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술을 한 잔 따른다.
그리고 단숨에 들이켰다.
머리 속에서 쏴아~하는 소리가 울려퍼지는 듯 했다.
입 안이 마치 마비되어 버린 듯이 얼얼했다.
술의 맛도 제대로 느껴지질 않는다.
취한 것일까...취하지 않은 것일까...알 수조차 없다.
느껴지지도 않는다...
지금 이 순간 내 주위에 무엇이 둘러싸고 있는지...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 수 조차...느껴지지조차도 않는다...
혜미는 그렇게 혼자 앉아 술을 들이키고 있다.
나이트클럽은 분명히 시끄러운데도 불구하고 뭔가 왁자지껄한 분위기는 느껴지지만...
정확히 어느 정도 왁자지껄한지 소란스러운지조차 느껴지지 않는다...
재성에게 헤어지자고 소리치고서 혜미는 달렸다.
그냥 무조건 달려나갔다.
한참을 그렇게 달려가다가 멈추어서고선 가쁜 호흡을 골랐다.
그러다가 갑자기 또 달렸다.
그냥 아무 생각도 하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딱히 어떻게 해야 아무 생각도 들지 않을 수 있는지 몰랐다.
그저 생각하는 힘이 미처 따라오지 못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그냥 힘껏 달려나갔다.
뭔가에 쫓기듯이...
그렇게 황급할만큼 달려나갔다.
몸이 지칠 때까지...
너무 가파른 호흡때문에 도저히 견딜 수 없을 정도가 되어서야...
그제서야...혜미는 달리기를 멈추었다.
그리고나서...
시내의 길거리를 정신없이 걷고 또 걸었다.
어디로 가야할지도 몰랐다.
딱히 정해놓은 방향도 없었다.
집으로 돌아갈 생각도 애초에 없었다.
어디로 가야할지...집으로 돌아가야 할지의 판단을 할만큼의 어떤 여유도 혜미에게는 주어지지 않았다.
무조건의 달리기가 확실히 효과가 있었나 보다.
머릿 속이 멍했다.
귓가에 가끔씩 시원한 바람이 불고있다는 생각밖에 아무 것도 느끼질 못했다.
머릿 속은 혼란스러웠다.
분명히 혜미의 머릿 속에선....무엇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것이 어떤 것인지 분명히 한순간에 정리하기는 힘들겠지만...
뭔가 이런저런 생각이 한가득 어지러이 섞이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한가득한 생각들이 어지러이 섞이고 있었기 때문인지 그 생각의 정체는 뚜렷하지가 않았다.
하지만...그것을 한순간에 정리하기는 어렵더라도...
결코 혜미를 즐겁게 해줄 그런 생각들은 아니었을 것이다.
좋은 일이라곤 없으니까...
도대체 좋은 일이라곤 하나도 없으니까...
나한테 도대체 무슨 좋은 일이 있단 말이야...
좋았던 일이 있었다면 그건 그저 꿈이었을 뿐이었겠지.
깨고 나서는 다시는 꾸고싶지 않은 그런 우울하고 슬픈 부질없는 꿈...
머릿 속에 한가득한 생각들은 틀림없이 혜미를 슬프게 만들고, 좌절하도록 만들고,
혼란스럽게 만들고, 의욕을 잃도록 만드는 그런 우울하고 불운한 것들 뿐일테니까...
그따위 생각들이라면...
하지 않는 것이 좋아...
라고 혜미의 마음 깊은 곳에서 부르짖고 있었다.
그러다가...
거리에서 삐끼의 손에 의해 혜미는 나이트 클럽으로 끌려들어갔다.
일행도 없는데...삐끼의 눈에 혜미의 모습이 괜찮은 물건으로 비쳤나 보다.
혜미의, 혜미를 통한 매상과 또다른 어떤 수입을 가게에서 올릴수 있을거라고 판단을 했을 것이다.
삐끼가 곁에서 뭐라고 말했지만, 뭐라고 하는지 제대로 들을 수가 없었다.
틀림없이 오늘은 술도 마신 적이 없고, 당연히 취하지도 않았는데...
어쨋든 삐끼가 웃으면서 뭐라고 혜미에게 빠른 속도로 말을 내뱉고 있지만,
혜미는 그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전혀 알아듣지 못했다.
안으로 들어선 혜미의 눈에...술이 들어왔다.
술병과 잔만이 눈에 들어왔다.
뚜렷하진 않지만...뭔가 반갑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그리고 혜미는 자리에 앉아서 술을 마시기 시작했던 것이다.
웨이터가 다가와서 뭐라고 혜미에게 말을 걸었다.
혜미는 여전히 웨이터의 말이 잘 들리질 않았다.
웨이터에게 눈길도 주지 않은 채로 그렇게 다시 술을 한 잔 들이켰다.
웨이터가 뭐라고 궁시렁궁시렁 하다가 혜미를 내버려둔 채로 다른 방향으로 걸음을 옮겼다.
혜미가 다시 술을 한 잔 따르고선 잔 속의 술을 내려다본다.
얼굴은 멍하니...아무런 표정도 짓지않고 있었다.
그렇게 멍하니...묵묵히 잔 속의 술을 바라보고 있었다.
잠시 후...혜미의 입가에 살며시 웃음이 피어올랐다.
매우 잔잔한...
그런 얇은 웃음이...
그리고...
뒤이어 혜미의 입에서 한마디 약하디 약한 말소리가 살며시 흘러나왔다.
"오빠....!"
혜미의 입가에 머물고 있던 웃음이 조금 더 활짝 피어오른다.
눈빛은 다소 몽롱했다.
그리고 술을 들이켰다.
술을 들이키면서 눈을 살짝 감았다...
눈에서 눈물 두 줄기가 흘러내렸다.
하지만 닦지 않았다.
술잔을 내려놓으며...
눈에는 눈물 두 줄기가 흘러내리고 있지만...
입가에는 오히려 웃음을 간직하고 있었다.
혜미가 문득 고개를 들어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제서야...혜미의 눈 속에 나이트 실내의 풍경이 조금씩 들어오기 시작했다.
마시고...춤추고...눈을 자극하는 조명들과...귀를 자극하는 왁자지껄한 소란스러움...
“으응..”
혜미는 주위의 분위기를 어렴풋이 느끼기 시작했다.
그때 다시 웨이터가 다가왔다.
웨이터가 혜미에게 뭐라고 하면서 혜미의 손목을 잡아 이끌었다.
부킹을 주선하는 것이었다.
그리고...혜미는 웨이터의 손에 끌려갔다.
혜미는 넋이 나간듯...
