방에 돌아가는 사이 형수님한테 죄송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나를 믿고, 진심으로 대해주는데 내가 이래서 되나, 못 할 짓 하는 것 같아 양심에 가책도 들고요.”
“뭘 그런 걸로 양심에 가책까지. 진짜 그러려고 했던 것도 아니고 생각만 한 건데.”
“물론 그렇긴 하지만…… 아무튼 마음하곤 다르게 몸은 한 번 흥분되니까 쉽사리 진정이 안 되는 거에요. 그래서 침대에 누워서 자위를 했어요.”
“계속 아무것도 안 입고 있었어?”
“네. 어차피 한 숨 자려고 했던 터라서 굳이 옷을 입을 이유가 없었죠.”
“음……”
“형수님한테 미안한 마음에 다른 생각하면서 자위하는데 어느 순간부터 형수님 모습이 막 오버랩 되는 거에요. 그 땐 멈출 수도 없었고 오히려 더 자극적이기도 하고,,, 하여튼 그렇게 절정에 도달해서 사정을 하는데 갑자기 방문이 벌컥 열렸어요. 고개를 돌려보니까 형수님이 한 손엔 작은 쟁반에 주스를 받쳐들고 다른 손으론 문고리를 잡고 서 계신 거에요. 너무 당황해서 어찌할 지를 모르는데 정액은 계속 뿜어져 나오고, 세상에 그보다 난감한 상황이 또 있을지.”
“형수님은 그걸 계속 보고 있었어?”
“네, 형수님도 무척 놀랐을 상황이니까요. 제가 고개를 돌리니까 그제서야 조심스럽게 문 닫으시더군요.”
“문 닫고 들어왔다는 거?”
“아뇨, 문 닫고 그대로 가신 거죠.”
“그럼 도대체 어떻게 형수님이랑?”
“그 일 있고 한참 지나서예요. 첨엔 쫓겨날 걱정부터 먼저 들었어요. 혹시나 형님 귀에 들어가는 건 아닌지, 선배 귀에 들어가는 건 아닌지, 별의 별 걱정이 다 들고, 쪽 팔려서 죽어버리고 싶기도 하고. 그래서 형수님이랑 안 마주칠라고 낮에 잠시 집에 들려서 옷 갈아 입거나 일보고 저녁엔 친구 집 돌아다니면서 하루하루 신세 지내고……”
“소심하긴. 뭐 그런 일로.”
“그러게요. 제가 좀 소심한 구석이 있나 봐요.”
“그래서 어떻게 됐는데?”
“그렇게 열흘 정도가 지날 즘, 낮에 옷 갈아 입으려고 들어갔더니 제 방 책상 위에 형수님이 남기신 편지를 한 장이 있었어요. 그 일 때문에 불편해 하지 말라고 오히려 노크도 안 한 자기가 미안하다고. 그래서 다시 원래 생활로 돌아왔어요.”
“틀린 말 아니네. 다 큰 남정네 방을 노크도 없이 들어가다니.”
“그리고 한 일주일 즘 지났나? 아무튼 주말이었는데 서울 집에 갔다가 늦게 도착했었어요. 주말인데도 형님께서는 안보이시고 형수님 혼자 계시더라고요. 어떻게 하다가 같이 술 한잔 하게 됐죠. 형님 어디 가셨냐고 물어보니까 시어머니 생신이라고 제주도 여행 갔다고.”
“근데, 왜 형수님은 안 가셨대?”
“저도 그게 궁금해서 물어봤죠. 그랬더니 시어머니가 자기를 싫어한다고 하시대요.”
“왜?”
“결혼한지 7년이 넘도록 애가 없다고요. 형님이 3대 독자인가, 4대 독자인가 그렇다나 봐요.”
“형수님이 애를 못 가지는 거야?”
“그건 아닌가 봐요. 병원에선 형님도 형수님도 이상 없다고 그랬다는데.”
“그럼 시어머니께서 너무 하신 거네.”
“뭐, 나이 많으신 시골 분들은 그러시잖아요.”
“정 그러면 인공수정 같은 건 시도 안 해 봤대?”
“그것도 실패했대요. 뭐, 산부인과에서 만들어준 프로그램도 다 해보고, 좋다는 약도 다 먹어보고, 제가 쓰던 방도 원랜 아기 방으로 꾸며 놨었대요. 기원하는 의미였겠죠. 그렇게 해도 애가 안 생기니까 결국엔 지치게 되고 부부관계도 뜸해지고.”
“포기하는 심정이었겠구나!”
