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라 회원님들 안녕하십니까,
22부를 올리고 1년도 넘게 잠수했다가 이렇게 다시 찾았습니다. 워낙 게으른 탓이라 죄송합니다.
굳이 또 한가지 이유를 대자면 올렸던 것을 수정하면 자꾸 처음으로 되돌아가는 것이 기분나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지난회까지를 모두 수정을 해서 다시 올으니 오랫만이라 좀 스토리 연결이 안되면 다시 보아주셔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 자주 올리고 꼭 끝맺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혹 sora님이 이 글을 보신다면, 지금 ,금촌리 설화>의 목록이 2부, 3부, 1부 식으로 되어 있는데 순서에 맞게 좀 바로 잡아주시기 바랍니다.
금촌리 설화(村里 說話) 23부
아버지가 집에 돌아 왔다.
지난 한가위 때 며칠 묵고 갔으니 석달이 넘어서의 귀가며 설을 쇠러 온 것이다. 그러고보니 내일이나 모레면 읍내에 기거하는 영숙이 누나도 올 것이다. 한가위 때처럼 오랫만에 6명 가족이 함께 모이는 것이다.
당시 우리는 양력 1월 1일은 "신정", 음력 정월 초하루는 "구정"이라고 불렀다. 정부에서는 신정, 즉 양력과세를 강요해서 신정에는 며칠씩 연휴가 이어지며 관공서나 큰 기업체들도 모두 문을 닫는다.
반면 구정은 휴일조차도 아니었다. 그래서 공무원은 어김 없이 그날도 출근해야 했고 학생들도 평시처럼 등교해서 수업을 받았다.
그러나 시골에서는 여전히 음력 정월 초하루를 "설"로 삼아 그날 떡국을 끓여 차례를 잡숫고 윗어른에게 세배도 하곤 했다. 우리 금촌리에도 공무원이거나 신식을 좋아하는 몇집이 양력과세를 한다지만 우리집은 양력 설에 떡국조차 끓이지 않았다.
하지만 비록 양력 설이 명절은 아니라 하더라도 연휴기 때문에 오랫만에 가족이 모두 만날 수 있는 날이었다.
그런데 아버지는 천연덕스러운 것일까, 무심한 것일까, 몇달만에 집에 돌아 오면서도 여전히 덤덤해 보였다.
우리가 저녁 밥상에 둘러 앉아 두세숫갈 쯤 밥을 떠 넣을 때였다. 그래서 인기척도 느끼지 못했는데 아버지가 방문을 드르륵 열며 나타난 것이다. 입에 밥이 들어 있어서인지, 놀라서인지, 아무도 미처 말을 못하는데 아버지가 먼저 입을 열었다.
"밥 묵나?"
마치 잠시 외출했다가 들어 온 사람처럼, 아니면 나그네가 스치는 사람에게 말 한마디 걸듯이 그렇게 한마디 하며 방으로 들어선다. 그제서야 영자, 영미누나와 나는 거의 이구동성으로 "아부지 다녀 오셨습니껴?" 라고 인사를 했다.
엄마는 아버지를 한번 힐끗 보고 "왔능교?" 라고 한마디 던지더니 일어서서 방을 나갔다. 여전히 잠시 외출했다 돌아 온 남편을 맞거나, 손님을 맞듯 밥과 국 한그릇을 아버지 앞에 내놓았다.
우리 남매들은 어른이 오랫만에 돌아 오셨을 때의 관례대로 큰절을 위해 우르르 일어나 아버지 앞에 섰다.
"아야, 됐다 마. 저녁 먹는 중이니 우선 밥이나 묵고 하자,"
저녁 식사를 마치고 우리 3남매는 아버지에게 큰 절을 했고 아버지는 선물 보따리를 풀었다.
이번에는 엄마 선물이 제일 먼저 나왔는데 화장품이었다. 하지만 엄마는 "고맙다." 는 말한마디 없이 샐쭉한 표정으로 "흥, 이런 거 발라봐야 봐줄 사람도 없는데 뭐 하노?" 라고 중얼거렸다. 아버지와 엄마 사이에는 아무래도 틈이 벌어져 있다.
영자 누나는 털쉐터, 영숙 영미 누나는 비닐로 된 반장화였다. 그리고 뜻밖에도 나한테는 부피도 제일 큰 점퍼였다. 나는 입이 벌어졌다. 지금 내 몸에 좀 크기는 하지만 이걸 입으면 겨울철 학교를 오갈 때 훨씬 든든할 것이다.
"저 신발 하나는 영자를 주마 안되겠는겨? 갸가 요즘 점자를 배운다꼬 나들이를 하는데 마땅한 신발이 없어서 ...... "
"점자를 ...... ? 어디서 ...... ?"
아버지가 꽤 놀란 표정으로 묻는데 엄마와 영자 누나가 번갈아 설명을 했다.
"하, 우리 영도가 대단하네! 누나한테 부모도 몬해준 것을 ...... "
아버지가 대견해 하는데 그 다음 엄마의 말에 나는 가슴이 덜컥했다.
"그뿐이 아니라요. 영도가 대단한기 또 있구마! "
"뭔데 ...... ?"
영미 누나까지 호기심으로 눈을 크게 뜨고 영자 누나도 동작을 멈추고 귀를 기울이건만 잠시 머뭇거리다 말을 잘랐다.
"그건 나중에 따로 이야기 하고 ......."
나만 괜히 얼굴까지 화끈거렸다.
엄마와 빠구리한 사실을 말할려는 것일까? ...... 아니다. 나한테도 "절대로 아무한테도 말하면 안된다." 고 신신당부 했었는데 그 일이 엄마 입에서 새 나가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도둑이 제발 저리다는 식으로 아버지한테 미안한 기분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당분간은 이 기분이 지속될 것 같았다.
저녁을 먹고 잠시 이야기를 나누다 아버지는 집을 나갔다. 할아버지 댁이며 동네에 인사를 다니기 위해서다.
건너방에 있다가 연속극이 다 끝난 시간에 나는 안방문을 열고 이어 부엌을 들여다 보았다. 예상했던 것처럼 엄마는 가마솥에 물을 데어 몸을 씻고 있었다. 날이 너무 추워서인지 세수를 하고 나서는 치마 속에 대야를 넣고 뒷물만 했다.
엄마는 또 오랫만에 온 아버지와 빠구리 준비를 하는 것이다.
부부간의 당연한 행사임에도 괜히 옷속에서 자지가 벌떡거렸다. 이제 안방에서 잘 권리는 박탈 당했으니 직접 그 광경을 볼 수는 없다. 하지만 그 전에 누나들의 반응을 보면 건너방에서도 빠구리할 때의 소리는 들었던 것이 틀림없다.
영미 누나까지 건너방으로 이부자리를 옮겨 와 좀 어수선했지만 나는 소설잭을 보면서도 안방의 기척에 신경을 곤두세웠다.
그런데 아버지는 이날도 자정이 지나서야 돌아 왔다. 이어서 엄마의 투덜거리는 소리가 잠시 들리고는 한동안 조용했다. 기다리다 궁금해서 마루에까지 나와보니 아버지의 코고는 소리만 요란했다.
그리고는 나도 잠이 들어버려 끝내 소리조차 듣지 못했다. 그런데 아침에도 여전히 엄마의 심통이 난 듯한 얼굴을 보고 어제밤에 아버지 엄마는 빠구리를 안했다고 짐작했다.
"영도는 오늘 내랑 읍내에 같이 가자."
"예 ...... ?"
아침 밥상에서 아버지가 말할 때 나는 우선 반문부터 했다. 아버지와 동네에서나 읍내까지도 함께 나들이한 적은 더러 있었지만 목적을 안 밝히고 그 말만 던졌기 때문이다.
"응, 읍내 볼일이 있는데 겸사 겸사 ...... "
아버지가 얼버무리니 더 캐어 물을 수는 없었다.
"아, 그런데 오늘 영자 누부야 점자 배우는데 데불다 주기로 했심더."
"그래? 그쨔가 내리라 캤제? 그라마 데려다 주고 읍내로 온나. ...... 점심 때 쯤이마 그 시장 앞의 국밥집으로 오고, 때가 지났으마 강철구네 가게로 오그라. 내가 없더라도 어디 있는지 알려 놓을테니까. "
국밥집이나 아버지 친구의 그릇가게는 나도 다 아는 곳이다. 우리는 함께 집을 나서 아버지는 버스를 타고 바로 읍내로, 영자 누나와 나는 내가 맨날 학교를 오가는 길로 갈라졌다.
우리를 먼저 맞아준 사람은 금지였다. 겨울방학중이라 그녀도 집에 있었던 모양이다.
나는 그녀의 생글거리는 얼굴을 보고 괜히 가슴이 울렁거리며 미안한 기분도 들었지만 그녀의 표정에서는 아무 감정도 읽을 수 없었다. 그녀는 정말 나를 완전히 마음에서도 떼어버린 것일까. 좀 마음이 씁쓸했다.
금순이는 반갑게 대해 주었다. 누나와 금지도 인사를 시키고 쇼파에 둘러 앉아 차를 마시던 중 누나가 종이 꾸러미를 내놓았다. 우리가 학교에서 그러하듯 숙제감을 제출하는 것 같았다.
"아이, 나중에 줘도 되는데 ...... "
금순이는 그렇게 말했지만 잠시 후 그 종이를 오른손 손가락으로 더듬어 나갔다. 하얀 종이 위에 글씨는 물론 색깔도 없이 단지 점필로 찍어 약간의 요철만 있는 숙제장은 금지나 나에게는 완전히 암호문서 같은 것이다. 그러나 금순은 칭찬부텨 했다.
"아아, 정말 잘 했어! 몇군데 틀린 데가 있긴 하지만 단 한번 배우고 이렇게 해내다니 정말 대단해!"
"선생님이 잘 가르쳐 주셨으이 그렇지예."
누나의 얼굴이 붉어 졌지만 기분은 한껏 좋아 보였다.