멍하니 그렇게 웨이터의 손에 끌려 어떤 룸으로 끌려갔다.
"형님들, 아가씨 모시고 왔습니다, 헤헷..."
웨이터가 유쾌한 목소리로 그렇게 룸 안의 사내들에게 말을 걸었다.
룸 안에는 네 사람의 사내들이 앉아있었다.
상당히 젊은 손님들이었다.
모두 혜미와 비슷한 또래들로 보였다.
다른 아가씨 둘이 먼저 끌려와서 두 남자의 곁에 앉아있었다.
"아, 어서 오세요, 이쪽으로 앉으시죠."
혜미의 외모가 마음에 들었나보다.
젊고 잘생긴 세련된 옷차림의 사내가 혜미를 얼른 일어나 직접 자리로 이끌었다.
친구인듯한 두 사람은 이미 다른 여자들과 함께였으므로,
자신과 또 다른 한 사내의 곁으로 혜미를 자연스럽게 이끌어 앉혔다.
다른 자리에 앉은 사내들도 호기심 어린 눈으로 혜미에게 나름대로 시선을 보내기 시작했다.
"우리도 지금 막 들어왔어요, 소개에 앞서 우선 한 잔 하실래요?”
방금 그 사내가 자리에 앉자마자, 인사도 하기 전에 혜미에게 술부터 권했다.
혜미는 사내가 따뤄주는 술을 순순히 받아 단숨에 들이켰다.
"히야~! 쿨하네~!!!"
다른 사내 둘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환호성처럼 소리를 질렀다.
혜미 바로 곁의 또 한 사내는 잠자코 그런 혜미의 옆모습을 바라보고만 있었다.
혜미가 술잔을 그대로 자신에게 술을 따뤄준 사내에게 내밀었다.
"와, 매너좋네~!"
사내가 웃으면서 술잔을 건네받고, 혜미가 따뤄주는 술을 그대로 들이켰다.
술잔을 내려놓는 사내의 얼굴이 싱글벙글이다.
“통성명 할까요?”
술을 권한 사내가 웃음 짓는 얼굴로 혜미에게 말을 걸어왔다.
그리고 혜미의 대답을 기다리지도 않고 바로 말을 이었다.
“저는 강 현수라고 합니다. 이름이 어떻게 되세요?”
혜미는 대답을 하지않고, 잠자코 있었다.
그러다 그냥 내뱉듯이 한마디 중얼거렸다.
“그냥…부르고 싶은대로 부르세요…”
혜미의 퉁명스런 대답에 무안해진 사내가 뻘쭘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곁의 다른 사내를 쳐다봤다.
그러다 다시 얼른 웃음 지으면서 말했다.
“하하…이거…사람 무안하게 만드시네…뭔가 우울한 일이라도 있으신가…
좋아요, 뭐 그럼…내가 한가인을 좋아하니깐 그냥 가인이라고 부르죠 뭐.
마침 한미모 하시니까 아름다울 가에 사람 인 자 써서 가인이라고 해도 되겠네 뭐,
안그러냐 재성아? 큭큭…”
“재성”이라는 귀에 익은 이름이 들려오자 혜미는 자기도 모르게 흠칫하며 몸을 떨었다.
고개를 살짝 돌려 재성이라고 불린 다른 사내의 얼굴을 바라봤다.
유달리 깨끗한 피부를 가진 잘생기고 세련된 그 젊은 사내의 얼굴과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물론 혜미가 알고있는…또 다른 재성과는 다른 사람이었다.
재성이라는 사내가 질문을 던지는 현수에게 그냥 어깨를 한번 으쓱해보이면서
“네 마음대로 생각해”라는 듯한 제스처를 펼쳐보였다.
그러다가 혜미가 고개를 돌려 자신의 얼굴을 이상한 표정으로 쳐다본다는 사실을 느끼고는
잠시 뻘쭘한 듯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그러다 이내 뻘쭘한 표정을 얼굴에서 지우고는 혜미에게 말을 건넸다.
“그것도 괜찮네…제 이름은 임 재성이라고 합니다, 반갑네요. 무척 예쁘시다…”
혜미의 마음 속에서 쿵! 하는 듯한 소리가 깊이 울려퍼졌다.
“뭐라고요…?”
“네?”
“이름이…뭐라고요…?”
“임 재성이요.”
“………………”
“왜 그러세요…?”
“………아뇨…아무것도…”
그래, 세상에 이름이 같은 사람은 많으니까…
…라고 혜미는 생각하고 있었지만…
그런 생각과 동시에 뭔가 알 수 없는 어떤 서러운 감정이 한순간에 가득 북받쳐 올랐다.
“아아…!”
순간 자신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면서 혜미가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쥐었다.
머리 속이 어지러웠다.
또 눈물이 흘러내리는 듯 했다.
현수와 재성은 영문을 몰라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서로를 바라보았다.
현수는 이내 밥맛없다는 듯한 표정을 지어보이며 벌쭘해 했다.
재성이라는 사내가 물어온다.
“괜찮으세요? 좀 안좋아 보이는데…어디 아파요?”
혜미가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얼굴을 감싸쥔 두 손을 풀더니 말했다.
“술 한잔…주세요…”
“네네…”
재성이 술을 다시 한잔 따뤄줬다.
혜미가 술을 받아들고는 다시한번 단숨에 들이켰다.
그리고는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서 버렸다.
“죄송해요…분위기 망쳐서…미안하지만 저 먼저 나갈께요…”
그리고는 대답도 기다리지 않고 그냥 밖으로 걸어나갔다.
걸음이 다소 비틀거리며 몸이 흐느적거리는 듯 했다.
“오케이, 잘가라!”
현수라는 사내의 퉁명스러운 말소리가 뒤에서 들려왔다.
불만이 가득 섞인듯한 그런 짜증난다는 말투였다.
혜미는 대답을 하지않고 밖으로 나가버렸다.
“저거 뭐야? 이상한 애잖아. 살짝 맛이 간거 아냐? 분위기 이상해지네…”
현수가 친구들을 향해 투덜거렸다.
혜미는 나이트 밖으로 나왔다.
저녁바람이 시원하다고 느꼈다.
혜미는 흐느적 흐느적 거리며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
머리 속은 계속 어지럽다.
아아, 짜증나…이런 기분…
우울한 기분에서 벗어나버리고 싶었지만, 몸은 마음의 지배를 받지 않는다…
나이트에 들어가기 전보다 더 우울한 기분…
무의식 중에라도 술로라도 우울함을 씻어보고자 했는데…
더 엉망이 되어버렸다.
어떡하지…
도대체…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걸까…
혜미는 그렇게 자아를 찾지못한 채 흐느적흐느적 거리고 있었다.