“거의 그랬겠죠. 그런데 형수님이 제가 자위한 걸 본 다음날, 그 날이 임신 가능한 날이어서 형님이랑 관계를 했다는데 관계 중에 제가 자위하던 모습이 갑자기 떠올랐대요.”
“정말?”
“네, 그 때문에 몇 년 만에 오르가즘도 느낄 뻔하고. 형수님이 그런 기분 들었으니 형님도 당연히 좋았겠죠. 그래서 다시 의욕도 생기고. 며칠 동안은 정말로 좋았대요.”
“왜 며칠 동안만 이야?”
“시간이 지나니까 이미지가 흐려지더래요. 그 이야기를 하면서 저한테 자위하는 모습 단 몇 번이라도 보여줄 수 없냐고.”
“정말?”
“네.”
“와~ 그건 정말 쇼킹하다. 그래서 어떻게 했어?”
“첨 그 제의를 받았을 땐 겁이 덜컥 났죠. 만에 하나라도 걸리게 되면 인생 끝일 수도 있으니까요. 부모님 얼굴은 어떻게 볼 것이며, 친구들은 또 어떻게……
“너 은근히 겁이 많네.”
“전 제가 무모한 면이 많은 줄 알았는데 아닌가 봐요. 근데, 누나가 제 입장 됐어도 다르지 않았을 걸요.”
“난 좋았을 것 같은데!”
짧은 대답, 하지만 그 내용은 내가 전혀 상상하지 못하던 것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내가 보고 경험해온 다소곳한 누나의 이미지와 도저히 매치가 되지 않았다. 요즘 들어선 지은이가 누나와 레즈 플레잉을 했다던 것조차 희석이 될 마당이었으니……
“처음으로 형수님 앞에서 자위한 날은 잘 안됐어요.”
“왜?”
“긴장이 되었던가 봐요. 잘해야 된다는 부담도 있었고. 근데 두 번째 할 때부턴 쉽게 몰입했어요.”
“두 번째는 언제였는데?”
“그 다음날이요. 형님이 밤늦게 술에 떡이 되어서 들어온 날이었어요.”
“오~~, 형님이 안방에서 자는 사이에 했단 말이지?”
“네.”
“스릴 있었겠네.”
“장난 아니었죠. 게다가 그 날은 형수님이 하는 거 보고 싶다고 먼저 말했거든요.”
“형수님도 완전 빠졌구나!”
“그것까진 모르겠어요.”
“안 그럼 먼저 말 꺼냈겠어?”
“그런가?”
“그래서 어떻게 했어? 자세히 이야기 해줘.”
자세히? 아침까지만 해도 다시는 어제와 같이 나의 치부를 드러내지 않겠다고 다짐했건만 자세히 이야기 해 달라는 그 한마디에 나는 또다시 무너졌다. 하지만 그건 기쁨이었다.
“형수님 먼저 제 방에 보냈어요. 그리고는 세탁기 속에서 형수님 팬티를 찾았죠. 방에 들어가니까 스탠드 조명만 어둑하게 켜져 있고 형수님은 침대 맞은 편 구석자리에 앉아 계시더라고요. 전 그냥 이 방안에 나 혼자 있다라고 체면을 걸면서 옷을 벗고 침대에 누웠어요. 전날하곤 다르게 시작도 안 했는데 엄청 빳빳하게 발기했더군요. 그 순간에 오늘은 잘 되겠다 싶었어요. 실제로도 제대로 몰입했고요. 사정할 쯤 형수님 팬티를 꺼내서 제 거기에 말았어요. 나중에 형수님이 자기 팬티로 그렇게 하는 거 보니까 좀 더 흥분됐다 그러 대요. 근데 그날 따라 사정을 많이 하기도 했고 팬티로 제 그걸 잘 못 감쌌는지 배 위로 정액이 막 튀더라고요.”
누나의 표정은 어느새 웃음기 없는 진지한 표정이었다. 혹시나 혐오스러워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단번에 날아갔다.
“뭐든 처음이 어렵잖아요. 그렇게 한 번 제대로 하고 나니까 그 다음부터는 저도 즐기게 되더라고요. 그리고 횟수가 거듭되면서 형수님이 보기만 했던 게 미안했던지, 저 혼자 그러는 게 안쓰러워 그랬는지 직접 손으로 해주기도 했어요.”