"아니, 이건 ...... ? 영자, 너는 그 전에도 점자를 배운 적이 있지?"
몇장 째 더 종이를 넘기던 금순의 소리가 갑자기 커졌고 마치 거짓말을 추궁하는 것 같기도 했다.
"아입니더. 저는 그저 ...... 선생님한테 배우는기 너무 좋아서 쪼매 ...... "
누나가 죄 지은 표정을 하며 얼굴을 더욱 붉히기에 나는 또 누나가 무슨 실수를 했나 하고 당황했다. 금순은 그 크고 투명한 눈을 잠시 감빡거리기만 하고 말이 없어 누나는 좀 긴장한 표정이었다.
"영자, 오늘 우리집에서 아예 자고 갈래?"
"예 ...... ?"
누나도 반문부터 했다. 아버지가 나더러 읍내에 함께 가자고 한 것보다 더 파격적인 제안이라 누나도 어리둥절한 것이다.
"괜히 폐를 끼치는 것 같아 ...... "
쭈삣거리는 누나를 금순은 상냥한 ㎶燭?다독거려 주었다.
"괜찮아. 점자도 배우지만, 또 피아노도 듣고, 나하고 세상 이야기도 하면서 ...... 그러자면 하루밤은 짧지. 며칠만 묵다 가! ...... 나도 영자, 너처럼 호기심과 열정이 가득하던 시절이 있었거든. 너를 만나 다시 한번 그런 기분에 젖어 보고 싶어."
"점심을 함께 먹고 가라." 는 금순 자매의 권유를 사양하며 나는 읍내로 향했다. 오후에 누나를 다시 데리러 오지 않아도 된다는 것으로 마음은 홀가분했다. 하지만 읍내에 도착할 때까지 내 마음 속에는 계속 누나가 자리잡고 있었다.
금순이가 영자 누나를 자기집에 눌러 앉힌 것도 누나의 총명과 열정에 감탄해서였다.
처음 점자를 가르쳐 주며 금순은 점자의 원리와 기초 외에 ㄱ ㄴ ㄷ, ㅏ ㅑ ㅓ ㅕ 같은 한글의 기본 글자와 문영자 문광석 문영도 박금순등 주위 사람의 이름, 아버지 어머니 하늘 땅 바다 같은 쉬운 단어 몇10개를 점자로 적어 익히도록 했다고 한다.
그 정도도 점필로 글자를 찍고 다시 손끝으로 읽는 감각을 익히려면 적어도 한달을 넘게 걸리는 학업량이었다.
그런데 누나는 그 숙제를 단 며칠만에 충분히 해냈을 뿐 아니라, 그 글자들을 조합해 새로운 단어도 만들어 보고, 이를테면 "아버지가지베도라오셔씀니다" , "어머니는바블해주심니다" 같은 문장까지도 스스로 만들어 보았다는 것이다.
얼마나 배움에 굶주렸었을까, 남들처럼 일찍부터 맹아학교를 다녔다면 총명하고 열정적인 누나가 얼마나 달라 졌을까 같은 생각을 해보면 참 지난 세월이 아깝기도 했다.
아버지가 일러 준 시장 입구의 국밥집에 아직 아버지는 보이지 않아 자리에 앉아 기다리기로 했다. 재작년인가, 그때도 아버지와 왔을 때는 마침 장날이라 그런지 기다리다 먹는 사람도 있었는데 지금은 다른 손님 한패가 있을 뿐이었다.
잠시 후 아버지가 비슷한 연배의 남자 두명과 함께 들려 나도 아버지 옆에 앉아 국밥을 한그릇 받았다. 무와 대파를 크게 쓸어넣고 소기름이 둥둥 뜨며, 잘 보면 고기도 몇점 있는 국밥은 좀 맵기는 하지만 정말 맛있었다.
아버지등 세명의 어른은 단지 국밥 한그릇씩을 놓고 소주를 세병씩이나 마시며 오랫만에 만나서인지 끊임없이 이야기들을 털어 놓았다. 아버지는 도로공사장에서 있었던 일들을, 다른 두명도 목수 일하다 허리 다친 사연이며, 어물전이 요즘 경기가 없다는 식으로 자신과 관련된 일들이었다.
그런데 술이 점점 더 들어가며 6.25 때 전쟁터의 이야기며, 중학교 때 인기있던 여학생의 뒷이야기, 세사람 모두의 친구인 한 남자의 들쭝난 행각등이 화제가 되는 것을 보면 늘 나누던 이야기의 되풀이 같기도 했다.
그 이야기들 중 아버지가 "함바에 새로 온 아줌마가 늘 나한테 꼬리를 친다." 는 이야기도 나왔는데 여자들이 정말 아버지에게 끌리는지, 아버지가 여자를 밝히는지 잘 분간이 가지 않았다.
"자, 배를 채웠으니 이제 같이 목욕이나 할까."
"예 ...... ?"
나는 또 반문부터 했다. 근 두시간을 끈 국밥집에서의 점심식사를 끝내고 친구들과 헤어지면서 아버지가 한 말에 어리둥절했던 것이다. 읍내에 공중목욕탕이 있는 것은 알고 있지만 나는 한번도 그곳을 직접 가보지 못했다.
한여름이면 냇물이나 집안의 우물가에서 씻었고, 날씨가 추워져도 부엌에서 가마솥에 데운 물로 작년까지도 엄마가 씻어 주었는데 그것도 1년에 한두번 있는 일이었다.
"명절이 닥아 왔으이 때도 좀 빼야지. 자, 가자!"
칸칸으로 한 벽을 온통 차지한 옷장에 벗은 옷을 집어 넣는데 아버지가 마지막 팬티를 내릴 때 나도 모르게 눈길은 아버지의 자지 쪽으로 갔다. "금촌리 대물" 로 통한다는 말도 생각났다. 그러나 죽어 있어서 그런지 내가 놀랄만한 크기는 아니었다. 다만 그전에는 무심코 지나쳤는데 털이 거의 배꼽께까지 올라오며 무척 무성했고 불알도 축 늘어진 것이 매우 커 보였다.
"빨리 다 벗고 드가자."
아버지의 재촉에 멈칫거리던 나도 팬티를 벗어 버렸다. 아버지 역시 내 자지 쪽으로 눈길이 온다. 그리고 잠시 멈칫하며 놀란 표정이 되었지만 곧 지우고 범상하게 말했다.
"우리 영도도 고추가 많이 컸네."
나는 얼굴이 확 달아 오르고 당장 자지를 손으로 가리고 싶었지만 그러면 더 어색해 보일 것 같아 그만두었다. 여자들 앞에서보다 같은 남자끼리, 더구나 부자간에 자지를 내보이면서 더 부끄럼을 탄다는 것이 나 자신도 이상했다.
어쩌면 아직 아버지는 모르겠지만, 이것으로 아버지가 이미 자지를 박았었던 송윤초나 병호 엄마, 효석 아재 아지매, ...... 더구나 엄마와까지 빠구리를 했다는 자격지심 때문일지도 모른다.
탕 안에는 벌써 10여명의 목욕객이 북적거렸다. 한 여름 냇가에서도 남자나 여자 몇명이 함께 목욕하는 것은 보아 왔지만 이렇게 많은 남자들이 한꺼번에 벌거벗고 있다는 것부터가 구경거리였다.
"우선 이래 손발을 씻고 뜨거운 물에 때를 불리는기다."
아버지는 나무통으로 욕탕 한가운데 자리잡은 온탕의 더운물을 떠 몸에 붓고 손발도 씻었지만 그보다는 비누칠을 해서 자지와 불알, 똥구멍을 더 열심히 씻고는 더운물에 몸을 담그었다. 나도 그 흉내를 내며 몸을 담그었지만 너무 뜨거워 오래 버티지 못했다.
온탕에는 사람들이 번갈아 드나들었고 나머지는 맨 수건으로 때를 밀거나 비누칠한 수건으로 닦고 머리를 감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 알몸의 사람들을 둘러 보면서 꼭 자지에 눈이 먼저 가는 것은 나로서도 이상했다. 하여튼 그렇게 남들의 자지를 구경하게 되자 아버지, 그리고 나의 자지조차 꽤 큰 편이라는 것을 실감했다. 특히 나는 보통 때도 자지가 꽤배기처럼 좀 비틀린 편인데 아버지 것은 굵고 반듯한데다 대가리가 유난히 컸다.
어른들 자지도 자세히 보면 참 제각각이다. 흔히 "사장배" 라고 하듯 배가 불룩 나오고 체격도 큰 중년남자가 자지는 껍질도 안 벗겨져 번데기처럼 보이는 것이 내 엄지 손가락만밖에 안되었다. 등까지 굽은 노인은 자지털도 거의 빠졌고 반쯤은 흰털이며 앙상한 다리처럼 자지도 힘이 없어 보였다.
"일로 와 등 좀 밀어라."
아버지의 말에 따라 비누칠된 수건으로 널찍한 등판을 밀었다. 아버지는 더운 물로 거품을 씻고 다시 수건을 빨아 비누칠을 해서 나를 씻어 주었다. 먼저 목덜미에서 가슴으로, 이어 배까지 수건이 내려 오는데 나는 갑자기 당황했다.
자지가 스멀거리는 느낌이 왔다. 이런 기분으로는 금방 빳빳해지고 벌떡거릴 수도 있다. 남자가, 그것도 아버지가 내 몸을 건드리는데 왜 자지가 반응을 하는지 모르겠지만 하여튼 창피한 일이었다. 아버지의 수건은 자지까지 왔다. 그곳을 문지르며 아버지는 지나가는 말처럼 또 말을 걸었다.
"느그 엄마한테 말은 들었다만 이제 아픈데는 없나? 오줌도 잘 나오나?"
"예."
나는 고개까지 끄덕이며 대답했다. 긴장한 탓인지 자지는 아버지가 수건으로 문지르는 중에도 더 커지지 않았다.
