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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진이야기] 음란한 동거 - 9부 ← 고화질 다운로드    토렌트로 검색하기
16-08-24 19:50 946회 0건


▒▒ 음란한 동거 ▒▒





“때르르르르릉~~~”

새벽 5시, 탁자 위의 자명종이 시끄럽게 울렸다. 손을 뻗어 자명종 위의 스위치를 누르며 무릎을 꿇고 앉았다. 잠든 사이 누가 눈꺼풀에 순간 접착제라도 붙여 놓았는지 떠지지 않는 눈, 그대로 다시 잠에 빠져들 것만 같았다.

“재진아!”
“네, 일어났어요.”
“5분 안에 준비해.”
“네.”

눈을 감은 채 침대 밖으로 걸어 나왔다. 그리고 창가로 다가가 큰 숨을 내 쉬었다. 뒷산에서 불어오는 아침 바람이 내 얼굴과 맨 몸을 스쳤다. 그제서야 겨우 떠지는 눈, 양 팔을 머리 위로 올리며 기지개를 폈다.

‘어디까지가 현실이고 어디까지가 꿈인가?’

거친 숨소리를 뿜으며 내 앞을 뛰어가는 누나의 모습이 슬로우 비디오 화면처럼 느릿하게 보였다. 난 아직도 꿈에서 깨지 못한 것인가?

“뭐해? 안 뛰어?”

어느새 저만치 앞에서 나를 부르는 누나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제서야 잠에서 깬 듯 정신이 들었다. 모르긴 해도 지금은 꿈이 아니구나!

“자~ 정상까지 전력으로 질주하는 거에요.”
“여기서부터?”
“네, 이제 스퍼트하는 거리를 좀 늘려야죠. 저한테 잡히면 안 되요. 자~ 준비!”
“앗, 잠깐만…… 넌 20까지 세고 나서 뛰어.”
“오케이. 자~ 시작! 하나, 둘, 셋,”

비탈길을 박차고 오르는 누나의 뒷모습을 확인하면서 천천히 숫자를 셌다. 누나 발목이 원래 저렇게 얇았던가? 발목 얇은 여자들이 색욕이 강하다던 친구의 말이 떠올랐다. 확인할 수 없는 사실에 빙긋 웃으며 발을 굴렀다.

“헉~~ 헉~~~ 재진아~, 잠깐만 쉬었다 가자!”
“계속 뛰어요. 얼마 안 남았어요.”
“아~~ 너무해! 하~~ 학~~ 오늘따라 왜 이렇게 힘들지?”
“말을 하니까 힘들죠. 어서 뛰어요.”

이번 년 들면서 매일같이 뛰어올랐다는 이 산길, 나와 함께 뛰기 시작하면서 4구획으로 나눠 천천히 그리고 전력질주, 이 두 가지 페이스로 조절하며 달렸다. 이런 훈련을 해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입에 단내가 날 정도로 힘든 것이다. 게다가 오늘은 비탈길 스퍼트를 전에 하던 것보다 1.5배나 늘렸으니 더 힘든 것은 당연했다. 그런데도 누나는 진짜 운동선수가 된 것마냥 더 이상의 투정 없이 열심히 뛰어올랐다.

“허~~ 헉~~ 드디어 다 올라왔다.”
“힘들죠?”
“죽을 것 같아.”
“그럼 앞으론 천천히 뛸까요?”
“아냐, 계속 이렇게 해.”
“몇 kg 더 감량해야 된다고 그랬죠?”
“3kg.”
“지금도 괜찮아 보이는데 그 3kg 꼭 더 빼야 되요?”
“응. 웨딩드레스 입으려면…… 내년이긴 하지만 미리 준비하는 거지.”
“아, 근데 웨딩드레스 맞추는 거 아니에요?”
“그러긴 한데, 혹시나 불안하기도 하고 또, 내가 젤 괜찮았을 때가 54kg 나갔을 때거든.”
“그럼 지금 57kg네요!”
“앗, 말해버렸다.”
“벌써 한 10kg 정도 빠졌다고 하셨으니까 그럼 전엔 몇 키로였다는 거에요?”
“악~~~~~ 계산하지마, 계산하지마~~”

누나는 깜짝 놀란 표정으로 내 입을 틀어 막았다. 난 왜 그리도 그 상황이 재미있는지 누나의 팔에 감겨 계속해서 웃어댔다. 하지만 한편으론 씁쓸하기도 했다 이렇게 예쁘게 가꾸어서 결국 다른 사람 주는 꼴이지 않는가! 이런 걸 죽 쒀서 개준다고 하나? 딴 놈 좋은 일만 시키는 꼴이라니!

“배에 왕(王)자도 만들었음 좋겠어.”
“에? 여자가 왠 왕(王)자?”
“남자들 같은 왕(王)자 말고 살짝 윤곽만 있는 거. 한국 여자들은 그냥 슬림한 몸을 좋아하지만 외국 여자들은 나름대로 근육도 좀 있는 몸을 좋아하거든.”
“맞아요. 저도 그런 여자들이 더 매력 있던데.”
“스페인 갔을 때 태닝한다고 해변에 가니까 그런 여자애들이 너무 이뻐 보이더라고.”
“누난, 손 발이 외국 애들만큼 기니까 운동하면 그런 몸 나오겠다.”
“정말 그렇게 만들 수 있을까?”
“그럼 앞으론 근력 운동도 조금씩 해 봐요.”
“그럼 덤벨이라도 살까?”
“음…… 제가 한 번 보고요. 오늘은 일단 무릎 꿇고 팔 굽혀 펴기(pushup), 크런치(crunch) 그리고 맨손으로 스쿼트(squat) 하는 것까지 가르쳐 드릴께요.”