“미안해서도 아니고 안쓰러워서도 아닐걸. 네가 그만큼 섹시하고 자극적으로 보였으니까 그렇게 한 거지. 그게 아니라면 애초부터 형수가 그런 부탁도 안 했을 거야. 근데, 손으로 해주기 시작했음 결국 더 한 것도 해 줬을 것 같은데?”
“네, 나중에는요. 좀 서서히 진행되는 편이었어요. 아무래도 서로 조심스런 마음이 항상 있었나 봐요. 아무튼 형수님이 손으로 해주시고 난 뒤로는 뭔가 요구를 해 보고 싶더라고요. 그래서 자위하면서 형수님 가슴 보여주면 안되냐고 물었죠. 그랬더니 쑥스러워 하면서도 윗옷을 올려서 가슴 보여주셨어요. 그러다가 점점 대담해 지면서 서로 보면서 자위까지 하게 됐죠.”
“서로 마주보면서?”
“네.”
“와~ 진짜 자극적이었겠다.”
“네, 형수님도 그랬지만 저도 정말 자극 많이 받았어요.”
“그것말고는 또 다른 건?”
“음…… 욕실에서 서로 오일 바르고서, 첨부터 삽입은 안 하기로 했었거든요. 그래서 삽입은 못하니까 형수님 뒤로 세워놓고 사타구니 사이에 제 그걸 끼워서 삽입하는 식으로.”
“그럼 느낌이 어때? 아프지 않아?”
“오일 발라서 아프진 않았어요. 그리고 형수님 몸이랑 밀착되는 거니까 뭐 삽입하는 거랑 다를 바 없었어요. 키스도 하고 가슴도 애무하고 그러다 보니까 그 상태로도 사정되던데요.”
“그럼 언제 둘이 진짜 관계를 가지게 된 거야?”
“여름에 여행을 갔었어요.”
그렇게 형수님과의 여행 지에서의 첫 섹스 이야기까지 도달했다. 그리고 있었던 그대로를 숨김없이 풀어나갔다.
“너 정말 대단한 경험 했구나.”
“그런가요?”
“그런가요 라니. 듣는 내가 심장이 다 떨리는데.”
“그래도 도덕적으로는 용납이 안 되는 일이잖아요.”
“그래, 법적으로도 처벌 받을 일이긴 하지. 하지만 사람이 산다는 게 뭘까? 난 이런 밋밋한 삶이 계속될 것만 생각하면 정말 우울해져.”
“저도 후회는 안 해요. 제 말은 저에겐 좋은 기억이었지만 다른 사람들 기준엔……”
“다른 사람 기준이 뭐가 중요해. 너한테 좋은 기억이었으면 그걸로 된 거야. 그리고 네 이야기 들으면 다들 부러워할걸. 지금 나처럼.”
“부러워할 경험이라고까진 생각 안 해봤는데.”
누나는 그 말에 그저 미소로 답할 뿐이었다. 거기서 이야기가 이어졌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그 이후로는 서로 말이 없었다. 그저 잔에 남겨진 와인을 홀짝거리며 서로의 눈치를 살피는 것 같은 분위기가 되어버렸다. 그렇게 찾아온 어색함은 누나도 나도 어떻게 할 도리가 없었다.
“그럼 오늘은 이만 잘까?”
“네. 이건 제가 치울게요. 먼저 들어가세요.”
“그래, 설거지는 하지 말고 그냥 둬.”
“네.”
누나는 거실을 가로질러 방 문을 열고 들어갔다. 그리곤 무엇이 생각났는지 문 틈으로 고개를 내밀고 나의 이름을 불렀다.
“재진아.”
“네?”
“지은이가 왜 널 유혹했는지 알 것 같아.”
“지은이한텐 이렇게 자세히 이야기 안 했어요.”
“그래도.”