"참말로 잘된기다! 보기에는 좀 흉해도 이제 아무 탈이 없다카이 이제사 마음이 놓인다. 니 그 사고 당한 후에 내나 느그 엄마나 정말 마음이 편치 않았는기라. ...... 우리 아들이 모두 괘않아 졌다카이 참말로 고맙구나!"
내 몸을 돌려 등을 씻어주면서 아버지는 혼잣말처럼 말했다. 나는 문득 아버지가 나를 목욕탕으로 데려 온 것도 내 자지를 직접 보고 확인하기 위해서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엄마는 내 팬티를 벗기고 한참 손으로 검사를 한 뒤에 직접 당신의 보지에까지 넣어 확인을 했는데, 아버지는 같은 남자이면서 아들한테 왜 이렇게 조심스레 접근을 하는지 나는 이해하기 어려웠다.
어떻든 내 자지의 문제로 아버지나 엄마 모두 마음 고생이 심했을 것은 틀림없는데 이제 그 짐을 벗게 되었다니 나의 마음도 가벼워 졌고 우쭐한 기분이 들기도 했다.
목욕탕을 나오자 눈발이 흩날리고 있었다. 아침부터 날이 계속 흐렸는데 함박눈 모양이라 꽤 많이 올 것 같았다.
"아 참! 영자가 나들이를 하는데 옷이 너무 부실터라. 오바락도 하나 사 줘야겠다."
아버지는 여자 옷가게에서 깃에 토끼털이 달린 빨간 모직 코트를 하나 샀다. 그 색갈이 내게는 좀 천해 보였지만 영자 누나는 구분을 못할 것이고 어쩌면 누나는 난생 처음 제대로 된 외출복을 하나 갖게 된 셈이다.
아버지는 강철구네 그릇가게에 들렸다. 몇마디 안부를 나누고 아버지가 "아들도 같이 왔고 눈도 오니 일찍 가야겠다."고 하자, "이 문디 자슥아, 얼마만에 만났는데 얼굴만 반짝하고 내뺄라 카노." 라고 철구 아저씨는 욕까지 해대며 기어이 아버지를 선술집으로 끌고 갔다.
경상도에서는 정구지라고 부르는 부추전과 도토리묵, 풋고추와 된장 같은 안주를 놓고 막걸리잔이 바쁘게 오갔다. 옆에서 안주나 집어 먹으면서 어른들 이야기를 듣다보니 집을 나갔다는 철구 아저씨의 부인이 화제의 중심이었다.
비분강개한 표정으로 심하게 아내 욕을 해대던 철구 아저씨는 갑자기 풀이 죽으며 눈물까지 글성였다.
"아이를 셋이나 둔 년이 늦바람이 나가 젊은 놈과 붙어 먹드이 살림도 뭐도 다 팽개치고 눈에 뷔는 것도 없는갑다. 내 이 연놈을 칼로 콱 쑤시뿔라 카다가도 그라마 모든기 다 깽판이 될끼니 그러지도 몬하고 ...... "
"참말로 여자들은 요물이다.나도 20년이나 옆에서 봐온 상수 엄마가 그래 막갈지는 몰랐다. ...... 하지만 우짜겠노? 자식들 생각해서라도 얼러가 데불고 와야지. 우쨌든 폭력은 쓰지 말고 말로 풀으레이."
"아니, 딴놈 좆맛에 환장한 화냥년을 다시 품으라 말이가? 내사 그건 몬한다."
"그라마 막살하고 니도 맞바람을 피우던가, 아주 새장가를 가던지 ...... "
아버지가 위로의 말을 던지면 철구 아저씨는 더욱 화를 냈지만 결론은 없었다. 아내에 대한 험담과 분함, 그에 대한 맞장구와 위로의 말이 막걸리 두주전자를 비우는동안 계속 이어졌다.
옆에서 안주만 집어먹으며 잠側?듣기만 하던 나도 속이 찔끔했다.
결혼한 여자가 다른 남자와 빠구리를 하게 되면 이렇게 복잡하고 또 남을 가슴아프게 하는 일도 생길 수 있는 것이다. 내가 빠구리한 상대도 과부나 아직 결혼 안한 처녀도 있었지만, 처음 빠구리를 알게해 준 서울띠기나 이미영 선생, 효석 아재의 아지매나 청송띠기, 그리고 황달자의 올케 같은 여인들은 모두 남편이 있는 여자들이었다. 그래서 이미영 선생은 나하고 빠구리를 한 그자리에서 통곡을 하듯 흐느껴 울고, 청송띠기도 내 옆에서 자책의 눈물을 보이지 않았던가.
혹 또 새로운 여인과 빠구리를 하게 된다 하더라도 남편 있는 여자, 즉 유부녀와는 그러지 말아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아직도 이야기가 진행중 그릇가게의 점원이 "손님이 왔다." 고 주인을 부르러 왔다. "곧 올테니 꼭 기다려라." 라고 그는 당부하며 자리를 비웠다.
"영도야, 니가 이제 아프지도 않고 어엿한 남자로 크고 있다는기 참말로 고맙고 반갑다. 니한테 그 사고가 난 뒤로 내도 영 맘이 편치 않고 그래가 집도 더 싫어졌었지. 이제는 집에도 자주 오고 아들하고도 좀 친해져야겠다."
혼자가 된 아버지는 술을 한모금 마시고 이 집에서 처음으로 나한테 말을 걸었다. 그 말은 아까 목욕탕에서와 같은 내용이지만 나는 얼굴이 붉어지고 눈물도 핑 돌 지경이었다. 태어난 이래 아버지로부터 이런 식의 말을 들어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나도 아버지에게 말을 걸었다.
"그라마 아부지, 어무이하고도 좀 친해지이소."
"와? 내가 느그 엄마캉 어떤데 ...... ?"
"내가 보기에는 아부지도 어무이도 ...... 우째 마음이 서로 떨어진 것 갔심더."
"허 허, ...... 느그들 눈에도 그리 보이나?"
아버지는 헛웃음까지 치면서 잠시 생각에 잠기는 표정이었다.
"사실 내는 느그 엄마한테나 집에 별로 정이 안든다."
"예 ...... ?"
나도 느끼고 있었지만 아버지가 내게 그런 말을 해준다는 것이 좀 놀랍기도 했다.
"느그 엄마캉 살면서 첫 아도 잃고, 영자도 그리 돼 삣고, 니 위에 아들내미도 죽어삐고, 니까지 그런 사고를 당했으이 ...... "
아버지의 표정이 좀 침통해 보였다. 언젠가 엄마의 얼굴에서 읽은 생활의 피로가 묻어있는 것 같다. 빈곤과 무지 때문에 더욱 피할 수 없는 액운들로 그때를 사는 많은 사람들에게 슬픔과 고통과 한이 뭉쳐있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반발했다.
"그기 와 모두 어무이 탓입니꺼?"
"하기사 그런 일들이 모두 느그 엄마 탓은 아니제. 하지만 그런 일들을 당할 때마다 그 여자를, ...... 느그 엄마를 만난 것부터가 애초에 잘못 됐다는 생각도 지울 수가 없는기라. ...... 우선 느그 엄마는 내한테 시집올 때 벌써 다른 놈이 거쳐갔던 몸인기라."
"예 ...... ?"
그 의미를 대충 알것 같았지만 나는 놀란 표정이 되어 반문부터 했다.
"느그 엄마가 처녀가 아니었단 말이다. 계집이란 시집가기 전에 빵꾸가 나든, 철구 마누라처럼 함께 살다가 다른 놈 맛을 보든, 그라마 이미 부부라는 그릇은 상채기가 나거나 아주 깨져 버린기나 마찬가지다. 정이 생길 수 없고 계집도 남편한테서 마음이 떠난기라. ...... 니도 나중에 커가 연애를 하든, 장가를 가든, 그때는 내말이 좀 더 이해가 갈끼다."
아버지는 이미 술끼가 많이 올라 있어 혀도 좀 꼬부라진 상태였다. 게다가 조금 전 철구 아저씨의 바람 난 아내에 대한 화제가
자극제가 되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아버지가 열살짜리 아들에게 그런 이야기를 하며 화가 난 듯 하기도 하고 진지한 듯 하기도 한 표정으로 말하기 때문에 나는 어안이 벙벙할만큼 충격을 받았다.
우선 아버지가 엄마의 그 문제를 그리 심각하게 받아 들인다는 것을 나는 이해하기 어려웠다. 내가 알기로도 아버지는 14살 때 송윤초에게 총각딱지를 떼었을 것 같고, 그 후에도 꽤 오래 그녀와의 관계를 계속해 왔다.
또 문숙자와 홍금순, 바로 병호 엄마나 효석 아재 아지매는 아버지가 결혼한 후에 숫처녀였던 그녀들을 따먹은 것이다. 그리고 그녀들은 그 후 결혼해서 지금도 우리와 한 동네에서 얼굴을 부H이며 살고 있다.
자신은 이미 오래 전부터 빠구리를 해왔고, 시집갈 여인들의 처녀막을 망가뜨렸으면서 왜 자기 아내만을 탓하는가? ...... 꼭 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무엇인가 사리에 맞지 않고, 아버지가 너무 억지를 부린다는 생각도 들었다.
또 하나의 충격은 엄마가 우리집으로 시집오기 전 이미 아버지의 말처럼 빵꾸가 났었다는 점이다.
엄마가 시집오기 전에 다른 남자와 빠구리를 했다. ...... 정조니 순결이니 하는 개념은 당시 나에게 없었지만, 나 자신이 빠구리라는 것을 알고 경험하지 못했다면, 제대로 이해를 못했거나 가볍게 받아 들였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엄마가 아버지와 결혼하기 전, 누군가의 자지가 바로 내 엄마의 보지에 들락거리는 환영이 보이는 것 같기도 했다. 엄마가 추하다는 것 말고도, 마치 내 엄마를 누구한테 빼앗긴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했다.