그런 혜미의 곁으로 자동차가 한대 슬며시 다가온다.
그리고 혜미의 바로 곁에서 차가 서서히 멈췄다.
혜미는 차를 한번 바라보고는 다시 걸음을 옮겼다.
그러자 차도 슬며시 다시 혜미의 곁에서 따라온다.
혜미가 신경이 쓰이는지 다시한번 차를 바라보았다.
그리고…내려져있는 차창 사이로 차주인이 누군지 확인할 수 있었다.
바로 조금 전 나이트에서 봤던 그 사내…
임 재성이라는 남자였다.
하필이면 공교롭게도 같은 임 재성이라는 이름을 가진…
“괜찮으세요? 타요, 어디든지 내가 모셔다 드릴테니깐.
친구들한테 욕먹으면서까지 일부러 따라나왔으니까 책임져요!”
차 속의 임 재성이 웃으면서 혜미에게 그렇게 말을 건넸다.
혜미는 멍하니 서서 자신에게 말을 건네는 재성을 바라보고 있었다.
말없이 그렇게…
재성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정말로 어디 이상한거에요? 사람 무안하게 만드는데 재주 있으시네?
거울 봤지만 내 얼굴에 아무것도 안묻었던데요?”
혜미가 그런 재성을 잠시 바라보다가...
고개를 위로 치켜들면서 키득키득 거리며 마치 넋이 나간 사람처럼 웃음을 터뜨렸다.
“하하하하~!!!”
혜미가 큰 소리로 웃음을 터뜨렸다.
얼굴에 한가득 웃음을 지으면서 다시 고개를 돌려 임재성을 향해 명랑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야, 임재성!! 도대체 뭔데? 나.....결국 너한테서 못 벗어나는거야? 그런거야?”
재성오빠...
나...결국 재성이라는 이름에서 벗어날 수 없는걸까....
혜미는 머뭇거림 없이 차문을 열고 재성의 옆 자리로 앉았다.
조금 전까지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마치 딴사람이 되어버린 듯이 즐거워하는 혜미의 모습에 재성이라는 청년은 살짝 당황하고 있었다.
다소 어이가 없다는 듯이 혜미의 모습을 바라보다가....재성도 따라웃기 시작했다.
“뭔가 심경의 변화라도 일으킨거야? 자연스럽게 말까지 놔주니까 더 좋네?
어쨌든 잘됐다, 어디로 갈래?”
“아무데나…가고 싶은대로 가자!”
“우선 잠깐 드라이브 좀 하고…기분 전환 위해서 둘이서 노래방에 갔다가
다시 오붓하게 한 잔 할래?”
“좋지! 그런데…너 벌써 음주운전 아냐?”
“나도 조금전에 들어간지 얼마 안됐을 때야, 거의 안 마셨으니까 괜찮아.”
재성이 차를 몰아 나가기 시작했다.
혜미는 차창을 열고 시원한 바람을 한가득 맞으며 즐거워 했다.
혜미의 얼굴에 더 이상 우울한 표정은 없었다.
마치 언제 그랬냐는 듯이 입가에는 웃음을 가득 짓고 있었다.
재성이 차를 몰면서 그런 혜미의 옆모습을 바라본다.
“그런데…조금 전엔 왜 그랬었는데? 무슨 일이 있었던거야?”
“킥킥…미안해…내가 잘못했어, 반성할께.”
혜미가 명랑한 목소리로 대답한다.
하지만 재성을 향해 시선을 돌리지는 않았다.
그냥 손으로 턱으로 괸 채 즐거운 듯이 바깥풍경을 바라보고 있었다.
“바람 시원하니까 기분이 좀 좋아져?”
“응, 무척 좋네.”
“아참, 이름이 뭐야?”
“가인이잖아, 가인이라고 부르겠다면서?”
“아니, 진짜 이름 말야.”
“알려주기 싫어, 그냥 가인이라고 불러.”
“나는 한가인 별론데…그냥 미친 애 같으니까 광녀라고 부르면 안될까?”
“아…좋네! 광녀 좋다. 광녀라고 불러.”
“헉쓰..! 그러고보니 더 광녀 같네, 오케이, 광녀라고 부를련다.
야, 광녀야, 넌 나이가 얼마야? 나이도 못알려 주는거냐?”
“스물여섯.”
“헉쓰…! 나보다 한 살 누나네? 나보다 두어 살 어릴 줄 알았는데…??
보기보다 많이 먹었네? 누나라고 불러줄까?”
“싫어, 그냥 너 부르고 싶은대로 불러.”
“오케이, 그럼 광녀다, 광녀야 한번 웃어봐라!”
혜미가 씽긋 미소를 지으면서 재성에게 고개를 돌렸다.
재성이 한번 힐끗 보고 고개를 돌리더니...
다시 한번 또 고개를 돌려 힐끗힐끗 바라본다.
“이야~! 우리 광녀 이제보니 웃는 얼굴 정말 예쁘네!!
조금 전에 그렇게 예쁜 모습 보여줬으면 우리 전부 녹아났을텐데,
나이트 조명빨이 더 받쳐줬을거 아냐?”
“쿡쿡쿡~!!! 야, 임 재성…너 왜 나 따라왔니?”
“우웅…보기 좋아서…이상하게 마음에 들더라.
하는 짓은 꼭 미친 여자 같은데...그게 매력이었나 봐.
또 술에 취했는지 흐느적 거리는게 안따라나섰다간 금방이라도 길거리에 쓰러져 버릴거 같더라.
그럼 다른 넘이 얼른 좋다구나 하고 업고 갈거아냐?
웬지 미친 여자 같아도 그래도 한미모 하니까 남 주기는 아깝다 싶어서...
내가 그런 꼴은 또 죽어도 못보잖아? 하하하!”
“쿡쿡…!”
혜미가 웃으며 다시 고개를 돌려 차창 밖을 바라보았다.
재성이 다시 물어온다.
“삐끼가 생각없는 여자애들 많다고 해서 다들 좋다구나 하고 들어갔는데...
뭐, 사실 나는 머리 나쁘고 생각없는 여자애들 좋아하진 않지만 말야...큭큭..!
생각없는 여자애들 들어오나 싶었는데 웬 미친 여자 하나 들어올 줄 누가 알았겠어? 후후훗!
그런데 조금전엔 정말 왜 그랬는데?
너 지금 모습 보면 전혀 딴사람 같아.
혹시 어떤 넘한테 실연이라도 당한거야?”
“…………………”
“어? 뭐야? 정말 실연이야? 내가 아픈 곳을 건드렸나 봐?