하루가 24시간이라는 건 늘 변함없는 진실이다. 하지만 그날은 24시간이 아니라 72시간이 하루인 듯 느껴졌다. 그것은 수업이 지루해서도 아니고, 심심해서도 아닌 기다림에 애가 탔기 때문이었다. 이틀 전부터 시작된 누나와의 늦은 밤의 대화에 나의 하루가 모두 응집되는 듯 했다.

학교 주위에는 운동기구를 파는 곳이 없어서 수업을 마치자마자 서둘러 시내로 나갔다. 저녁시간인데도 후덥지근한 날씨, 한참 동안 발 품을 팔아 2kg짜리 덤벨 한 쌍, 바닥에 깔 매트 두 장, 그리고 자전거 타이어 속에 들어가는 고무튜브를 사 들고 집으로 돌아왔다.

“왔어?”
“네.”
“근데 뭘 그렇게 가지고 온 거야?”
“누나 근육도 좀 만들고 싶다면서요.”
“그 거 사온다고 늦었던 거야?”
“네.”
“누나 오늘 일찍 왔는데 전화하지.”
“그럴 걸 그랬나?”
“으이구, 아무튼 얼른 씻고 와. 밥 먹자!”

저녁 식사 후 누나와 산책을 다녀왔다. 그리고 곧바로 거실 바닥에 매트를 깔고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었다.

“아흐~ 나도 오랜만에 하니까 완전 몸이 굳어버렸네.”
“하하, 난 잘 되는데. 몸은 내가 더 유연한 가봐.”

스트레칭을 하는 동안 서로의 손을 잡아서 당기기도 하고, 상체를 눌러주기도 하고, 서로의 등을 맞대는 등 계속해서 스킨십이 일어났다. 미리 염두 했던 것은 아니지만 괜스레 기분이 좋았다.

스트레칭에서 근력운동까지 1시간 가량 이어졌다. 힘든 건 둘째치고 덥고 습한 날씨 때문에 나도 누나도 땀에 흠뻑 젖었다.

“너 먼저 씻어.”
“아뇨, 누나 먼저 씻으세요.”
“시간 걸릴 텐데, 넌 오래 안 걸리잖아.”
“전 좀 더 하려고요.”

누나가 욕실로 들어간 사이 나는 땀에 흠뻑 젖은 티셔츠를 벗어 버렸다. 그리고 식탁 의자에 양 발을 올리고 팔 굽혀 펴기를 시작했다. 횟수에 상관없이 팔이 부들부들 떨릴 정도까지 상체를 밀어 올렸다. 힘이 다해 쓰러지면 올렸던 다리를 바닥에 내리고 했고, 그마저도 한계에 부딪히면 무릎을 꿇고라도 계속했다. 몸에 과부하가 걸릴수록 운동에 효과는 크다. 그렇게 다섯 세트로 마무리를 짓고 식탁 의자 두 개를 이용한 삼두근 운동으로 이어갔다. 양 팔을 등뒤로 돌려 의자 끝부분을 잡은 후 맞은편에 놓아둔 다른 의자 위에 양 다리를 올렸다. 옆에서 보면 몸이 <ㄴ>가 되는 형태다. 그 상태로 팔을 움직여 상체를 아래로 위로 반복해서 움직였다. 횟수를 거듭할수록 삼두에 찢어지는 고통이 수반되었다. 말 그대로 땀이 비 오듯 흘렀다. 역시나 다섯 세트로 마무리를 짓고 크런치에 돌입했다. 복근에 전해지는 고통이 이루 말할 수 없었다. 하지만 고통이 클수록 효과는 비례한다.

거실 벽에 걸려있는 전신거울에 몸을 비춰봤다. 근육의 굴곡을 타고 여기저기서 흘러내리는 땀줄기들. 오일을 발라놓은 것처럼 상반신이 번들번들거렸다.

“우와~ 왕(王)자 봐!”

때마침 욕실 문을 열고 나온 누나가 거울 속에 비친 내 모습을 보고 소리를 질렀다.

“예전에는 훨씬 선명했는데……”
“자랑하는 거야!”
“뻥 좀 보태서 손마디가 들어갈 정도가 되야 진정한 왕(王)자라고 인정해 주거든요.”
“한번 만져봐도 돼?”
“만져보세요.”

물론 호기심의 발로였겠지만 그토록 세세하게 만질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기껏 손가락 끝으로 꾹꾹 눌러 보겠거니 했는데 손바닥을 배 위에 대고 6개의 피스 하나하나를 천천히 그리고 세밀하게 만졌던 것이다. 어찌 보면 그런 누나의 손 움직임은 의도한 것은 아니겠지만 꽤나 자극적인 것이기도 했다.

“우와, 몸 좋은 줄은 알았지만 이정도 인줄은 몰랐어. 빨래판 같아. 가슴도 움직이니?”
“가슴 위에 손 올려 보세요.”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배 위에서 머물렀던 누나의 손바닥이 내 젖꼭지를 스치며 미끄러지듯 가슴 위로 올라왔다.