내 기분이 그렇다면 남편인 아버지로서는 물론 더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여튼 어른들의 세계를 조금씩 들여다 보게 되면서, 또 빠구리와 관련된 이모저모를 듣게 되면서 내 마음은 혼란스럽고 착잡하기까지 했다.
다시 철구 아저씨와 몇잔을 더 나누고 선술집을 나왔으 때는 함박눈이 발목 정도까지 쌓였고 계속 내리고 있었다. 아버지는 꽤 술에 취한 듯 버스에 타자마자 잠이 들었다.
집에 도착해보니 읍내에서 기거하는 영숙이 누나도 와 있었다. 엄마는 잔뜩 취한 아버지를 보고 낯을 찡그리며 몇마디 투덜댔지만 나도 엄마의 얼굴을 보며 기분이 묘했다. 시집도 오기 전에 다른 남자와 빠구리를 했다니 ...... 아, 그런 생각을 다시는 하지 말자고 혼자 다짐했지만 좀 씁쓸한 기분이었다.
저녁은 이미 먹은 셈이라 나는 바로 건너방으로 갔다. 명절이라고 오랫만에 6인 가족이 다 모였건만 오늘 밤 우리집에는 다시 4명만 있었다.
영자 누나는 박금순네 집에서 자고 오기로 했고, 영미 누나마저 군자네 집에서 자고 오기로 했다는 것이다. 군자는 영미 누나와 동갑인데 마산의 한 공장에서 일하다 명절이라고 고향에 온 것이다. 당시 금촌리에는 가발공장, 방직공장, 봉재공장 같은 도시의 공장에서 일하는 처녀들이 10여명은 되었다. 그중에는 국민학교만 나와 12~13살의 나이에 이미 여공 생활을 하는 아이도 있었고, 중학교를 다니다 말거나 중학교를 졸업하고 취직하는 경우가 많았다.
영미 누나는 그전부터 그런 여공들을 부러워 하고 자신도 "중학교만 졸업하면 공장에 가겠다." 고 벼르고 있었다.
사실 부러울만도 했다. 그 여공들은 직접 돈을 벌고 도시물을 먹어서인지 옷차림부터 시골 소녀들과 달랐고, 명절에 고향에 올 때는 선물도 한보따리씩 들고 오는 것이다. 더구나 도회지에서의 다양하고 흥미로운 체험, 부모 곁을 떠나 더욱 손쉬운 연애담 같은 것들이 대단한 무용담이나 모험담처럼 펄쳐져 산골 여자애들에게 부러움과 동경을 갖게 했다.
지난 추석무렵에도 영미 누나는 그애들과 어울려 밤을 새우며 수다를 떨고 돌아온 적이 있었다.
영숙이 누나와 한두마디 인삿말처럼 나누고 나는 벽에 기대어 읽다 만 소설을 읽었다. 누나는 머리를 감고 경대 앞에 앉아 여드름을 몇개 짜고 이어 얼굴에 뭔가를 바르고 있었다.
"여자가 밤화장 하는 것은 화냥끼가 있어서라더라. 지금 누구 만나러 가나?"
나는 어른들이 하는 말을 들은 생각이 나서 한마디 농담을 던졌다.
"이건 화장이 아니라 영양크림이다. 여자들은 나이 들마 이래 삼푸도 자주 하고 피부관리도 해줘야 되는기다."
누나는 대수롭잖게 받아 넘겼지만 픽! 웃음이 나왔다. 아직 고1인 누나가 무슨 나이 든 여자라고 ...... 더구나 우리집에서는 엄마나 영자 누나가 밤에 얼굴에 무엇을 바르는 것을 본 적이 없었다. 도시는 아니더라도 읍내에 살면서 누나도 더 배운 것이 있나보다.
"영도야, 이제 자자."
영숙이 누나가 이불 속으로 들어가며 말했다. 시계를 보니 벌써 밤 10시가 다 되었다.
"졸리마 누부야 먼저 자라. 내는 이거 읽던거 쪼매 더 보고 ...... "
"아이, 나는 이래 불이 켜 있으마 잠이 안 온다."
나는 한창 재미있는 대목을 읽는 터라 아쉬웠지만 오랫만에 온 누나를 생각해서 불을 껐다. 그래도 눈이 많이 와서인지 창을 통해 동트는 새벽처럼 빛이 들어와 아주 어둡지는 않았다.
눈을 감았지만 한동안 나는 잠이 들지 못했다. 눈보라가 함께 몰려 오는지 세찬 바람소리에 문풍지도 함께 떨었다. 오늘 아버지와 목욕탕에서, 또 술집에서 내게 들려준 말들이 되살아 나며 괜히 마음은 더 스산스러웠다. 가끔 몸을 뒤척이는 것을 보면 영숙이 누나도 아직 잠이 들지 않은 모양이다.
"날씨가 추워지나 보다. 그래서 그런지 영 잠이 안오네."
어둠 속에서 누나가 말을 걸었다.
"그라마 좀 더 일로 내려 온나. 아랫목은 따시다."
"참말로 그렇네."
누나는 몸을 조금 아랫목 쪽으로 옮겼다가 잠시 후에는 아예 내 이불 속으로 들어왔다. 영자 누나와 내가 이 방에서 자는 식이 된 것이다. 한가지 차이점은 냄새였다. 삼푸와 아까 바른 영양크림 때문인지 향긋한 냄새가 났다. 문득 박금순이 생각났다. 그녀의 몸에서는 늘 이와 비슷한 향기가 났다.
잠자리가 바뀌어서인지 따뜻한 이불로 옮겨 와서도 누나는 쉽게 잠이 들지 못했다. 그런데도 한 이불 속에서도 우리는 한동안 말이 없었다. 누나도 그렇겠지만 사실 나도 누나에게 별로 할 말이 없었다. 우리 가족 중에서도 영숙이 누나와는 평소에도 별로 오가는 말이 거의 없을만큼 소원했기 때문이기도 했다.
영숙이 누나는 자랄 때부터 다른 누나들과 다른 점이 많았다.
영자 누나는 정말 착한 마음씨로 막내인 나의 온갖 응석이나 투정을 잘 받아 주었고 늘 나를 감싸고 돌았다.
반면 4살 위인 영미 누나는 성깔도 못된데다 샘도 많아 같이 밥을 먹다가 내 국에 고깃점이 더 있는 것도 못 참아 트집을 잡고, 어쩌다 나만 옷이나 신발을 사주면 징징 울기도 하고, 아버지나 엄마가 없을 때면 나를 잘 때리기도 했다. 그래서 어른들 앞에서는 늘 아웅다웅하고, 단둘이 있을 때면 내가 슬슬 피하기도 하는 관계였다.
그런데 영숙이 누나는 그 어느 편에도 속하지 않고 나같은 어린애에게는 관심도 없다는 투였다. 사실은 나뿐 아니라 다른 가족에게도 비슷했다.
누나는 공부를 잘했다. 반에서 거의 1등을 하고 3등 밑으로는 내려간 적이 없었다. 또 어른들이 밭일이나 잡안일을 시키면 한마디 불평 없이 묵묵히 해냈다. 부모에게 무엇을 조르거나 동생들을 구박하는 일도 없었다. 말썽 한번 부린 적 없는 착한 딸인 것이다.
하지만 집에서도 가족과는 거의 이야기도 안하면서 공부를 하거나 아니면 생각에 잠겨 있는 것 같았다. 자라면서 나도 그런 누나의 남다른 면을 조금은 이해할 것 같았다. 누나는 더 큰 꿈과 다른 세계를 동경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이런 벽촌이나 가난한 생활에서의 사소한 일로 아웅다웅할 것도 없다는 식이었다.
내 기억으로 누나가 엄마에게 꾸중 비슷한 말을 들은 것은 딱 두번이다. 그 하나는 누나의 키 때문이다. 지금도 우리집 여인중누나의 체격이 가장 크지만 중학교 2학년에서 3학년으로 올라가며 누나의 키가 부쩍부쩍 컸다. 아직 밑이 별로 닳지 않은 신발은 발이 너무 끼고, 교복은 팔뚝이 반은 나올만큼 작아졌다.
"가시나야, 밥 좀 작작 처무라! 장대 같이 키만 키우마 뭐하노? 니 옷하고 신발 대는 것만으로도 늬 에미 등떠리가 휜다."
엄마의 말에 아무 대꾸도 안 했지만 누나는 잠시후 자기 방에서 훌쩍거리는 것을 나는 훔쳐 볼 수 있었다.
또 하나는 누나가 고등학교에 진학할 때였다.
아버지나 엄마는 일찍부터 "여자는 중학교만 나와도 많이 배운기다." 라며 누나를 고등학교에 보낼 생각이 없었다. 특히 작년부터 아버지의 도움이 별로 없어 엄마의 농사와 행상 수입만으로는 가족의 끼니조차 이어가기 어려운 형편이었다. 두 누나의 학비도 몇달씩 밀리는 경우가 많았다.
고교 진학을 못하면 누나의 앞길은 뻔했다. 집에서 엄마의 농사일을 돕거나 다른 여자애들처럼 공장에 가야할 것이다.
그러나 누나는 이 일에만은 부모를 따르지 않았다. 며칠 째 울며 사정도 하고 밥을 굶으며 단식투쟁에까지 돌입했다.
"못된 송아지가 엉덩이에서 뿔난다 카더이 니가 에미한테 아주 기어 오를라 카네. 굶어 죽든지 집을 나가든지 맘대로 해라. 하지만 니 학비는 한푼도 못대준다."
엄마도 역정을 내며 최후통첩처럼 말했다. 그러나 누나는 스스로 해결책을 찾았다. 담임선생의 알선으로 읍내 제재소에 사환 겸 경리를 보며 야간 여상을 다니기로 한 것이다. 정말 엄마의 도움을 받지 않고 그녀는 여고생이 되었다. 누나의 꿈과 동경은 그래서 아직 멈추지 않았다.
"아이, 바닥은 따셔도 마음이 추워서인지 잠이 안온다."
누나는 혼잣말처럼 하면서 옆으로 돌아 눕더니 한팔로 내 어깨를 휘감았다.