어떤 넘이 호강에 겨워서 이런 퀸카를 내던졌담? 야야, 분위기 또 이상해 질려고 그러네..”
혜미가 고개를 돌려 재성에게 퉁명스럽게 내뱉았다.
“나쁜 놈! 임 재성 네가 나 찼잖아!! 이제 와서 딴 소리야!”
“으응? 내가 언제 너 찼어? 이상한 소리 하구 있네…”
재성의 어이없어하는 모습을 바라보며 혜미가 쿡쿡~!! 웃음을 터뜨린다.
둘은 그렇게 잠시동안 드라이브를 즐겼다.
재성은 상당히 성격이 시원시원했다.
묻지도 않았는데 자신에 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혜미에게 마구 들려줬다.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있고, 취미활동으로 음악활동을 하고 있다.
가끔은 공연도 한다. 기타와 피아노에도 능하고, 영어도 꽤 하고,
자신이 한 스타일 하다보니까 학교에서도 후배 여학생들한테 인기가 상당히 많다,
하지만 나는 연상연하 가리지 않는다…
마음에 들면 그뿐 아니냐…
원래 집은 대전이고 학교 때문에 부모님이 목동의 아파트를 얻어줘서
거기서 혼자 기거한다…
부모님이 그래도 돈이 있으셔서 다행이다…
오늘은 친한 선배들 따라서 거기 갔던 거다…
다소 덤벙거리는 듯 해도 나름대로 속정많고 꽤 솔직한 스타일이라고 혜미는 느꼈다.
무슨 일을 하느냐는 재성의 물음에 혜미는 그냥 회사에 다닌다고만 했다.
내일 출근하지 않느냐는 물음에 그냥 휴가라고 짧게 대답하고 말았다.
이것저것 물어봐도 소극적으로 대답하고 그냥 웃음으로 때워버리는 혜미의 태도에
재성은 체념했다는 듯이 더 이상 신변에 관한 것은 묻지 않고 이런저런 잡담만이 오갔다.
드라이브가 끝나고 잠시 출출함을 느끼고 둘은 간단하게 깔끔한 분식집에서 라면이랑 김밥을 먹었다.
혜미가 라면을 먹고 싶어한 것이다.
후루룩 후루룩~!! 밝은 표정으로 맛있게 라면을 먹는 모습에 재성도 기분이 많이 풀렸다.
그리고나서 분위기 괜찮은 시설의 노래방을 찾았다.
즐거운 시간이 이어졌다.
혜미도 재성도 각자 십팔번을 골라서 불렀다.
그리고 마음에 드는 노래를 골라 둘이 함께 불렀다.
둘 다 노래를 좋아하는지라 경쾌하고 빠른 곡도,
느리고 감수성 풍부한 발라드도 잘 소화해내며 호흡이 척척 맞았다.
당연히 둘의 기분도 점점 유쾌해져 가기만 했다.
댄스 곡이 흘러나올 때 혜미는 율동까지 맞춰가면서 마음껏 솜씨를 발휘했다.
재성이 갈수록 그런 혜미의 모습에 놀라워 했다.
“뭐야?? 광녀누나 이거 나이트에서는 완전 내숭이었잖아? 이렇게 잘 놀면서 왜 그랬대?”
“쿡쿡쿡~!!!!”
기분이 난 두 사람은 또 노래를 골라대며 함께 듀엣으로 열창했다.
손을 맞잡고, 그러다가 어깨동무를 하고선…
잠시 후엔 재성이 슬그머니 뒤에서 두 팔을 앞으로 내밀어 발라드 곡을 부르고 있는 혜미를 끌어안았다.
혜미는 뿌리치지 않았다.
자신을 뒤에서 껴안고 있는 키가 큰 재성의 포근한 가슴에 자신의 등을 기대어 맡긴 채
그렇게 노래를 부르는데 집중했다.
다시 잠시 후에는 분위기 있는 발라드 곡의 곡조에 맞춰 둘이 블루스를 추기 시작했다.
재성이 한 손으로 혜미의 허리를 껴안고 다른 손으로 혜미의 손과 깍지를 끼웠다.
그렇게 둘은 블루스를 추었다.
나이트에서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혜미의 여러가지 모습이…
매력으로 재성에게 깊이 다가오고 있었다.
탐스러운 아가씨…전혀 다른 사람을 보는 것 같아…
나이트 룸에서는 왜 그랬담….
그리고 잠시 후, 재성의 얼굴이 혜미의 얼굴로 깊숙이 다가갔다.
재성의 입술이 혜미의 입술을 찾고 있었다.
혜미의 눈은 감겨있었고, 몸은 재성의 율동에 맞추고 있었다.
두 사람의 입술이 마주쳤다.
재성의 혀가 혜미의 입술을 벌리게 하고 다시 혜미의 입 속으로 찾아들며,
혜미의 혀를 찾고 있었다.
혜미의 혀가 재성의 혀를 부드럽게 맞아주었다.
둘의 혀가 서로 뜨겁고 진하게 얽혔다.
혜미를 껴안은 재성의 두 팔에 힘이 들어갔다.
그리고 살며시 두 팔로 혜미의 등을 부드럽게 애무하기 시작했다.
깊은 키스를 나누며, 혜미는 두 팔을 뻗어 재성의 목을 끌어안았다.
지금 혜미가 키스를 나누고 있는 사람은…
혜미가 껴안고 있는 사람은…또 하나의 임 재성이었다.
혜미가 알고있는 임 재성이 아니었다.
하지만 아무 상관없다.
“이제 다시는 그 임 재성을 껴안을 수는 없을 테니…
다시는 그 임 재성과 이런 입맞춤을 나눌 수는 없을 테니…
다시는 그 임 재성에게 이렇게 따뜻하게 안길 수는 없을 테니…”
지금의 혜미가 이러는 이유는…
자기자신도 모르게…
그랬다…정말 자기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이러고 있는 이유는…
단지 상대의 이름이 임 재성이기 때문이었다.
아무래도 좋아…
어쨌든 지금 이 사람은 임 재성이잖아…
다른 사람이 아닌 임 재성이니까…
길고 깊은 입맞춤이 끝나고…
재성이 다시 혜미의 몸을 힘껏 껴안았다.
혜미는 재성의 목을 껴안은 두 팔에 꼭 힘을 주며, 얼굴을 재성의 가슴에 묻었다.
다시 눈물이 흘러내린다…
아아…오빠…!
지금 나를 껴안고 있는 이 아이는…나의 재성오빠가 아니야…
하지만…하지만…
“울지마…”
문득 귓가에 들려오는 재성의 목소리에 혜미는 흠칫하며 제 정신을 차렸다.