“야~~ 멋지다.”
“여자들은 근육질 싫어하던데.”
“큰 근육은 부담되는데 너 정도면 슬림한 게 딱 적당해.”
“누나 기준이겠죠.”
“아닐걸?”
“제발 다른 여자들도 그렇게 생각해줬음 좋겠네요.”
“아냐, 나만 그렇게 생각하는 거야. 그러니까 한눈 팔지마! 하하하하.”
“금새 말을 바꾸시네.”
“자, 자, 누나가 생과일 주스 만들어 줄 테니까 얼른 씻고 나와.”
“잠깐만요.”
“왜?”
“만지고 그냥 가는 게 어디 있어요?”
“뭐?”
“내 가슴 만졌으니까 누나도 대요.”

물론 장난이었다. 요즘 들어 늘 먼저 장난을 걸어오는 누나를 나름대로 놀려보고 싶은 마음에 순간적으로 생각해낸 아이디어였다. 하지만 누나는 요놈 봐라! 라는 표정을 짓더니 역으로 공격해 왔다.

“자!”

누나는 만질 수 있으면 만져보란 표정으로 가슴을 쭉 내밀었다. 당연히 내가 그러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난 그렇게 맞대응 하리라곤 상상하지 못했던 탓에 시켜서 행동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손을 뻗어 누나의 가슴에 손을 올렸다. 이건 정말이지 내 의지는 하나도 없는, 그저 누나의 반응에 당황해서 나도 모르게 행한 행동이었다. 게다가 샤워를 마치고 브래지어를 하지 않았는지 그 느낌이 너무 직접적이었다. 그 때문에 누나보다도 내가 훨씬 더 놀랠 수 밖에 없었다.

“앗!”
“어쭈!”
“일부러 그런 게 아니에요. 누나가 갑자기 가슴을 들이미니까 놀래서~”

누나도 내가 당황해서 그랬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일부러 오버하는 표정을 지으며 눈을 흘겼다.

“너 두고 봐!”
“아~~~~ 빨리 씻어야겠다. 누나 나 씻을게요.”
“그래 일단 씻고 나와. 맘껏 만져줄 테니까.”

내가 샤워를 마치고 나왔을 때 누나는 생과일 주스를 만들고 있었다.

“윽~~~ 주스에서 술 맛 나요!”
“하하, 누나가 보드카 남은 거 좀 넣었어.”
“보드카요?”
“응, 전에 마시다 남은 거.”
“보드카는 또 언제 마셨대요?”
“잠 안 오면 한 잔씩 하고 잤었어.”
“누나 보드카 마시는 건 못 본 것 같은데.”
“너 여기 들어오기 전까진 매일 마셨었어. 심심하기도 했고, 무섭기도 했고, 우울하기도 했고……”
“지은이 들어와서 살기 전엔 누나 혼자 살았을 거 아니에요.”
“응. 근데 원래부터 하나인 것 하고 둘이었다가 하나 되는 것하고는 차이가 있더라고. 사표 쓰고 서울로 갈 생각까지 했었는데 무슨 미련이 남았는지…… 아마 네가 그 때 전화 안받았음 나 벌써 여기 떴을지도 몰라.”
“진짜요?”
“응. 네가 있어서 참 다행이야.”
“그럼 제가 누나한테 얹혀 사는 것만은 아니었군요. 하하하~”
“그럼, 내가 빈말한 줄 알았어?”
“제 맘 편하게 해 줄라고 그런 줄 알았죠. 근데, 내년엔 어떡하시려고요?”
“내년 가을에 결혼하니까 늦어도 6월 달 안엔 여기 생활 정리해야겠지. 그리고 결혼하면 미국에서 잠시 살아야 될 거야.”
“일 관두고 살림하는 거에요? 그 동안 쌓았던 경력이 아깝잖아요.”
“아니, 거기서 공부를 더 할 수도 있고, 아님 사설 연구소로 들어갈 수도 있고, 그건 아직 결정 못했는데 살림을 하진 않을 거야. 남자친구도 시부모님도 내 일 하라고 하시거든.”

이곳엔 수진이 누나에게 친구가 없다고 했던 지은이 말이 떠올랐다. 연구소 생활이 어떠한지 정확히는 모르지만 나이에서 치일 것이고, 여자라고 치일 것이었다. 게다가 같은 또래의 연구소 식구라고 해봐야 일반 사무직원일 테니 그들에게 연구원 신분인 누나가 편할 리 있겠는가! 어쩌면 편견이란 벽이 누나에게서 친구를 사귈 기회를 박탈했던 것인지도 몰랐다.