"오랫만에 우리 막내 동생 좀 안아줄까?"
몸이 밀착된 한쪽 팔에 누나 젖가슴의 뭉클한 감촉이 전해왔다. 나도 옆으로 누웠더니 얼굴이 맞닿을만큼 가까워 졌다. 누나가 팔베개를 해 주는 바람에 내 한팔은 누나의 허리에 얹었다.
누나의 머릿결과 얼굴, 목덜미에서 더욱 진한 향기가 났다. 누나와 맞닿고 있는 몸에서 나는 엉덩이를 슬쩍 뺐다. 누나의 냄새가 박금순을 연상케 했는지 갑자기 자지가 일어났기 때문이었다. 잠시 나는 혼란스러웠다. 막내 동생이 귀엽다고 안아 주는 누나 앞에서까지 자지가 벌떡거리다니 ......
그러나 나는 자제하지를 못했다. 누나의 허리에 걸쳤던 손이 배쪽으로 옮겨지며 가슴 쪽으로 올라갔다.
"야가 와 이카노?"
누나가 내 손목을 잡는 바람에 나는 멈칫했다. 그러나 이 방에서 자게 되면서 처음 영자 누나의 젖을 만지던 생각이 났다.
"오늘은 누부야가 나를 재와 도. 그라마 젖도 좀 묵자!"
누나는 브래지어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나도 이제 여인의 젖통 만지는 일은 꽤 이골이 나 있다. 브래지어의 밑으로 해서 누나의 왼쪽 젖통을 움켜 쥐었다. 뭉클! 하는 감촉에 이어 내 손으로 움켜쥐기 힘들만큼 큰 젖통을 나는 손바닥으로 덮었다.
"이카지 마라! 아이, 간지럽다."
누나는 내 손을 잡고 발버둥까지 치며 몸을 들썩거렸지만 이미 젖통이 내 손에 점령당해 버리자 저항을 멈추었다. 나는 젖통을 몇번 주물럭거리다 세손가락으로 젖꼭지를 매만졌다. 젖꼭지가 조금씩 커지기 시작한다.
"우째 이래 크노? 영자 누부야 보다도 크다!"
발딱 선 젖꼭지를 손바닥으로 굴리며 나는 속삭였다. 그 말은 정말이었다. 영숙이 누나의 젖통이 훨씬 크고 풍만했다.
한창 키가 클 때는 "장대"니 "대꼬챙이" 같은 별명이 붙을 정도였는데 여고생이 되더니 엉덩이도 커지고 다리도 굵어졌는데 어느새 젖도 이렇게 풍만하게 성숙해 있었다.
"언니 가슴도 만져 봤나?"
"하모! 영자 누부야가 엄마 대신 아이가. 그런데 누부야끼 정말 크다. 오늘은 둘째 누부야가 같이 있으이 젖도 좀 묵자."
"야가 와 이카노?"
누나는 젖통 위에 올려 놓은 내 손을 세차게 떼어 놓고 바로 누웠다. 나는 좀 머쓱했다. 그런데 누나도 그리 기분이 나쁜 것 같지는 않았다. 혼자 잠시 킥킥 거리다 말했다.
"내사 다 큰 니가 엄마 젖 빠는 것도 징그럽더마, 처녀 젖을 말라꼬 빠노?"
"엄마도 빈 젖이지만 누부야끼 훨씬 탱탱하고 예쁘잖나!"
나는 바로 누운 누나에게 기습적으로 달라들며 내복과 브래지어를 한꺼번에 들어 올렸다. 풍만한 젖통 둘이 그대로 드러났다.
"엄마야! 야가 참말로 ...... "
거의 비명 같은 누나의 소리가 터졌지만 나는 재빨리 누나의 오른쪽 젖꼭지를 물었다.
"이카지 마라! 빨리 안 치울래?"
누나는 도래질을 하며 내 얼굴을 세차게 밀었다. 자칫한면 내 얼굴이 밀려날 판인데 봉긋 더 커진 젖꼭지를 이빨로 살짝 물었다.
"아얏!"
누나는 비명을 지르며 손의 힘을 뺐다. 힘을 줄수록 더 아파질테니까. 나는 이빨을 풀고 젖무리를 혀로 뱅그르르 돌리고 나서 젖꼭지를 부드럽게 훑어 주었다. 이어 다른 젖꼭지는 아까처럼 세손가락으로 부드럽게 비틀어 주었다.
"흐으 ...... !"
잠시 동작을 멈추고 있던 누나가 나즈막히 신음을 냈다. 입안에 있는 것이나 손가락으로 매만지는 것이나 누나의 젖꼭지는 모두 솟아 있고 딱딱해 졌다. 뿐만 아니라 누나의 가빠진 숨소리가 들리고 그래서 가슴 전체가 심하게 오르락 내리락하고 심장이 뛰는 소리도 더욱 세차게 들리는 듯 했다. 나는 엉덩이를 더 뒤로 뺐다. 자지가 벌떡거렸기 때문이다.
"언니 젖도 ...... 흐으 ...... 이래 빠나?"
누나가 좀 떨리는 소리로 물었을 때 나는 대답을 하지 않았다. 말을 했다가는 젖꼭지를 빼앗길 수도 있었다. 대신 젖꼭지를 매만지던 손을 떼어 재빨리 누나의 팬티 속을 습격했다.
"야가 와 이카노?"
누나는 또 반발했다. 이 말은 오늘밤 누나의 몸에 접촉할 때마다 듣던 말이다. 그러나 누나가 반발했지만 결국은 모두 내 뜻대로 되었다. 누나의 팬티는 영자 누나나 나의 무명팬티와 달리 메리야쓰로 만든 삼각팬티였다. 그래도 손을 넣는데는 별 차이가 없었다. 내 손바닥은 그대로 누나의 보지를 덮었다. 이미 그곳은 물끼가 밖으로 흘러나올 정도로 습기가 가득했다.
"아따! ...... 우째 이래 터레기도 마이 났노? 큰 누부야보다도 더 많네."
내 팔목을 잡고 빼내려던 누나의 손이 멈칫했다.
"언니 이쨔도 만져 봤나?"
"하모! 큰 누부야 젖 물 때 한손은 늘 이래 하고 있었제."
어둠 속에서 나는 빙긋 웃으며 거짓말을 했다. 하지만 마음은 피로를 느낄만큼 긴장 상태였다. 자지는 계속 벌떡거리는데 입 안은 타들어가는 듯 매말랐고, 몸 마저 떨리는 것 같았다. 누나가 정말 화를 낼지도 모르고, 다음에 내가 어떤 행동을 해야할지도 판단할 수가도 없었다.
"참말로 내가 언니보다 터레기가 많나?"
"하모!"
나는 누나의 보지에 덮은 손에 더 힘을 주어 누르며 대답했디. 영숙이 누나는 영자 누나와 어떤 경쟁의식 때문일까, 큰 누나와 비교하는 이야기를 하면 꼭 확인을 하고싶어 한다. 하기야 나 역시 처음부터 비교급의 이야기를 했었다. 그러나 그것은 내가 꼭 계산적으로 한 말은 아니었다. 그래도 누나의 그런 식 반응은 나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 같기도 했다.
"야가 와 이카노? 그쨔는 손 넣지 마라!"
누나에게서 또 화를 낸 것 같은 소리가 나왔을 때 내 가운데 손가락은 질구를 더듬고 있었다. 꼭 누나의 말을 따르려는 것은 아니었지만 내 손은 곧 그곳을 벗어나 공알 쪽으로 향했다. 이미 질구의 물끼로 젖어 있는 손가락으로 공알을 부드럽게 문질렀다.
"야가 참말로 ...... ? 빨리 손 치와라! ...... 어 ...... ? ...... 어어 ...... ?"
다시 내 손목을 잡으며 화도 더 난 것 같은 누나가 놀라운 듯 신음을 내며 손을 스르르 풀었다. 나는 자신이 생겼다. 누나도 느끼고 있는 것이다. 가볍게 누르면서 손놀림을 더욱 빨리 했다.
"아하! ...... 언니한테도 ...... 흐윽! ...... 언니한테도 이래 하나? ...... 흐윽! ...... "
"아이다. 누부야한테 처음 이래 본다."
가쁜 숨에 신음을 내며 묻는 누나의 귀에 입김을 붓는 것처럼 나는 속삭였다.
영숙이 누나에게 그토록 대담한 행동을 했다는 것은 나 스스로에게도 놀라움이었다.
누나들중에 영숙이 누나는 평소 정다운 말을 나누거나 다툰적도 없지만 그렇기에 또 가장 어렵고 멀게까지 느껴졌던 누나였다. 열살이 되도록 누나 바로 옆에서 잠을 자거나 나란히 누웠던 기억도 없다. 그런데 난생 처음 나란히 누운 자리에서, 나를 그토록 잘 받아 주던 영자 누나에게도 감히 하지 못했던 행동이 진행된 것이다.
물론 그 바닥에는 내가 빠구리를 알고, 또 여러 여인들과 계속 관계를 맺어 온 경험이 크게 작용했을 것이다. 사실 빠구리를 몰랐다면 이렇게 공알까지 자극한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유독 영숙이 누나에게 대담할 수 있었던 것은 일단 남자의 도전의식이 작용한 것인지도 모른다. 가장 어려운 대상에게 ......
또 하나 그날의 놀라움은 누나가 나의 행동을 받아들여 주었다는 점이다. 가슴을 만지고, 젖을 빨고, 보지를 만지고, 공알까지 자극하는 행동을 할 때마다 누나는 놀라고 화를 내고 거부했지만, 결국은 모든 것을 받아준 것이다.
하나씩 껍질이 벗겨지듯, 한발자국씩 더 내 딛듯 ...... 그래서 나는 계속 정상을 향해 전진중이다.
이제는 완전히 내 손놀림에 몸을 맡긴 듯 누나는 다리를 약간 벌린 채 헐떡이며 가끔 신음만 내고 있었다.