어젯밤처럼 쉽사리 잠이 들지 못했다. 머리 속을 채우는 궁금증들, 누나는 왜 그토록 내 이야기에 호기심을 보인 것일까? 내 이야기가 자극적이었을까? 내 이야기를 듣는 동안 흥분했을까? 섹스에 충동을 느끼지는 않았을까? 지금은 어떤 기분일까? 그냥 잠이 들었을까? 방으로 사라지기 전에 했던 말의 의미는 무엇일까? 혹시나 나를 기다리고 있는 건 아닐까? 물론 그 수많은 질문들의 답은 내가 내릴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대답 없는 질문 뒤로 누나의 모습이 하나 둘 떠올랐다. 10kg 정도가 빠진 지금, 기존의 둥글었던 얼굴에 턱 선이 살아나면서 전체적인 인상이 다른 사람이라고 해도 될 만큼 달라져 있었다. 인상뿐만 아니라 바디 라인에도 뚜렷한 굴곡이 생겼다. 그렇게 빼기 어렵다는 허리 살도, 브래지어 끈 때문에 보기 싫게 불룩불룩 튀어나왔던 등 살도 사라졌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작아지지 않은 가슴, 물론 가슴 살이 안 빠진 건 아니겠지만 몸 전체가 슬림해지면서 비율상의 차이를 눈으로 짐작하기가 어려웠다. 최근 들어 말총머리를 하고 내 앞에서 뛰는 누나의 뒷모습을 보면서 야릇한 감정에 휩싸였던 때가 종종 있었다. 허리에서 골반으로 그리고 허벅지로 이어지는 라인이 자꾸만 자극적인 상상을 하게끔 만들었던 것이다. 나는 그런 누나의 모습을 구체화 시키면서 음란한 상상 속으로 빠져들었다.
“윙~~~ 윙~~~~ 윙~~”
침대 머리맡에 둔 핸드폰에 백라이트가 번쩍이며 진동했다. 어느 샌가 잠이 들었던 모양이다.
“여보세요?”
“자니?”
“누나?”
밤 공기만큼이나 가라앉아 있는 누나의 목소리. 근데 무슨 일일까?”
“응.”
“살짝 잠들었던 가봐요.”
“그래?”
짧은 대답 뒤로 불규칙한 호흡이 미세하게 전해졌다.
“근데, 어디 아파요?”
“아니야.”
“밤이라 목소리가 가라 앉아서 그런가?”
“……”
“잠이 안 와요?”
“……”
“누나? 누나?”
전화를 한 건 누난데 아무런 말도 없고 심지어 내 말에 대답도 하지 않았다. 과연 내 말을 듣고 있기라도 한 건지?
“으~응.”
잔뜩 가라앉아있는 누나의 목소리에 비음 같기도 한 약한 신음소리가 잠시 섞여 나왔다.
‘도대체 뭘까? 어디 아파서 그런 것 같지는 않은데.’
하지만 자신의 입으로 아프지 않다고 했으니 다시 물어보기도 그랬다.
“대답이 없어서 잠든 줄 알았어요.”
“……”
다시 이어지는 무응답. 참 난감했다. 허공에 대고 계속 혼잣말을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렇다고 전화를 끊을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렇게 잠시 침묵이 흐르는 사이 수화기 너머로 질척거리는 소리가 약하게 들렸다. 이렇게 늦은 밤이 아니라면 절대 들리지 않을 정도의 약한 소리였다.
“재진아. 누,,나,,, 잘,,게.”
미처 대답을 할 사이도 없이 전화가 끊어졌다. 그런데 그보다 의아한 건 갑자기 왜 그렇게 숨이 넘어갈 듯한 목소리가 된 것이었을까? 뭔가 이상했다. 전화하는 동안 간간히 들렸던 콧바람소리, 그것은 입을 닫고 코로만 호흡할 때 나는 소리였다. 그래서 내 말을 듣고는 있었지만 대답을 하지 못했던 것인가? 그런데 왜 입을 닫고 있었을까…… 혹시?
뭔가 잡히는 게 있었다. 나는 창문을 넘어 조심스럽게 베란다로 나갔다. 그리고 야간 침투작전을 벌이는 군인처럼 벽에 기대어 누나 방 창문 옆으로 다가섰다. 이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과연 내가 생각하고 있는 장면이 연출되고 있을 것인가? 전에 없이 쿵쾅거리는 심장 박동이 고요한 밤의 적막을 깨어버리는 것 같았다.
어슴푸레한 달빛이 방안을 어둑하게 비췄다. 맞은 편 벽에 머리를 놓고 누워있는 누나의 모습, 실루엣 정도로만 보이는 것이지만 발가벗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점점 어둠에 익숙해져 가는 시야로 인해 그 모습이 조금씩 뚜렷해져 갔다. 세워진 채 벌어진 양 무릎, 그 사이에서 바삐 움직이는 손, 그걸 확인 순간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지를 뻔 했다. 일부러 연출을 한 것도 아니고 어찌 이런 일을 경험할 수 있단 말인가! 나는 미친 듯이 빨려 들기 시작했다.