“산다는 게 뭘까?”
“네?”
“그제, 어제 네 이야기를 들으면서 네가 무척 부러웠어.”
“왜요?”
“넌 그렇게 가슴 떨리는 경험들이 있잖아.”
“그렇다고 그런 경험이 인생의 전부라고 할 수도 없잖아요.”
“물론 그렇겠지! 하지만 네 인생에 비하면 내 인생은 참 밋밋하고 재미없었던 것 같아. 책에 둘러 쌓여서 보냈던 시간을 제외하면 별로 기억나는 것도 없거든. 그렇다고 공부가 좋아서 한 것이라면 이렇게 허탈하지도, 억울하지도 않을 텐데…… 난 사실 그것 밖엔 할 줄 아는 게 없었어. 그게 내가 해야 할 유일한 거라고 믿고 살았었고.”
“그럼 누난 결혼할 형 말고는 남자친구 사겨 본 적 없었어요? 미국은 우리나라보다 연애에 있어서 훨씬 자유롭고 오픈 되어 있는 줄 알았는데……”

지은이의 말로는 한 명이 더 있었다지만 그걸 아는 척 할 수가 없었다. 누나 뒤에서 누나 이야기를 가십거리로 삼았다는 느낌을 주기 싫었고, 행여나 지은이가 모르는 또 다른 이야기가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작용했던 것이다.

“미국 있을 땐 작은 아버지 집에서 살았거든. 우리 집만큼이나 보수적인 분위기였어. 정말 꿈도 못 꿨지. 그러다가 대학 입학하고 기숙사 생활하면서 처음.”
“미국사람이었어요?”
“아니, 한국에서 유학 온 아저씨.”
“아저씨? 왠 아저씨요?”
“나보다 16살이나 많았으니까.”
“에?”
“애도 둘이나 있었어.”

아이 둘과 와이프를 한국에 남겨두고 미련이 남았던 공부를 하기 위해 홀로 유학 온 아저씨라는 말에 놀랍다 못해 실망스럽기까지 했다. 도대체 왜? 무엇 때문에 누나는 그런 말도 안 되는 상대에게 마음을 주었던 것일까?

“유부남이란 걸 첨엔 몰랐던 거에요?”
“아니. 날 사랑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거짓말은 안 했었어.”

누나는 잠시 말을 끊고 생각에 잠겼다. 그리곤 별로 무겁지 않은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자긴 와이프도 사랑하지 않는다고 했고 나도 사랑할 마음이 없다고 했어. 자긴 사랑을 믿지도 꿈꾸지도 않는다고 했어.”
“그 아저씨 잘 생겼어요?”
“아니, 그저 그랬어.”
“그럼 도대체 누난 뭐 때문에 그 아저씨 사귄 건데요?”
“그러게, 왜 사겼을까?”

누나는 그 아저씨의 자유를 꿈꾸는 모습과 그 이면에서 외로움에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고 빠져들기 시작했다고 했다. 그리고 자신의 현실을 숨김없이 이야기하면서 자신을 가까이 하지 말라는 말에서 또 한번 매력을 느꼈다고 했다. 그런 것이 누나의 모성본능을 자극한 것일까?

“아저씨는 손을 뻗어도 잡을 수 없는 사람이었어. 같이 있으면 늘 꿈을 꾸는 것 같았고. 모르겠어. 내가 너무 순진했었던가 봐. 말이 안 되는 상황인걸 알면서도 내 모든 걸 다 주고 싶었거든.”
“그럼 첫경험도 그 아저씨?”
“응. 아저씬 몇 번이나 거절했었지만 내가 그 아저씨 아니면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럼 누나도 나 못지 않은 경험 한 거네요!”
“대신, 난 단 한번도 마음을 못 받았잖아. 아저씨는 처음에도 그랬고 헤어질 때도 그랬고 내 몸만 받았던 거야.”
“그건 아저씨가 미리 말한 거라면서요?”
“응. 원망하지 않아!”
“그럼 그 아저씨 이후엔요?”
“결혼할 오빠.”

생긴 것도, 모든 조건도 그 둘은 비교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런데도 그 아저씨에게 느꼈던 애틋한 감정이 결혼할 오빠에게선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고…… 한 땐 그것이 미안해서 결혼을 다시 생각하기도 했었지만 연애를 할 인연과 결혼을 할 인연은 따로 있다는 말에 그것이 자신의 인연이고 운명이라 생각하게 되었다고 했다.

“어릴 땐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었어. 근데 어느 날 문득 사랑과 결혼은 전혀 별개의 것이라고 생각되더라고. 그래서 지금은 사랑의 완성이 결혼이라고 생각하지 않아.”
“저도 사랑에 대해선 전혀 몰라요. 별 기대도 안하고요. 하지만 사람들은 살면서 사랑을 완성해 가는 거라고도 하잖아요.”
“그런 사람들에겐 내 말이 궤변으로 들리겠지! 논쟁하고 싶지도 이해시키고 싶지도 않아. 하지만 사랑을 완성시켜 간다는 말은 현실과 너무 동떨어져 있어. 어쩌면 내가 생각하는 사랑과 그 사람들이 생각하는 사랑이 달라서 일수도 있겠지만. 아무튼 결혼이 내가 생각하는 사랑을 퇴색시킬 거라면 애초에 사랑하는 사람이 아닌 인생에서 최고의 동료가 되어줄 수 있는 사람과 결혼하는 게 맞지 않을까 싶어.”

누나와 통하는 뭔가가 있어서였을까? 난 그 말에 깊이 공감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런 훌륭한 동반자를 만난 지금, 왜 내 이야기에서 부러움을 느꼈단 말인가?