거기에 박자를 맞추듯 거센 북풍도 가끔 윙 윙 소리를 내며 들려 왔다. 그 바람에 실려온 것인지 새로운 소리가 덧붙여 졌다. 누나와 나는 깜짝 놀라 일순간 모든 행동을 멈출 수 밖에 없었다.
"흐으! ...... 흐윽! ...... 아아! ...... 아악! ...... 아, 영자 아배! ...... 아, 아, 악! ...... "
바로 지난 추석무렵 안방의 이불 속에서 직접 보면서 듣던 그 소리였다.
"으아! ...... 아! ...... 아아! ...... "
이어서 아버지의 소리가 들려 왔다. 지금 사정을 하는 순간일 것이다. 깊은 밤이라 그런지 그 소리는 너무 생생하게 들려 왔다. 모든 동작을 멈추었건만 자지는 저 혼자 벌떡거렸다. 그런데 누나도 몸을 한번 부르르 떠는 것 같았다.
"누부야, 우리도 한번 할까?"
불쑥 튀어 나온 말에 아차 하는 기분이었는데 누나의 응답에 더욱 놀랐다.
"니 할 줄 아나?"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몸을 일으켰다. 방의 불은 껐지만 눈빛이 반사되고 어둠에 눈이 익자 모든 동작은 식별할 수 있었다.
누나의 팬티를 두손으로 내리려 하자 누나는 엉덩이를 살짝 들어주고 이어 무릎도 세워 팬티는 쉽게 벗겨졌다.
"니 해 봤나?"
떨리는 소리로 속삭이는 누나에게 나는 또 고개를 끄덕였다.
"누구하고 ...... ?"
"에이, 그기사 ...... "
그 질문에는 얼버무리며 나는 몸을 완전히 위로 올렸다. 그걸 어떻게 말한단 말인가. 누나도 잘 아는 서울띠기나 꼽추 할매, 그밖의 금촌리 여인들, ...... 또 누나의 중학교 1년 선배일 황달자를 비롯한 일곱 여고생과 심지어 엄마까지 ......
가랭이를 벌리고 무릎을 세워준 누나의 보지는 이미 넘칠 듯 물끼가 그득했다. 자지는 미끌어지듯 완전히 들어갔다.
"아아, 우째 이리 꽉 차노!"
누나는 두 팔로 내 어깨를 감으며 나직한 탄성을 질렀다. 보지가 조금씩 옴찔거리는데 답하듯 자지도 그 속에서 끄떡거렸다. 나는 서서히 몸을 움직였다. 그러나 누나의 가빠지는 숨소리처럼 동작이 점점 빨라 졌다.
"아! ...... 아악! ...... 아, 잠깐 ...... 그만. 그만! ...... "
내 등을 감았던 누나의 손이 풀려 나를 밀어내며 다급하게 말했다.
"내가 지금 소리 질렀제?"
"뭐 그저 약간 ...... "
비명 같긴 하지만 엄마나 다른 여인들의 소리와 비교한다면 아무 것도 아니다. 그 정도 음량이면 안방에 들릴 턱도 없었다. 그러나 엄마의 소리를 들은 터라 누나는 걱정이 되는 모양이었다.
"안되겠다. 저 이불 좀 덮어라."
"그라마 우선 옷은 다 벗고 ...... "
브래지어를 따고 옷을 위로 올리자 누나는 팔을 뻗어 주었다. 젖통은 정말 두살이나 많은 영자 누나보다 훨씬 크게 부풀어 있었고 겨드랑이에도 시커먼 털이 나 있었다. 나도 내복 윗도리를 벗고 알몸이 된 채 우리는 이불 속에서 다시 살을 섞었다.
"으 - 으음! ...... 으음! ...... 아아! ...... 으음! ....... "
이빨을 깨물고 한껏 자제하는 듯 했지만 덮어 쓴 이불 속에서도 누나의 낮은 신음은 계속 이어졌다.
나 역시 계속 흥분이 고조되고 있었다. 바로 이 방에서 처음으로 친누나와, 그것도 평소 어려웠던 영숙이 누나와 빠구리를 한다는 것은 꿈같이 느껴질만큼 정말 놀라운 일이었다.
"아아! ...... 아악! ...... 아악! ...... "
나지막하지만 누나가 비명을 질러대는 중에 나는 더욱 맹렬히 자지를 박아대며 사정했다. 그리고 그대로 몸을 포갠 채 우리는 한동안 헐떡거렸다.
뒷처리를 위해 주위을 더듬어 봤지만 마땅한 것이 없어 나는 일어나 경대 앞에 있는 수건을 집었다. 그때 나의 옆모습을 본 누나의 탄성이 낮게 터졌다.
"엄마야, 우째 어른보다 더 크노!"
그때 자지는 좀 줄어들기는 했지만 반쯤은 서 있는 상태였다. 되돌아 오려던 나는 방의 불을 켰다.
"아! 와 키노? 빨리 꺼라."
갑자기 밝은 빛을 받아 눈을 찌푸리며 누나는 이불로 급히 몸을 가렸다. 그러나 불을 켠 채로 아랫쪽 이불을 들추었다. 누나의 보지는 물끼로 번들거렸고 나의 정액과 누나의 분비물로 이미 요도 약간은 지린 상태였다.
"아아! ...... "
보지를 닦아주자 누나는 두손으로 눈을 가리며 나직히 신음했다. 나는 수건을 다시 펴 보았다. 분명히 피는 나지 않았다. 문경미나 홍금순에게서 났던 것 같은 ,,,,,,
"누부야도 해봤제?"
"뭐를 ...... ?"
얼굴을 들이밀며 따지듯 하는 내 말에 누나는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
"방금 우리가 한거 ...... 빠구리 말이다!"
나도 모르게 소리가 커졌고 표정도 심각해 졌을 것 같다.
"야가 무슨 말을 그렇게 ...... 이제 그마 자자."
누나는 그렇게 말하면서도 이불로 앞을 가린 채 일어나 앉았다. 그런데 얼굴도 좀 붉어졌다.
아까는 몰랐지만 보지에 아무 막힘 없이 들어갔던 것이나 피가 전혀 나지 않은 것, 그리고 반쯤 죽은 내 자지를 보고는 "어른보다 크다." 고 하는 것들로 보면 누나도 분명 아버지의 말처럼 "빵꾸가 나 있는 것." 이다. 알수 없는 분노가 솟아 오르며 나는 계속 누나를 다그쳤다.
"응? ...... 누부야도 해봤제? ...... 응? 누부야도 빠구리 해봤제?"
"니도 해봤다 카면서 와 그런걸 따지노?"
누나는 반발하는 것 같지만 그 말은 힘이 없었다. 그리고 그런 표현은 바로 빠구리를 해봤다는 시인이나 마찬가지다.
"남자캉 여자가 같나? 내사 지금 알아야겠다. 누부야도 해봤제?"
나의 거센 추궁에 누나는 고개를 푹 숙였다. 그러나 잠시 후 나를 정면으로 보면서 말했다.
"그래. 했다! 내도 해봤다!"
"누구하고 ...... ?"
다시 한번 고개를 숙였다 든 누나는 눈을 한번 질끔 감고 나서 말했다.
"내가 있는 제재조 사장님하고 ...... "
"뭐라꼬?"
나는 놀라며 목소리가 커졌고 그 다음말에 더욱 충격을 받았다.
"또 그집 아들하고 ...... "
한동안 우리는 서로 시선도 피한 채 말이 없었다. 그러나 내 속은 계속 분노로 이글거리고 있었다.
하기야 누나에게 그전에는 내가 사랑이나 그 비슷한 감정도 가져본 적이 없었고, 내 빠구리 상대도 아니다. 또 "7공주파"의 여자애들을 보면 누나보다 훨씬 어린 나이에도 그런 경험들을 했다고 한다. 그런데 막상 나의 누나가 그랬다는 사실을 알게되자, 엄마가 시집오기 전에 빠구리를 했었다는 사실을 안 것보다도 더 누나가 추하게 보이고 마치 내 소중한 것을 빼앗긴 것 같은 기분까지 드는 것이다.
"빠구리가 그리 좋드나?"
"뭐라꼬 ...... ?"
누나는 나를 바로 보면서 반문했다. 그 표정에는 억울함이나 반발도 담겨 있는 것 같았다.
"빠구리가 그리 좋냐고 ...... ? ...... 애비하고 아들캉 다 붙어 먹다이 ...... "
"내사 구역질이 난다. 그라고 그런 일 당할 때마다 내는 꼭 혼자 울었다."
"그런데 왜 ...... ?" 라고 나는 묻고 싶었다. 하지만 내가 묻기 전에 물끼를 먹음은 누나의 눈에서 눈물이 넘치면서 다음 말을 이었다.
"사모님이 알마 ...... 또 아들캉 일을 사장님이 알마 내는 그집을 쫓겨날꺼 아이가? 그라마 학교도 못다니겠제."
아까 누나의 경험담을 들었을 때보다 이 말은 더 충격적이었다. 그렇구나. 그래서 그렇게 된 것이야. ...... 마음은 착잡해지고 분노보다 슬픔이 밀려 왔다.
모든 것은 가난 탓이다. 영자 누나가 그토록 총명하고 배움의 열정이 있건만 맹아학교조차 못 간 것도, 살던 집을 떠나야 하는 것이 슬프면서도 한술밥을 덜기 위해 시집가는 것을 운명처럼 받아들이는 것도 ....... 영숙이 누나가 구역질 나는 빠구리를 어쩔 수 없이 하고 혼자 울어야 하는 것도 모두 우리가 가난하기 때문이다.
화를 냈던 나 자신이 부끄럽고 누나가 한없이 안스러우며 미안했다.
"내가 잘못했다. 누부야, 미안하다. 이제 자자."