이 아이는…알고 있구나…내가 울고있다는 사실을…
아주 나직이…아주 나직이…그렇게 눈물 흘린 것 뿐인데…
사람의 몸은 거짓말을 할 수가 없는걸까…
노래방에서 나오고 재성과 함께 차에 올랐다.
재성이 시동을 건다.
“나랑 같이 가자 우리 집에… 나 혼자 지내니까…”
재성의 권유에 혜미는 대답하지 않았다.
재성이 말을 잇는다.
“생각이 바뀌었어. 원래는 기분 좀 풀어주고 그냥 집까지 바래다 줄려고 했어.
그런데…모르겠어…누나가 날 유혹하고 있어…
광녀라고 부르기 싫어지네…자존심 상하지만 웬지 그냥 누나라고 부르고 싶어.
뭐 한살 차이밖에는 안나지만…그래도…
또 어쨌든 광녀가 아니라는 건 확실히 알았으니까…
누나가 날 유혹하고 있는게…혹시 그렇지 않을지도 몰라…
하지만…웬지 오늘 밤은 내가 누나 곁에 있어줘도 상관없다고 생각해…”
혜미는 여전히 대답하지 않는다.
재성이 차를 몰면서 다시 말을 잇는다.
“나 지금 집으로 차 몰고 있어. 싫으면 싫다고 한마디만 하면 돼.
그럼 차 돌려서 집으로 바래다 줄게, 정말이야.
누나한테 무슨 일이 있어서 그러는지 나 잘 몰라…
하지만…오늘 밤은 내가 위로해주면 안돼?
안될건 없다고 생각하는데…오늘 밤은 그냥 다른 생각 안하면 안돼?
적어도 내 앞에서는 그래주면 안돼?
상처 준 놈이 어떤 놈인진 몰라도…그런 빌어먹을 자식 생각은 잠시 접어두면 안돼?
누나 그런 모습…
웬지 상처받은 모습…슬픈 모습 보고싶지 않네.
웃는 모습이 훨씬 예쁘다는 걸 알았으니까…
어쨌든 누나가 결정해…
유혹하고 있다고 생각해도 좋아…사실 그렇기도 하고…”
부드럽게 다가온다…
지금 내 곁에 앉은 재성이라는 아이의 목소리가…
따뜻하고 부드러운…
무척이나…무척이나 위로가 되는 말을 담은 그런 목소리가…
무척 부드럽게 다가온다…
아아…설령 유혹이라 해도 좋아…
하지만 이 순간 너무나도 따뜻하니…
이 따뜻한 느낌…좀 더…하고 싶어…
임. 재. 성…
임 재성이라는 남자들은 다 이런거야…?
혜미는 자신도 모르게 다시 눈가에 눈물이 왈칵 맺히려고 했다.
“가자…”
혜미가 나직이 중얼거렸다.
재성이 혜미를 쳐다본다.
“가자…너랑 같이 가고 싶어…임 재성…”
혜미가 창 밖을 바라보며…고개를 끄덕이며 그렇게 말해주었다.
차는 목동에 도착했고, 재성을 따라 재성의 집으로 들어섰다.
20평이 조금 못되는…하지만 무척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었다.
남자애가 무척 깔끔한 성격이구나…
“잠깐만…”
재성이 음악을 켰다.
부드러운 멜로디가 흘러나왔다.
혜미는 방 안의 침대에 살며시 걸터앉았다.
재성이 욕실로 들어갔는가 싶더니, 세숫대야에 온수를 담아 내왔다.
그리고 말 없이 침대에 앉아있는 혜미의 구두를 벗기고는…
혜미의 두 발을 따뜻한 물 속에 담궜다.
“발이 참 예쁘네…섹시하다.
난 발이 예쁜 여자한테 끌려...”
재성이 그렇게 중얼거리면서 혜미의 발을 정성껏 씻어주었다.
따뜻하다…너무 포근해…정말 포근하다…
혜미는 자신도 모르게 자연스레 눈을 감으며 고개를 위로 들어올렸다.
포근한 느낌을 마음껏 즐기고 싶었다.
재성이 혜미의 발을 닦아주고는 혜미를 침대에 살며시 눕혔다.
“힘풀어…긴장하지 말고…”
그러더니 혜미의 다리를 주물러주기 시작했다.
발가락을…발목을…종아리를…무릎을…
시원하고 편안한 느낌을 혜미는 느끼고 있었다.
“많이 걸었나보다…여자는 발이 중요하잖아…피곤하게 내버려두면 못써.”
재성의 말에 눈을 감은 채 누워있던 혜미는 살며시 웃음을 지었다.
재성은 정성껏 혜미의 두 다리를 번갈아가며 그렇게 주물러주더니,
내친 김에 혜미의 두 팔도 나긋나긋이 주물러 주었다.
손가락을…손목을…팔을…
그리고 다시 혜미를 뒤로 눕히더니 혜미의 등과 어깨…목을 주물러 주었다.
편안하다…너무 편안해진다…
혜미는 오랜만에 느끼는 몹시 소중한 편안함을 느끼고 있었다.
그날 밤의 석모도의 팬션이 생각난다.
그 날 비행을 마치고 돌아왔던 날…석모도의 팬션에서 지금 내 곁에 있는 재성이 아닌…
재성오빠도 이렇게 정성껏 나를 맛사지 해 주었다.
즐겁고 편안했던 그 때의 그 기분…
그 부드럽고 정성으로 가득했던 그 손길…
그 감촉이 안겨다주던 그 느낌…
유니폼 입은 자신의 모습을 사진에 담던 재성오빠…
그 날의 뜨겁고 황홀했던 그 밤의 느낌이…
다시 생각난다…
그 때 그 시간 속에서 느꼈던 행복함과 편안함이…
그 시간…이제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것일까…
되돌릴 수만 있다면…
되돌릴 수만 있다면…
“누나…다 잊어버려.
근심하지 마. 그냥 지금 이 순간만 생각해.
대한민국에 사연 없는 사람이 어디 있어?
우리 부모님도…나 대학 합격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이혼하셨어.
원래 두 분 사이 안좋을대로 안좋으셨는데…일부러 외동아들 때문에 참고 계신거였어.
결국 난 엄마랑 함께 살지만...아버지는 다른 여자랑 재혼해 버리고 말야.
그것도 엄마친구랑 눈 맞아서…지랄같지…
우리 엄마 심정이 어떻겠어? 한을 품고 살아가야잖아…
그게 다 독이 되어서 끝내는 사람수명 단축시키는거 아니겠어?