“그럼 제 이야기가 부러웠다는 말은 뭐에요? 일방통행이었지만 사랑도 해봤고, 최고의 동료도 만났잖아요.”
“난 사랑을 했다고 말한 적은 없는데?”
“그 아저씨한테 애틋한 감정 느꼈다면서요?”
“애틋한 감정이었기는 하지만 사랑은 아니었어. 그리고 난 사랑을 못해봐서 네가 부러웠다는 말이 아니야.”
“그럼요?”
“내가 말했잖아. 난 너무 짜인 대로만 살아왔다고. 게다가 내년에 결혼까지 하고 나면 그 때부터는 눈감고도 그릴 수 있는 뻔한 인생을 살게 될 거야. 그게 너무 시시하고 답답하고 숨 막혀! 그러다 보니까 나도 모르게 자꾸 현실과 반대되는 일들을 상상하게 되고 꿈꾸게 되고…… 그런데 너의 경험담은 내가 상상하던 그 이상의 일들이었어. 나에게 있어 세상의 모든 탈출구가 너의 이야기 속에 다 들어 있는 것 같았거든. 넌 모를 거야. 너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내가 얼마나 가슴 떨리고 짜릿했는지. 게다가 원초적인 자극까지……”
“……”
“생각해 봐. 그렇게 상상하기조차 힘든 일을 경험한 사람이 얼마나 될지. 난 사랑 이야기보다 너의 그 이야기들이 훨씬 더 와 닿았어. 정말이지 부럽기도 했고.”

순식간에 누나는 다른 사람이 되어있었다. 첫 남자인 아저씨 이야기를 할 때만해도 사랑을 그리워하는 순수한 소녀의 모습이었던 것이 이젠 일탈을 꿈꾸는 성숙한 여인으로 돌변했던 것이다. 나는 그것이 변절이라고 느끼지도 실망스럽지도 않았다. 오히려 정체를 알 수 없는 기대의 씨앗이 싹을 띄우는 것 같았다.

‘부럽다는 말은 그런 걸 원한다는 뜻인가?’

그 날 밤에도 나는 많은 생각에 휩싸였다. 하지만 이 전의 두 밤과는 달리 종잡을 수 없는 생각이 아니었다. 예전에 지은이가 말했던 대로 수진이 누나는 이대로 한 남자의 여자가 된다는 것을 아쉬워하고 있었고 일탈을 꿈꾸고 있다는 것을 오늘 확실히 알게 되었다. 문제는 그것이 단지 생각에 그치는 것인지 아니면 실현까지도 해 보고 싶어하는 것인지의 여부이다. 물론 그런 생각이 있는 이상 계기만 생긴다면 얼마든지 현실로 이어지겠지만 그 계기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 하지만 내 성격상 능동적으로 계기를 만든다는 것이 불가능했다. 그렇다고 감나무 밑에 누워서 감이 떨어지기만을 기다리는 것도 너무 막연한 기대다.

‘다시 한번 찬찬히 생각해 보자! 누나는 나를 남자로 생각하는가? 남자로 생각하는 것 같아. 그렇지 않다면 어젯밤 전화해서 음란한 행동을 하지도 않았겠지!’

하루 종일 잊고 있었던 어젯밤의 장면들이 눈앞에 그려졌다. 왜 그것을 잊고 있었을까? 아니 어떻게 그런 자극적인 일을 잊어 버릴 수 있었을까? 아직 채 하루가 지나지도 않은 일인데. 내가 너무 긴장을 했던지, 따라가기 힘들 정도로 상황이 너무 급변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좀 더 정확한 정황을 파악하고 싶었지만 어젯밤의 황홀했던 장면들에 사로잡힌 후로는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다. 페니스는 또다시 빳빳하게 굳어져 천정을 향해 있었다. 도대체 오늘만도 몇 번이나 발기했던가! 어젯밤 훔쳐봤던 장면들을 처음부터 떠올리며 페니스를 쓰다듬기 시작했다. 미끌미끌한 애 액이 손 마디를 적셨다.

“윙~~~~ 윙~~~~~~~”

진동모드로 되어 있는 핸드폰이 침대 머리맡 탁자에서 요란하게 울렸다.

“여보세요?”
“잤어?”
“아뇨. 잠이 안 와요.”
“피곤하긴 한데 나도 잠이 안 와.”
“맥주라도 한 캔 할까요?”
“아니. 그냥 이렇게 잠 올 때까지 얘기나 하자.”
“또 어제처럼 대답도 안 하다가 끊으려고요?”
“아… 아냐!”

그렇게 대화가 시작되었지만 이야기는 갈피를 잡지 못하고 이리저리 둥둥 떠다니는 기분이었다. 아마 서로 하고 싶은 이야기는 따로 있는데 선뜻 용기를 내지 못하는 때문인지도 몰랐다.

“누나도 경험담 이야기해주세요.”
“무슨 경험담?”
“저도 이틀 동안 이야기 해드렸잖아요.”
“아까 이야기 했잖아. 그 두 사람말곤 정말 사귄 사람 없었다니까!”
“아뇨. 그 말이 아니라……”
“그럼?”
“제가 이야기한 것처럼 자세하게 말해달라고요.”
“얜, 창피하잖아!”
“저보곤 자세하게 이야기 하랬으면서.”
“난 정말 특별할 게 없는데.”
“그래도요.”
“정말 듣고 싶어?”
“네.”

누나는 수줍어했지만 주저하지는 않았다. 어쩌면 이런 분위기를 은근히 바랬던 것은 아닌지.