자세히 보이지는 않았지만 클리를 비비던 손을 멈추며 몸을 돌려 엎드린 상태가 되었다. 그리고는 누나의 풍만한 엉덩이가 아래위로 움직였다. 아마 그 아래에선 그녀의 손가락이 곧추서 엉덩이가 자맥질을 칠 때마다 질 속으로 파고 들었을 것이다. 머리카락이 올올이 쭈뼛쭈뼛거렸다. 그리고 잠시 뒤 누나는 맞은편 벽에 손을 집고 상체를 세웠다. 정확히 후배위 자세였다. 그 상태에서 그녀가 할 수 있는 동작은 무엇이었을까? 자세히 보이진 않았지만 배 아래로 손을 뻗어 클리를 만지던지 손가락을 삽입했을 것이다.
어느새 내 한 손이 내 페니스를 쥐고 흔들기 시작했다. 그건 의도한 것도 아니었고 머리에서 명령을 한 것도 아니었다. 아무런 인식도 없이 그저 본능이 그렇게 시킨 것이었다. 그 순간에도 나의 시선은 창 너머의 누나 육체에서 떠나질 않았다. 그렇게 창 하나를 사이에 두고 두 남녀가 벌거벗은 채로 스스로를 위로하고 있었다.
누나는 자세를 바꾸려는 듯 몸을 돌렸다. 나는 급히 몸을 돌려 창 옆으로 숨었다. 그리고 놀란 마음을 진정시킨 후 또다시 조심스럽게 방안을 훔쳐 보았다. 누나는 맞은 편 벽에 등을 기대고 앉아 있었다. 서로 마주보는 방향이라 잘못하면 들킬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누나의 고개가 뒤로 젖혀져 이미 사물을 식별할 수 없는 흥분상태인 듯 했다.
누나의 한 손이 가슴 위에 머물러 있었다. 실루엣으로 흐릿하게 보이는 것이지만 지은이 못지 않게 큰 것 같았다. 다른 한 손은 역시나 아래로 향한 채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스탠드 조명만 켜져 있었어도 누나의 표정을 모두 볼 수 있었을 텐데. 그런 아쉬움도 잠시 내 페니스를 쥐고 흔들던 손의 움직임이 질 속에 손가락을 삽입하는 누나의 움직임과 보조를 같이하기 시작했다. 목이 바짝바짝 타올랐다. 누나의 손이 점점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에 맞춰 엉덩이도 들썩이는 것 같았다. 그리고 꽉 다문 입술 사이로 희미하게 새어 나오는 신음소리, 절정이 임박한 듯 했다. 내 몸도 그에 반응하는 듯 불같이 타올라 절정을 코 앞에 두게 되었다. 하지만 이대로 사정할 수도 없는 노릇, 그 때 건조대 위에 있는 수건이 눈에 보였다. 손을 뻗어 수건을 잡았다. 그리고 내 귀두 부분을 감쌌다.
이리저리 몸을 꿈틀거리는 누나의 모습을 훔쳐보며 페니스를 흔들던 손에 움직임을 더욱 빨리 했다. 드디어 누나의 모든 움직임이 멈춰졌다. 절정의 순간이었던 것이다. 동시에 귀두 위를 감싸고 있던 수건 위에도 나의 정액이 줄기차게 뿜어지기 시작했다. 눈을 뜰 수가 없었다. 섹스에서도 자위에서도 그 동안 느껴보지 못한, 전혀 새로운 종류의 희열에 온 몸이 녹아버리는 듯 했다.
<다음 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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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들어 소라넷 들어오기가 힘드네요.
정통부 감시망에다 헤커 공격까지......
** 엔젤더스트님 ,, 사진은 취미생활로 하고 있습니다. 수진이 누나가 준 미놀타 카메라 지금은 없지만,, ^^
현재는 Canon 30D, 필카는 Pentax MX 쓰고 있어요.
** korsakoff님 ,, 로커 클럽은 아니구요. 다른 사이트에서 눈팅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어요. 수진이 누나에게 선물 받은 카메라 이후로 미놀타는 이상하게 인연이 없어요. 아마 수진이 누나한테 선물 받았던 걸 잃어버리지만 않았더라면 아마 로커 회원으로 활동하지 않았을까 싶네요.
** 무영가님 ,, 이 글은 그러니까 과거 있었던 일을 소재로 하는 거에요.
그래서 왠만하면 있었던 일들을 위주로 풀어가려고 해요.
창작글을 쓰게되면 꼭 그 아이디어를 반영토록 하겠습니다.
최고관리자
가입일 | 2016-08-11 | 접속일 | 2025-01-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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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 2016-08-11 | ||
접속일 | 2025-01-24 | ||
서명 | 황진이-19금 성인놀이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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