불을 끄고 이불 속으로 들어온 나는 누나를 살폿이 안아 주었다. 지금은 자지도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지금의 누나는 빠구리 대상이 아니며 내가 보살피고 아껴 줘야할 연약하고 불쌍한 존재였다. 누나도 한손으로 내 등을 쓰다듬으며 스스로에게 다짐하듯 중얼거렸다.
"지금 사는기 아무리 고달프고 험한 꼴을 당한다 캐도 내는 다 이겨 낼끼다. 그래가 대학도 가고 꼭 훌륭한 사람이 될끼다. 그래가 이런 가난이나 시골생활도 벗어나고로 ...... 꼭 훌륭한 사람이 될끼다."
막 잠이 든 것 같은데 꿈결처럼 다시 누나의 말이 들려 왔다.
"그런데 이상타! 전에는 징그럽고 구역질만 났는데 영도, 니하고는 내 몸이 바싹바싹 타 들어가고 둥둥 뜨는 것처럼 참말로 야릇하고 ...... 그래, 황홀한 기분까지 드는기라."
아직 날이 완전히 새기 전에 나는 잠에서 깨었다.
나는 완전히 알몸이었는데 누나는 어느새 브래지어와 팬티는 물론 내복까지 입고 숨소리도 곱게 잠들어 있었다. 조심스레 누나의 몸 여기저기를 한동안 더듬는데 "아아!" 하며 누나가 몸을 뒤척였다.
누나도 잠이 깨는 중인 모양이다. 나는 말없이 누나의 아래를 벗겼다. 누나는 엉덩이를 들어 주었다. 브래지어 마저 걷어내고 완전히 알몸이 되는 동안 우리는 모두 한마디도 말이 없었다. 마찬가지로 누나는 어떤 거부나 반발도 없었다.
우리는 다시 한몸이 되었다. 숨소리가 가빠지며 신음을 내던 누나는 내가 사정이 임박해지자 한껏 참는 듯 했지만 끝내 나지막한 비명을 질렀다.
그런데 그 메아리처럼, 아니 이방에서보다 훨씬 큰 비명이 안방에서 들려왔다. 사정이 끝난 채 엉켜있던 우리는그소리를 들으며 잠시 킥킥거렸다.
오늘밤 이집에서는 아버지와 엄마, 영숙이 누나와 내가 각각 두번씩의 빠구리를 한 것이다.
22부를 올리고 1년도 넘게 잠수했다가 이렇게 다시 찾았습니다. 워낙 게으른 탓이라 죄송합니다.
굳이 또 한가지 이유를 대자면 올렸던 것을 수정하면 자꾸 처음으로 되돌아가는 것이 기분나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지난회까지를 모두 수정을 해서 다시 올으니 오랫만이라 좀 스토리 연결이 안되면 다시 보아주셔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 자주 올리고 꼭 끝맺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혹 sora님이 이 글을 보신다면, 지금 ,금촌리 설화>의 목록이 2부, 3부, 1부 식으로 되어 있는데 순서에 맞게 좀 바로 잡아주시기 바랍니다.
금촌리 설화(村里 說話) 23부
아버지가 집에 돌아 왔다.
지난 한가위 때 며칠 묵고 갔으니 석달이 넘어서의 귀가며 설을 쇠러 온 것이다. 그러고보니 내일이나 모레면 읍내에 기거하는 영숙이 누나도 올 것이다. 한가위 때처럼 오랫만에 6명 가족이 함께 모이는 것이다.
당시 우리는 양력 1월 1일은 "신정", 음력 정월 초하루는 "구정"이라고 불렀다. 정부에서는 신정, 즉 양력과세를 강요해서 신정에는 며칠씩 연휴가 이어지며 관공서나 큰 기업체들도 모두 문을 닫는다.
반면 구정은 휴일조차도 아니었다. 그래서 공무원은 어김 없이 그날도 출근해야 했고 학생들도 평시처럼 등교해서 수업을 받았다.
그러나 시골에서는 여전히 음력 정월 초하루를 "설"로 삼아 그날 떡국을 끓여 차례를 잡숫고 윗어른에게 세배도 하곤 했다. 우리 금촌리에도 공무원이거나 신식을 좋아하는 몇집이 양력과세를 한다지만 우리집은 양력 설에 떡국조차 끓이지 않았다.
하지만 비록 양력 설이 명절은 아니라 하더라도 연휴기 때문에 오랫만에 가족이 모두 만날 수 있는 날이었다.
그런데 아버지는 천연덕스러운 것일까, 무심한 것일까, 몇달만에 집에 돌아 오면서도 여전히 덤덤해 보였다.
우리가 저녁 밥상에 둘러 앉아 두세숫갈 쯤 밥을 떠 넣을 때였다. 그래서 인기척도 느끼지 못했는데 아버지가 방문을 드르륵 열며 나타난 것이다. 입에 밥이 들어 있어서인지, 놀라서인지, 아무도 미처 말을 못하는데 아버지가 먼저 입을 열었다.
"밥 묵나?"
마치 잠시 외출했다가 들어 온 사람처럼, 아니면 나그네가 스치는 사람에게 말 한마디 걸듯이 그렇게 한마디 하며 방으로 들어선다. 그제서야 영자, 영미누나와 나는 거의 이구동성으로 "아부지 다녀 오셨습니껴?" 라고 인사를 했다.
엄마는 아버지를 한번 힐끗 보고 "왔능교?" 라고 한마디 던지더니 일어서서 방을 나갔다. 여전히 잠시 외출했다 돌아 온 남편을 맞거나, 손님을 맞듯 밥과 국 한그릇을 아버지 앞에 내놓았다.
우리 남매들은 어른이 오랫만에 돌아 오셨을 때의 관례대로 큰절을 위해 우르르 일어나 아버지 앞에 섰다.
"아야, 됐다 마. 저녁 먹는 중이니 우선 밥이나 묵고 하자,"
저녁 식사를 마치고 우리 3남매는 아버지에게 큰 절을 했고 아버지는 선물 보따리를 풀었다.
이번에는 엄마 선물이 제일 먼저 나왔는데 화장품이었다. 하지만 엄마는 "고맙다." 는 말한마디 없이 샐쭉한 표정으로 "흥, 이런 거 발라봐야 봐줄 사람도 없는데 뭐 하노?" 라고 중얼거렸다. 아버지와 엄마 사이에는 아무래도 틈이 벌어져 있다.
영자 누나는 털쉐터, 영숙 영미 누나는 비닐로 된 반장화였다. 그리고 뜻밖에도 나한테는 부피도 제일 큰 점퍼였다. 나는 입이 벌어졌다. 지금 내 몸에 좀 크기는 하지만 이걸 입으면 겨울철 학교를 오갈 때 훨씬 든든할 것이다.
"저 신발 하나는 영자를 주마 안되겠는겨? 갸가 요즘 점자를 배운다꼬 나들이를 하는데 마땅한 신발이 없어서 ...... "
"점자를 ...... ? 어디서 ...... ?"
아버지가 꽤 놀란 표정으로 묻는데 엄마와 영자 누나가 번갈아 설명을 했다.
"하, 우리 영도가 대단하네! 누나한테 부모도 몬해준 것을 ...... "
아버지가 대견해 하는데 그 다음 엄마의 말에 나는 가슴이 덜컥했다.
"그뿐이 아니라요. 영도가 대단한기 또 있구마! "
"뭔데 ...... ?"
영미 누나까지 호기심으로 눈을 크게 뜨고 영자 누나도 동작을 멈추고 귀를 기울이건만 잠시 머뭇거리다 말을 잘랐다.
"그건 나중에 따로 이야기 하고 ......."
나만 괜히 얼굴까지 화끈거렸다.
엄마와 빠구리한 사실을 말할려는 것일까? ...... 아니다. 나한테도 "절대로 아무한테도 말하면 안된다." 고 신신당부 했었는데 그 일이 엄마 입에서 새 나가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도둑이 제발 저리다는 식으로 아버지한테 미안한 기분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당분간은 이 기분이 지속될 것 같았다.
저녁을 먹고 잠시 이야기를 나누다 아버지는 집을 나갔다. 할아버지 댁이며 동네에 인사를 다니기 위해서다.
건너방에 있다가 연속극이 다 끝난 시간에 나는 안방문을 열고 이어 부엌을 들여다 보았다. 예상했던 것처럼 엄마는 가마솥에 물을 데어 몸을 씻고 있었다. 날이 너무 추워서인지 세수를 하고 나서는 치마 속에 대야를 넣고 뒷물만 했다.
엄마는 또 오랫만에 온 아버지와 빠구리 준비를 하는 것이다.
부부간의 당연한 행사임에도 괜히 옷속에서 자지가 벌떡거렸다. 이제 안방에서 잘 권리는 박탈 당했으니 직접 그 광경을 볼 수는 없다. 하지만 그 전에 누나들의 반응을 보면 건너방에서도 빠구리할 때의 소리는 들었던 것이 틀림없다.
영미 누나까지 건너방으로 이부자리를 옮겨 와 좀 어수선했지만 나는 소설잭을 보면서도 안방의 기척에 신경을 곤두세웠다.
그런데 아버지는 이날도 자정이 지나서야 돌아 왔다. 이어서 엄마의 투덜거리는 소리가 잠시 들리고는 한동안 조용했다. 기다리다 궁금해서 마루에까지 나와보니 아버지의 코고는 소리만 요란했다.
그리고는 나도 잠이 들어버려 끝내 소리조차 듣지 못했다. 그런데 아침에도 여전히 엄마의 심통이 난 듯한 얼굴을 보고 어제밤에 아버지 엄마는 빠구리를 안했다고 짐작했다.
"영도는 오늘 내랑 읍내에 같이 가자."
"예 ...... ?"
아침 밥상에서 아버지가 말할 때 나는 우선 반문부터 했다. 아버지와 동네에서나 읍내까지도 함께 나들이한 적은 더러 있었지만 목적을 안 밝히고 그 말만 던졌기 때문이다.
"응, 읍내 볼일이 있는데 겸사 겸사 ...... "
아버지가 얼버무리니 더 캐어 물을 수는 없었다.