“그 아저씨 알게 된지 3개월쯤 지났을 때……”

그렇게 시작된 누나의 첫경험은 정말이지 별다를 게 없었다. 처음이어서 너무 아팠고 그래서 두 번 다시 하기 싫었다고, 하긴 그 아저씨 입장에서 숫처녀를 데리고 뭘 제대로 할 수 있었겠는가!

“그럼 결혼할 형은 누나랑 잘 맞아요?”
“음…… 나쁘진 않은데 딱히 좋다고 생각해 본 적도 없어.”
“그럼 그 아저씨랑 비교하면?”
“아저씨가 좀 더 좋았던 것 같은데……”

경험담은 이야기 할 때 듣는 사람만이 감흥을 느끼는 것은 아니다. 어떤 면에선 말하는 사람이 오히려 더욱 그럴 수 있다. 듣는 사람은 상상에 의존하게 되지만 말하는 사람입장에서는 기억만 떠올리면 되는 것인데다 그 때의 감정까지 되살아나면 그야말로 후끈 달아 오르게 된다. 나는 이미 그런 상황을 이틀 동안 경험했었다. 그래서 뻔한 이야기인데도 불구하고 누나에게 이것저것 계속해서 질문했던 것이다.

“아저씨랑 제일 기억나는 경험은 뭐에요?”
“음……”

누나가 잠시 머뭇거렸다. 그것은 생각을 떠올리려는 것이 아니라 뭔가 주저하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나는 재촉하지 않았다. 흐르는 물에 댐을 세울 수는 없듯이 이미 분위기는 무르익고 있었고 누나는 절대 이 상황을 거부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너 혹시 폰 섹스라고 들어본 적 있니?”
“폰 섹스요?”

처음으로 들어보는 단어였다. 하지만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충분히 알 수 있었다. 그 단어의 존재는 몰랐지만 이미 형수님과 몇 번이나 경험을 했던 탓이다. 그러나 일단 짐짓 모른 체 받아넘겼다. 누나가 어떻게 설명하는지도 궁금했고 설명하면서 분위기가 어떻게 변할지도 내심 기대되었기 때문이었다.

“음…… 너 형수님이랑 서로 마주보면서 자위했었다고 했지?”
“네.”
“그러니까 폰 섹스는 마주보는 대신 전화로 그 상황을 연출하는 거야.”
“전화 통화하면서 자위를 한다고요?”
“응.”
“서로 볼 수 없는데 어떻게?”
“볼 수는 없지만 대화는 할 수 있잖아.”
“어떤 대화요?”
“뭐, 신음소리도 전달되고, 서로의 상황을 설명하기도 하고, 서로 어떻게 하고 싶다고 이야기도 하고……”
“음…… 생각만해도 굉장히 자극적이네요.”
“응.”
“자주 했었어요?”
“못 만날 땐.”
“누난 언제부터 자위했어요?”
“방학 때 아저씨가 잠시 한국에 들어간 적이 있었어. 그 때 처음 하게 됐지.”
“어디서요?”
“어디긴 집에서지. 방학이라서 집으로 돌아와 있었거든.”
“그 이야기 조금만 더 해주세요.”
“그 날 따라 작은 어머니도 집을 비우셔서 집엔 나 말고 아무도 없었어. 그런 상황 때문인지 기분이 묘해지더라고. 게다가 아저씨하고 관계 못한지도 2주정도 흘러서 욕구가 좀 생기기도 했던 것 같아. 아무튼, 첨엔 자위를 어떻게 하는지도 알지 못했는데 아저씨가 입으로 해줄 때 느낌이 좋았던 게 기억나서 그걸 떠올리면서 클리토리스를 문질러 봤어. 살짝 건드리기만 해도 찌릿찌릿한 게 기분 좋더라구.”
“그럼 그 뒤로는?”
“그 당시에는 거의 매일 했던 것 같아. 오르가즘까지 도달은 못해도 그냥 그 짜릿한 느낌이 좋았거든.”
“그럼 요즘은요?”

몰라서 물어본 것이 아니었다. 어제 내 눈으로 직접 확인했는데 왜 모르겠는가! 나는 누나가 어찌 대답할지 그것이 궁금했던 것이다.

“그건 비~밀!”

비밀이라는 누나의 대답은 누가 들어도 자위를 한다는 의미라고 해석할 것이다. 어제 장면을 목격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말이다.

“그럼 결혼할 형이랑은 폰 섹스 안 해봤어요?”
“오빠는 나의 그런 모습 전혀 몰라. 고리타분하기도 하고, 보수적이기도 하거든. 그래서 내가 오빠한테 별 매력을 못 느끼는 건가?”

더 이상 물어볼 말이 없었다. 이래저래 머리를 굴려봐도 대화의 공백만 길어질 뿐이었다.

“재진아?”

이대로 분위기가 끊어질까 전전긍긍 아쉬워만 하던 차에 누나가 내 이름을 불렀다. 설마 전화 끊고 자자고 하는 것인가?

“네?”
“무슨 생각해?”
“폰 섹스요.”

생각하고 한 말이 아니라 순간적으로 그 말이 튀어나왔다.