엄마의 그런 모습을 지켜봐야 하는 나는 또 어떻고…
그래도 누나는 부모님이라도 모두 건강하실거 아냐?
그깟 남자 하나 때문에 뭘 그렇게 징징 짜고 그래? 또 사귀면 돼지.”
부모님…
그깟 남자 하나…
혜미의 머리 속에서 어머니와 재성오빠의 얼굴이 맴돌고 있었다…
혜미는 살며시 눈을 뜨고 다시 자신의 종아리를 주물러주고 있는 재성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재성아…정말 고마워 너의 그 말…
너도 그렇게…아픔을 안고 살아가고 있구나…
현실 속에서…벗어날 수 없어서 힘들어하고 있구나…
하지만 내겐 부모님이 안계셔…
나의 단 하나의 희망이던 그깟 남자 하나는 한순간에 전혀 다다를 수 없는…
그렇게 머나 먼 곳의 사람이 되고 말았어…
지금 나는…나는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거니?
하지만…사람의 사연이란…
각자의 품 속에 담고있는 사연이란…
그래…사람의 사연이란…
그 경중을 서로 비교할 수는 없는 것 같다…
각자 자신에게 닥친 문제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풀기힘든 숙제로 느껴질 테니까…
그렇게 무겁게 사람을 짓누르며 다가와 있을 테니까…
아아…내가…내가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걸까…
혜미는 가벼운 현기증을 느꼈다.
아아…!
가벼운 한숨을 토하면서 혜미는 다시 눈을 떴다.
그리고 재성 쪽으로 눈길을 돌렸다.
재성이 혜미의 얼굴을 보고 있었다.
단지 그렇게…혜미의 얼굴을 쳐다보고있었다.
그렇게 혜미의 얼굴을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던....
재성의 얼굴이 점점 혜미의 얼굴 가까이로 다가왔다.
혜미는 피하지 않았다.
둘의 입술이 마주쳤다.
둘의 혀가 서로 얽히었고...서로의 타액을 교환했다.
재성의 입술과 혀가 부드럽게…살며시…
그렇게 혜미의 입술과 혀를 탐닉하고 있었다.
재성의 혀가 혜미의 혀를 감은 채 살며시 빨고 있었고....
재성의 입술이 혜미의 입술을 살며시 물며 빨아들이고 있었다.
재성은 그렇게 수십 초 동안 혜미의 입술과 혀를 맛보고 있었다.
혜미의 축 늘어져있던...부드럽고 가느다란 팔이....
슬며시 재성의 목을 끌어 안았다.
아아…따뜻한 느낌이다....
둘의 입맞춤은 더욱 더 깊고 진해지고 있었다.
재성의 혀가 혜미의 귓볼을 빨고 핥으며 애무하다가...
이빨로 혜미의 귓볼을 잘근잘근 깨물어 주며 혜미를 흥분시켰다.
재성은 혜미의 귓볼을 잘근잘근 깨물어주다 그녀의 귀 속으로 입김을 불어넣었다.
"아흑...! 아아....!"
혜미의 입에서 가느다란..고운 신음소리가 흘렀다.
혜미의 신음소리에 흥분을 느낀 재성은 천천히 한 팔로 혜미의 몸을 끌어안고서....
다른 한 손으로는 애무를 해나가기 시작했다.....
재성의 손바닥이 혜미의 다리를 쓰다듬었다.
매끈하고 부드러운 다리의 감촉이 무척 좋았다.
재성의 손바닥이 혜미의 종아리와 무릎을 지나 허벅지를 타고 올라갔다.
혜미의 부드러운 허벅지를 마음껏 애무하며 혜미의 깊은 곳으로 살며시 다가서고 있었다.
재성은 혜미의 몸을 감싸고 있는 그녀의 옷들을 한꺼풀씩 한꺼풀씩 벗겨나갔다.
혜미의 브라와 팬티까지 모두 벗겨냈다.
그리고선....밖으로 드러난 혜미의 고운 육체 이곳저곳을.....
천천히.....부드럽게....정성껏 애무해 나가기 시작했다.
혜미의 봉긋한 젖가슴을 쥐고 슬며시 주무르며.....애무를 해 나가며....
혜미의 젖꼭지를 입에 넣고 빨았다....
혜미의 젖꼭지를 혀로 핥고 빨며 이리저리 희롱했다.
그리고 또 다시 사랑스러운 키스를 해주었다.
입과 혀로…
그렇게 정성스럽게 혜미의 몸 이곳저곳을…적셔나가기 시작했다.
혜미는 피하지 않았다…
조금도 저항하지 않았고 뿌리치지 않았다.
혜미도 뜨거운 몸짓으로…
자신에게로 들어오고 있는 재성을 받아주었다.
이상해…
이 누나는 확실히…뭔가 이상해…
뭔가 내가 알 수 없는 어떤 것이…
다른 여자애들이 아직 갖지 못한 그 어떤 것이…있는 것 같아…
재성은 묘한 흥분과 설레임을 느끼면서 혜미의 몸을 애무해 나갔다.
혜미의 턱을 삼키고....하얀 목을 빨고....
가슴에서 배로...다시 아랫배로....
재성의 혀가 혜미의 고운 살결을 핥으며 그렇게 서서히 아래로 향했다.
부드럽고 매끈한 다리 사이에 얼굴을 집어넣고는 음지에 혀를 끼워 넣었다.
"아!"
혜미의 나직한 신음소리가 터져나오며 재성의 귀와 성욕을 자극했다.
재성은 혜미의 내부가 향기롭다고 생각했다.
혜미의 허벅지를 두 손으로 받쳐들고는 한동안 그렇게 혜미의 음지를 향해
혀를 날카롭게....때로는 부드럽게 놀렸다.
“아아아…!!”
혜미가 신음소리를 흘리면서 손을 뻗어 자신의 깊은 곳을 탐닉하고 있는 재성의 머리칼을 움켜잡았다.
혜미의 부드러운 손길에 의해 더욱 자극을 받은 재성의 혀 끝이 혜미의 깊숙한 곳으로
더욱 깊이 파고들 때마다 혜미가 허리를 뒤틀면서 낮고 고운 신음소리를 내뱉는다.
“아아…아…아아아…!”
혜미는 흥분하고 있었고, 그 고운 감창소리에 재성도 점점 더 흥분하고 있었다.
재성은 조금 더 거칠게 자신의 그것을 혜미의 깊은 곳으로 밀고 들어갔다.
“아학...!!"
혜미의 입에서 짧은 신음소리가 순간적으로 터지며 흘러나왔다.
재성은 자신의 중심을 혜미의 중심 끝까지 밀어넣고는 하체를 좌우로 움직이며 자리를 잡아갔다.