“넌 보면서도 했으면서 그게 뭐 대단하다고.”
“그래도 색다를 것 같아서요.”
“색다르다니?”
“보면서 할 때는 말은 거의 안 하거든요.”
“그래?”
“상황을 설명할 필요가 없잖아요. 그리고 시각에만 몰입 하는 거니까. 근데, 폰 섹스는 청각에 의존하는 거고 상상도 해야 되니까 비슷한 것 같지만 전혀 다른 매력이 있을 것 같아서요.”
“생각해보니까 그러네.”

다시 대화가 끊어졌다. 하지만 침묵은 그리 길지 않았다.

“해보고 싶니?”

심장이 내려 앉는 줄 알았다. 내 귀를 몇 번이나 의심했는지 모르겠다. 그런 말이 나오기를 너무나 기대했지만 정말로 누나의 입에서 나올 줄이야! 하지만 “네”라고 바로 대답할 수가 없었다. 쉽게 대답하면 말을 꺼낸 누나가 오히려 후회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기회만 있다면요.”
“그럼 지금 누나랑 해볼래?”
“진심이에요?”
“왜, 싫어?”
“싫을 리가 있겠어요? 단지 제 호기심 때문에 하는 것보다 누나도 감정이 생겼을 때 하는 게 더 좋을 것 같아서 그러죠.”
“그럼 뭐가 달라?”
“몰입하는 게 다르겠죠. 그럼 느끼는 것도 다를 거고요.”
“그럼 걱정 하지마. 대신 한가지 지켜줘야 할게 있어.”
“그게 뭔데요?”
“폰 섹스는 폰 섹스로 끝내야 돼. 내가 무슨 말을 하던지 그건 단지 이순간일 뿐이라는 거야. 무슨 말인지 알겠지?”
“무슨 말인지 알아요. 형수님이랑 마주보고 하면서도 선을 넘기지 않았는데요. 그러니까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그래 고마워!”

본론으로 들어가기도 전에 온 몸이 뜨겁게 불타올랐다.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이렇게 음란한 행위를 구두로 제안 받고 합의하는 과정, 이 과정 자체만도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엄청난 쾌락과 흥분이 있었다.

“막상 하려니까 엄청 떨리네.”
“저도 그래요.”
“그리고 내가 리드하는 건 처음이거든. 그러니까 너도 잘 도와줘야 돼.”
“어떻게 하면 되는데요?”
“음…… 창피해하지 말고 하고 싶은 말, 표현하고 싶은 거 솔직하게, 알았지?”
“네.”

생전 처음 해보는 것인 냥 연기를 했지만 떨리는 마음은 처음 때보다 더했다. 그도 그럴 것이 그 땐 이미 형수님과 그보다 진한 행위들이 진행되었던 상태이기도 했고, 뭘 알고 한 것도 아니어서 이렇게 긴장할 틈이 없었다.

“지금도 다 벗고 있니?”
“네.”
“어떤 상태야?”
“아까부터 계속 흥분해 있었어요.”
“그럼 페니스 커져있니?”
“네, 빳빳하게 일어나 있어요. 뜨거워요.”
“아~~ 빨고 싶어.”

흔들리는 누나의 음성, 세상에 그보다 더 자극적인 말이 있을까 싶었다.

“빨아 주세요.”
“응 빨아줄게.”

수화기 너머로 쪽쪽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아마도 자신의 손가락을 내 페니스라고 생각하고 빠는 모양이었다. 상상으로 만들어진 이미지와 귀에 들리는 소리가 심장을 강하게 조여왔다.

“아~, 누나 너무 좋아요.”
“나도 좋아~ 재진이 자지 너무 맛있어.”
“물이 많이 나와요. 벌써 손마디 사이에 다 묻어버렸어요.”
“아~~ 핥아 먹고 싶다.”
“누나는 어때요? 물 나와요?”
“나오는 정도가 아니야. 막 흐르는 것 같은 느낌이야.”
“아후~~~ 저도 혀로 다 핥아 먹고 싶어요.”
“너무 좋아. 짜릿해!”
“누나 클리 빨고 싶어요.”
“재진아 빨아줘!”
“누나 손이 제 혀라고 생각하시고 클리 만지세요.”

이번엔 내가 수화기 너머로 쪽쪽거리는 소리를 실어 보냈다. 떨리는 누나의 숨결과 우는듯한 신음소리가 쉴새 없이 새어 나왔다.

“아~~~ 재진아~, 너, 넌 너무 섹시해.”
“누나도 정말 섹시해요. 요즘 들어서 누나만 생각하면 가슴이 요동치는 걸요.”
“정말이야?”
“네. 누나 눈빛, 목덜미, 가슴, 힙, 허벅지, 종아리, 발목…… 얼마나 섹시한지 모르죠?”
“아~~누나가 비밀 하나 알려줄까?”
“무슨 비밀요?”
“나, 어제 너한테 전화했을 때도 자위하고 있었어?”
“진짜에요?”

알고 있었지만 놀래는 척 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 사실을 자신의 입으로 실토하다니, 그것이 놀라울 따름이었다. 이런 상황이 아니었다면 절대로 말하지 못했을 텐데, 누나도 그만큼 몰입하고 있었다는 의미라 여겨졌다.

“응, 네 이야기 들을 때부터 진정이 안됐었거든. 방에 들어와서 보니까 팬티가 흠뻑 젖었더라구. 도저히 그냥 잘 수가 없었어. 그런데 자위 중에 네 목소리가 너무 듣고 싶어지는 거야. 네 목소리 들으면 더 흥분할 수 있을 것 같았어. 그래서 전화했었어.”
“아~~ 누나가 그렇게 말하니까 진짜 흥분돼요. 미치겠어요!”
“나, 재진이 너 생각하면서 자위 자주 했었어.”
“언제부터요?”
“너랑 지은이 섹스 하는 소리 들은 뒤부터.”
“그럼 그 날도 했어요?”
“그건 아닌데, 며칠 후부터…… 자꾸 네 생각이 나더라구. 질투심도 생기고…… 그리고 너 발가벗고 자는 모습 본 날도 했어. 엎드려 자는 모습도 섹시했는데 네가 갑자기 몸을 돌리니까 발기한 페니스가 보이더라구. 크고 딱딱해 보이는 게 정말 너무 빨고 싶었어. 넌 누나 생각하면서 자위한적 없니?”
“왜 없겠어요. 어제도 했는데요.”
“정말?”
“네, 누나 전화 끊고 나서 기분이 묘해지더라고요. 자꾸 누나 생각이 나서 잠도 안 오고 그래서 했어요. 그리고 누나 방금 누나가 전화하기 전에도 페니스 만지고 있었어요.”
“네 몸을 봐서 그런지 이미지가 쉽게 떠올라. 굉장히 자극적이야. 넌 너무 섹시해.”
“귀두에서 물이 질질 흘러요.”
“재진아 소리 들려줘. 페니스 잡고 흔드는 소리.”

무슨 의미인지 바로 알 수 있었다. 수화기를 페니스 가까이에 대고 손을 앞뒤로 재빠르게 움직였다. 애 액 때문에 지걱지걱거리는 소리가 계속해서 들렸다. 애 액이 흘렀을 때 소리가 난다는 것을 누나는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이다.

“누나 들렸어요?”
“아~~~~ 어떻게…… 나 너무 좋아! 재진아, 누나도 들려줄까?”
“네.”

이번엔 수화기 너머로 질컥거리는 소리가 쉴새 없이 들렸다. 물이 많이 나오는지 소리가 선명하게 들렸다. 보이지는 않았지만 손으로 질 입구와 질 속을 마구 비벼대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아~~ 재진아~~”
“누나 보지에 삽입하고 싶어요.”
“넣어줘!”
“다리 벌려주세요.”
“벌렸어. 천천히 넣어줘!”
“자~ 누나 손가락이 제 자지라고 생각하고 천천히 넣어보세요.”
“아~~~~~으~~”
“천천히 넣었다 뺐다 하세요.”
“아~~ 어떻게 너무 좋아! 물이 막 흘러~”
“후~~ 조금만 더 빨리 움직여 보세요.”
“흐~~~~읏!! 재진아 세게 박아줘!”
“다리를 당겨 올려요.”
“올렸어.”
“아~~~~ 윽!”

뜨거운 열기! 완전한 몰입! 나는 나대로 누나의 신음소리에 보조를 맞춰 발기한 페니스를 마구 흔들어 댔다. 온 몸이 쩌릿쩌릿해지며 머리 속이 몽롱해져 갔다.

“재진아 뒤로 박아줘!”
“엎드리세요.”
“응. 엎드렸어.”
“자~ 자지 넣을게요.”
“아 앗!”

이 얼마나 형언하기 힘든 기분인가? 거친 호흡은 더욱더 거칠어져만 갔고 누나와 나의 몸이 정말로 하나가 된 듯 했다.

“아~~~~ 누나~~ 나 쌀 것 같아요.”
“재진아, 같이 해! 누나도, 누나도 쌀 것 같아!”
“누나~~~ 윽~~ 나와요. 좆 물이 나와요!”
“아~~~~~~~~~~~~~~~~읍”

사정이 임박한 순간 몸을 일으켜 침대 밖으로 섰다. 그리고 바닥에다 사정없이 정액을 뿜어 냈다. 순간적으로 귓가가 멍해지며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마지막 정액이 손마디를 타고 흐를 때 겨우 수화기 너머에서 색색거리는 누나의 호흡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헉~ 헉~ 누나……”
“후~~~ 너무 좋았어. 아직도 질이 움직이는 것 같아. 재진이는 어땠어?”
“정신을 차릴 수가 없어요. 저 이러다 폰 섹스에 중독되면 어쩌죠?”
“정말?”
“네. 누나가 책임져요.”
“그럼 나야 좋지. 대신 나랑 있는 동안은 나랑만 해야 돼!”
“저 지금 딴 사람은 눈에 안 들어와요.”
“재진아, 키스해 줘!”

전화를 끊기까지 우리는 입을 맞추는 것처럼 수화기에 입을 대고 수 차례 쪽쪽거렸다. 서로의 입술을 느낄 수는 없었지만 그 황홀함만은 그대로 전해졌다.


........................................................................................................................................................

수소문 끝에 겨우 복귀했습니다.
제가 좀 늦은 건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이렇게 복구되어 있으니 다행스럽네요.

먼저 9부부터 업로드 하는데 그간 글을 전혀 쓰지 못해서 다른 작가님들처럼
매일 같이 글을 올리지 못함을 양해바랍니다.
소라 닫힌 걸 핑계삼아 놀기에 여념이 없었더랬습니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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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일 2016-08-11
접속일 2025-01-24
서명 황진이-19금 성인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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