흥분과 자극 속에서 자신이 가진 테크닉과 힘을 다해 혜미의 보지 속으로 자신의 자지를 넣었다 뺏다 하며
혜미의 내부를 강하게 유린해 나갔다.
그리고…
재성의 몸짓이 더욱 거칠어져갔고…격렬해져 갔다.
혜미의 몸짓도 재성의 거친 몸짓에 조화를 이루며 더 격렬해져갔다...
“아흑~!!! …아아아…!!”
혜미의 교성이 높아져가고 있었다.
흥분으로 인해 거친 호흡을 내뿜는 재성의 목을 혜미가 두 팔로 꽉 껴안고 있다.
혜미의 몸이…격렬한 몸짓이 재성의 몸짓과 함께 더욱 안달하고 있었다.
“아아…!…임 재성…임 재성…!”
혜미의 입에서 자신의 이름이 튀어나오자 재성은 더욱 더 자신의 몸짓에 힘을 주며
헐떡이는 호흡을 가다듬으며 대답했다.
“그…그래! 나야…나…!”
“아아…으윽..! 아아…임 재성…임 재성…!”
내...내가 부르는 이름은...이름은...
혜미는 속으로 부르짖고 있었다...
“그…그래…정말 좋아…누나 정말…헉헉…정말 끝내준다…!”
“아아…임 재성…!”
혜미는 고조된 신음소리와 함께 더욱 더 재성의 이름을 높이 부르고 있었다.
재성은 격렬한 몸짓을 계속 하면서 자신의 이름을 불러대는 혜미의 목소리를 듣고 있다가
순간 자신도 모르는 이상한 느낌에 몸을 흠칫 했다.
뭔지는 모르지만…
이 느낌은…내…내 이름이 너무나도 낯설게 들려…
마치…마치 딴 사람의 이름처럼…낯선 느낌…
하지만 쓸데없는 생각에 사로잡혀 한가한 틈을 보일 수는 없다!!
재성은 그렇게 생각하며 한가한 틈을 더 이상 잇지않고 이내 더 격렬한 몸짓으로
혜미의 육체를 마음껏 유린해나가기 시작했다.
혜미의 몸이 금방 다시 뜨거워지고 흥분하기 시작한다.
"아아…!…아악!! 아…아아…!!”
재성은 혜미의 몸을 뒤집어 엎었다.
그리고 두 팔로 혜미의 허리를 끌어안아 뒤로 잡아 당기며 자세를 잡게 했다.
혜미의 탐스러운 엉덩이를 마주보며, 잘록하고 부드러운 그녀의 허리를 두 팔로 꽉 움켜쥐고선
이번에는 뒤쪽에서 공략해 들어가기 시작했다.
둘의 격렬한 몸짓과 뜨겁고 가파른 호흡....
재성과 혜미의 흥분도 고조에 달하고 있었다.
두 사람 모두 느끼고 있었다....
두 사람 모두 깊이 느끼고 있는 것이다....
혜미가 정신없이 허리를 흔들면서 재성의 적극적인 행위를 돕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혜미의 적극적인 자세가 재성의 하체를 더욱 흥분시키고 있었다.
흥분할대로 흥분한 재성은 사정이 임박했음을 느꼈다.
“나…나온다…!!”
“아아...아아...! 임 재성...임 재성...!!"
재성의 마지막 한동작이 무척 거칠었다.
한순간 재성의 동작이 딱 멈추면서....
재성이 얼른 자신의 그것을 빼서는 혜미의 엉덩이와 허리 쪽을 향해 사정을 하기 시작했다.
사정을 하는 재성의 그것이 부르르 떨고 있었다.
그리고 아주 잠시 후....
두 사람 모두 그대로 스르르 무너져 내렸다.
“헉...헉!!!”
둘의 거친 숨소리가 방 안에 가득 울려 퍼졌다.
혜미의 긴머리가 앞으로 흘러내리며 뒤엉켜 얼굴을 가리고 있었다.
재성이 손을 뻗어 혜미의 머리칼을 가지런히 쓰다듬어 주다가....
손으로 혜미의 머리채를 살며시 모아 움켜 쥐고서는 자기 쪽으로 끌어당겼다.
“누나....빨아 줘....!”
혜미가 순순히 재성의 손길에 끌린 채 자신의 머리를 살며시 재성의 하체 쪽으로 향한다.
그리고는 예쁜 입술로 사정 후에 멍해져 있는 재성의 자지를 보드랍게 감싸주었다.
그리고 아주 조금씩 조금씩 힘을 줘가면서...
혀를 놀려가며...부드럽게....부드럽게 빨아주었다....
혜미의 혀의 감촉이 너무 좋았다....
혜미의 혀에 감겨있는 재성의 하체가...다시 슬며시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재성은 손을 내밀어 혜미의 부드러운 젖가슴을 주물러 주었다.
재성의 탐욕스러운 손이 혜미의 젖가슴과 젖꼭지를 탐닉하고 있었다.
재성은 혜미의 머리채를 움켜 쥔 다른 한 손에 더욱 힘을 주며 더욱 더 강하고 깊숙하게 자신의 자지를 빨게 했다.
혜미의 고개짓이 빨라지면서 더욱 빠르고 격렬하게 재성의 자지를 빨아주고 있었다.
재성의 자지를 빨고 있는 혜미의 입에 힘이 상당히 들어가고 있었다.
“우욱…!!”
흥분한 재성이 자신도 모르게 신음소리를 토해내었다.
또다시 치솟는 흥분을 참을 수가 없어 재성은 얼른 자리에서 일어나 다시 혜미의 상체를 일으켜 세우고는
자신의 자지를 혜미의 깊은 곳에 삽입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두 팔로 힘껏 혜미의 허리를 으스라져라 끌어안고서는 다시 자신의 하체를 격렬하게 움직여 나갔다.
“아아...! 아흑…아아아~!!!”
또 다시 흘러나오는 혜미의 신음소리...
혜미의 한층 더 고조된 신음소리가 격렬하다....
혜미의 깊은 곳에 힘차게 자신의 자지를 찔러넣었다 뺏다 하면서 재성은 입으로 혜미의 젖꼭지를 빨아댔다.
혜미의 고조되는 신음소리에 극도의 흥분을 느끼면서....
두 사람은 그렇게....
그렇게 둘의 에너지를 활활 불태우며...
깊고 뜨거운 시간들을 흘려보내고 있었다....
잠시 후....
재성과 혜미는 서로 껴안은 채 누워 있었다.
재성은 혜미에게 팔베개를 해준 채로 옆으로 누워 눈을 감고 있는 혜미의 얼굴을 바라보며,
다른 한 손으로는 그녀의 벗은 몸을....
등과 허리와 엉덩이를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애무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또 수시로 자신의 입술과 혀로 혜미의 입술과 혀를 빨아대며 탐닉하고 있었다.
재성은 조금 전 두번 째 섹스에서는 혜미의 몸 안으로 사정을 했고, 혜미는 이를 받아주었다.
그래서인지 자신의 품에 안겨있는 한 살 연상의 이 누나가 너무나도 사랑스럽고 귀여웠다.
자꾸만 입맞추고 싶었다.
“누나....!!”
“.....응....”
재성의 부름에 혜미가 눈을 감은 채로 대답했다.
“나랑 한 것....후회 안해?”
“.....응.....”
“앞으로도 후회 안할거야..?”
“......그래....”
“이유라도 있어?”
“..........임 재성이니까....”
“푸핫~!!”
재성이 어이없다는 듯이 실소를 터뜨리며....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혜미의 예쁜 젖꼭지를 손가락으로 만지작거리면서 다시 물었다.
“임 재성이니까 후회 안하는거야?”
“...........응.....”
“내가 그렇게 좋아.....?”
“..........아니....”
“으응? 그...그럼?...뭐야 이거? 그럼 내 이름만 좋은거야?”
“..........응....”
“푸하하핫~!!!”
재성이 어처구니 없다는 듯이 웃음을 터뜨렸다.
“암튼 재밌다니까....자꾸 그러면 또 광녀라고 불러준다.....큭큭큭…”
“.....후훗.....”
“누나는 정말 이름이 뭐야?”
“........................”
“정말 안 가르쳐 줄거야? 우리 벌써 갈데까지 갔잖아.
이미 갈데까지 간 사이면서....섭섭한데....
언제까지 누나라고만 부를 수도 없잖아.”
“......혜미....”
“혜미? 이름 예쁘네. 정말 누나 이름 맞아?”
“응....”
“성은? 성은 뭔데?”
“………안. 안 혜미…”
“안 혜미였구나....”
재성이 고개를 끄덕이며 나직이 안.혜.미.라는 이름을 중얼거려 본다.
“예쁜 이름을 왜 숨기려고 해? 나 못 믿어서 그런거야? 후훗....
그래, 알았어.
앞으로는 누나라고 안 부를래....
그냥 혜미라고 이름 부를께. 그래도 돼지?”
“................그럼....난....너한테 재성 오빠라고 부를까.....? 그래도 돼?”
“푸후훗....!! 누나가 나보다 한 살 더 많잖아.
왜? 어리게 보이고 싶어?
나야 오빠라고 불러주면 더 좋지...쿠쿠쿠....!”
“.....쌩뚱 맞져.....?”
“뭐야 이거?? 누나 이제 보니 장난도 칠 줄 아네?? 너무 귀엽다!! 하하하!!!”
재성이 즐거운 듯이 소리지르며 혜미의 몸을 꼭 끌어안으며 입을 맞추었다.
그리고 여전히 들뜬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누나, 그거 알아? 누나 정말 예뻐....사실은 처음 봤을 때부터 반했어.
꼭 솔직하게 말해주고 싶었어...예쁜 누나라고...
처음엔 얌전한 줄로만 알았는데 의외로 장난도 잘 친다? 하하하!!"
“후후훗....!”
혜미는 조용히 웃음을 흘렸다....
생각난다....
그 날의 광경이....
재성 오빠에게 내가 건네주었던 기내용 땅콩 두 봉지...
어리둥절해 하던 재성의 얼굴을 바라보며 장난스레 건넸던 그 한마디...
"쌩뚱맞져"...
하지만...지금 이 순간...내 곁에는...
나를 다정스레 껴안고 있는 사람은...
“그래.....그렇게 부르는게 좋으면 불러요....얼마든지....얼마든지 그렇게 불러도 돼.”
재성이 혼자 신이 나서 그렇게 떠들고 있었다.
“.........오빠....재성 오빠....!”
혜미가 나직이 불러보았다...
재성 오빠라고...
“우웅....! 그래, 우리 혜미야....재성오빠 많이 보고 싶었쪄?? 쿠쿠쿠쿡....!”
재성이 마치 어린아이를 달래듯이 혜미에게 장난스레 대꾸하며 더욱 더 힘껏 자신의 품 속으로 혜미를 껴안는다.
“......오빠...!.....오빠....재성오빠.....!”
혜미의 나직한 중얼거림이 계속 되었다...
눈에서 흘러내리는 뜨거운 눈물과 함께....
되뇌어지는 그 이름....
재성오빠....
단지...단지....사랑하는 사람의 이름을 부르는 것 뿐인데...
어째서 눈물이 흐르는 걸까.....
어째서 눈물이 흐르는 걸까.....
알 수가 없다....
도저히....알 수가 없다....
그렇게 약간의 시간이 더 흐른 후, 재성이 말했다.
"누나 또 먹고싶어...."
그러면서 다시 혜미의 몸 안으로 파고들었고, 혜미도 그런 재성을 다시 받아주었다.
둘은 또다시 뜨겁고 격렬한 섹스를 벌인 후 지친 몸으로 스르르 잠에 빠져들었다.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혜미는 일어나 냉장고에서 시원한 생수를 꺼내서 한 잔 마셨다.
그리고 도로 복장을 갖춰 입었다.
어둠에 쌓인 방 안을 잠시 둘러보았다.
고요한 정경처럼…혜미의 마음도 평온하고 고요했다.
혜미는 고개를 돌려 잠이 든 재성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잘생기고 세련된 아이…
알고보니 깔끔한 성격에…
더 알고보니…마음씨까지 따뜻했던 아이…
다른 사람을 걱정할 줄 알고…
다른 사람을 위로할 줄 알고…
다른 사람을 편안하게 해줄 줄도 아는 아이…
고마워…너 덕분에 잠시나마 행복했어…정말 고마워…재성아…!
혜미는 허리를 숙이고 곤히 잠들어 있는 재성의 볼에 살며시 입을 맞추었다.
그리고 나직이 중얼거렸다.
“…나는…임 재성이라는 이름을 절대 잊지 못하겠지…
너는…나를 기억해도 좋고, 기억하지 않아도 좋아…
하지만…하지만 가장 좋은 건…역시 날 잊어버리는 거야…
행복해 재성아…꼭.”
혜미는 잠시 그렇게 재성의 얼굴을 바라보다가…
살며시 문을 열고는 밖으로 빠져나왔다.
또 비가 내리고 있구나....
혜미는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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