"아, 그런데 오늘 영자 누부야 점자 배우는데 데불다 주기로 했심더."
"그래? 그쨔가 내리라 캤제? 그라마 데려다 주고 읍내로 온나. ...... 점심 때 쯤이마 그 시장 앞의 국밥집으로 오고, 때가 지났으마 강철구네 가게로 오그라. 내가 없더라도 어디 있는지 알려 놓을테니까. "
국밥집이나 아버지 친구의 그릇가게는 나도 다 아는 곳이다. 우리는 함께 집을 나서 아버지는 버스를 타고 바로 읍내로, 영자 누나와 나는 내가 맨날 학교를 오가는 길로 갈라졌다.
우리를 먼저 맞아준 사람은 금지였다. 겨울방학중이라 그녀도 집에 있었던 모양이다.
나는 그녀의 생글거리는 얼굴을 보고 괜히 가슴이 울렁거리며 미안한 기분도 들었지만 그녀의 표정에서는 아무 감정도 읽을 수 없었다. 그녀는 정말 나를 완전히 마음에서도 떼어버린 것일까. 좀 마음이 씁쓸했다.
금순이는 반갑게 대해 주었다. 누나와 금지도 인사를 시키고 쇼파에 둘러 앉아 차를 마시던 중 누나가 종이 꾸러미를 내놓았다. 우리가 학교에서 그러하듯 숙제감을 제출하는 것 같았다.
"아이, 나중에 줘도 되는데 ...... "
금순이는 그렇게 말했지만 잠시 후 그 종이를 오른손 손가락으로 더듬어 나갔다. 하얀 종이 위에 글씨는 물론 색깔도 없이 단지 점필로 찍어 약간의 요철만 있는 숙제장은 금지나 나에게는 완전히 암호문서 같은 것이다. 그러나 금순은 칭찬부텨 했다.
"아아, 정말 잘 했어! 몇군데 틀린 데가 있긴 하지만 단 한번 배우고 이렇게 해내다니 정말 대단해!"
"선생님이 잘 가르쳐 주셨으이 그렇지예."
누나의 얼굴이 붉어 졌지만 기분은 한껏 좋아 보였다.
"아니, 이건 ...... ? 영자, 너는 그 전에도 점자를 배운 적이 있지?"
몇장 째 더 종이를 넘기던 금순의 소리가 갑자기 커졌고 마치 거짓말을 추궁하는 것 같기도 했다.
"아입니더. 저는 그저 ...... 선생님한테 배우는기 너무 좋아서 쪼매 ...... "
누나가 죄 지은 표정을 하며 얼굴을 더욱 붉히기에 나는 또 누나가 무슨 실수를 했나 하고 당황했다. 금순은 그 크고 투명한 눈을 잠시 감빡거리기만 하고 말이 없어 누나는 좀 긴장한 표정이었다.
"영자, 오늘 우리집에서 아예 자고 갈래?"
"예 ...... ?"
누나도 반문부터 했다. 아버지가 나더러 읍내에 함께 가자고 한 것보다 더 파격적인 제안이라 누나도 어리둥절한 것이다.
"괜히 폐를 끼치는 것 같아 ...... "
쭈삣거리는 누나를 금순은 상냥한 ㎶燭?다독거려 주었다.
"괜찮아. 점자도 배우지만, 또 피아노도 듣고, 나하고 세상 이야기도 하면서 ...... 그러자면 하루밤은 짧지. 며칠만 묵다 가! ...... 나도 영자, 너처럼 호기심과 열정이 가득하던 시절이 있었거든. 너를 만나 다시 한번 그런 기분에 젖어 보고 싶어."
"점심을 함께 먹고 가라." 는 금순 자매의 권유를 사양하며 나는 읍내로 향했다. 오후에 누나를 다시 데리러 오지 않아도 된다는 것으로 마음은 홀가분했다. 하지만 읍내에 도착할 때까지 내 마음 속에는 계속 누나가 자리잡고 있었다.
금순이가 영자 누나를 자기집에 눌러 앉힌 것도 누나의 총명과 열정에 감탄해서였다.
처음 점자를 가르쳐 주며 금순은 점자의 원리와 기초 외에 ㄱ ㄴ ㄷ, ㅏ ㅑ ㅓ ㅕ 같은 한글의 기본 글자와 문영자 문광석 문영도 박금순등 주위 사람의 이름, 아버지 어머니 하늘 땅 바다 같은 쉬운 단어 몇10개를 점자로 적어 익히도록 했다고 한다.
그 정도도 점필로 글자를 찍고 다시 손끝으로 읽는 감각을 익히려면 적어도 한달을 넘게 걸리는 학업량이었다.
그런데 누나는 그 숙제를 단 며칠만에 충분히 해냈을 뿐 아니라, 그 글자들을 조합해 새로운 단어도 만들어 보고, 이를테면 "아버지가지베도라오셔씀니다" , "어머니는바블해주심니다" 같은 문장까지도 스스로 만들어 보았다는 것이다.
얼마나 배움에 굶주렸었을까, 남들처럼 일찍부터 맹아학교를 다녔다면 총명하고 열정적인 누나가 얼마나 달라 졌을까 같은 생각을 해보면 참 지난 세월이 아깝기도 했다.
아버지가 일러 준 시장 입구의 국밥집에 아직 아버지는 보이지 않아 자리에 앉아 기다리기로 했다. 재작년인가, 그때도 아버지와 왔을 때는 마침 장날이라 그런지 기다리다 먹는 사람도 있었는데 지금은 다른 손님 한패가 있을 뿐이었다.
잠시 후 아버지가 비슷한 연배의 남자 두명과 함께 들려 나도 아버지 옆에 앉아 국밥을 한그릇 받았다. 무와 대파를 크게 쓸어넣고 소기름이 둥둥 뜨며, 잘 보면 고기도 몇점 있는 국밥은 좀 맵기는 하지만 정말 맛있었다.
아버지등 세명의 어른은 단지 국밥 한그릇씩을 놓고 소주를 세병씩이나 마시며 오랫만에 만나서인지 끊임없이 이야기들을 털어 놓았다. 아버지는 도로공사장에서 있었던 일들을, 다른 두명도 목수 일하다 허리 다친 사연이며, 어물전이 요즘 경기가 없다는 식으로 자신과 관련된 일들이었다.
그런데 술이 점점 더 들어가며 6.25 때 전쟁터의 이야기며, 중학교 때 인기있던 여학생의 뒷이야기, 세사람 모두의 친구인 한 남자의 들쭝난 행각등이 화제가 되는 것을 보면 늘 나누던 이야기의 되풀이 같기도 했다.
그 이야기들 중 아버지가 "함바에 새로 온 아줌마가 늘 나한테 꼬리를 친다." 는 이야기도 나왔는데 여자들이 정말 아버지에게 끌리는지, 아버지가 여자를 밝히는지 잘 분간이 가지 않았다.
"자, 배를 채웠으니 이제 같이 목욕이나 할까."
"예 ...... ?"
나는 또 반문부터 했다. 근 두시간을 끈 국밥집에서의 점심식사를 끝내고 친구들과 헤어지면서 아버지가 한 말에 어리둥절했던 것이다. 읍내에 공중목욕탕이 있는 것은 알고 있지만 나는 한번도 그곳을 직접 가보지 못했다.
한여름이면 냇물이나 집안의 우물가에서 씻었고, 날씨가 추워져도 부엌에서 가마솥에 데운 물로 작년까지도 엄마가 씻어 주었는데 그것도 1년에 한두번 있는 일이었다.
"명절이 닥아 왔으이 때도 좀 빼야지. 자, 가자!"
칸칸으로 한 벽을 온통 차지한 옷장에 벗은 옷을 집어 넣는데 아버지가 마지막 팬티를 내릴 때 나도 모르게 눈길은 아버지의 자지 쪽으로 갔다. "금촌리 대물" 로 통한다는 말도 생각났다. 그러나 죽어 있어서 그런지 내가 놀랄만한 크기는 아니었다. 다만 그전에는 무심코 지나쳤는데 털이 거의 배꼽께까지 올라오며 무척 무성했고 불알도 축 늘어진 것이 매우 커 보였다.
"빨리 다 벗고 드가자."
아버지의 재촉에 멈칫거리던 나도 팬티를 벗어 버렸다. 아버지 역시 내 자지 쪽으로 눈길이 온다. 그리고 잠시 멈칫하며 놀란 표정이 되었지만 곧 지우고 범상하게 말했다.
"우리 영도도 고추가 많이 컸네."
나는 얼굴이 확 달아 오르고 당장 자지를 손으로 가리고 싶었지만 그러면 더 어색해 보일 것 같아 그만두었다. 여자들 앞에서보다 같은 남자끼리, 더구나 부자간에 자지를 내보이면서 더 부끄럼을 탄다는 것이 나 자신도 이상했다.
어쩌면 아직 아버지는 모르겠지만, 이것으로 아버지가 이미 자지를 박았었던 송윤초나 병호 엄마, 효석 아재 아지매, ...... 더구나 엄마와까지 빠구리를 했다는 자격지심 때문일지도 모른다.
탕 안에는 벌써 10여명의 목욕객이 북적거렸다. 한 여름 냇가에서도 남자나 여자 몇명이 함께 목욕하는 것은 보아 왔지만 이렇게 많은 남자들이 한꺼번에 벌거벗고 있다는 것부터가 구경거리였다.
"우선 이래 손발을 씻고 뜨거운 물에 때를 불리는기다."
아버지는 나무통으로 욕탕 한가운데 자리잡은 온탕의 더운물을 떠 몸에 붓고 손발도 씻었지만 그보다는 비누칠을 해서 자지와 불알, 똥구멍을 더 열심히 씻고는 더운물에 몸을 담그었다. 나도 그 흉내를 내며 몸을 담그었지만 너무 뜨거워 오래 버티지 못했다.
온탕에는 사람들이 번갈아 드나들었고 나머지는 맨 수건으로 때를 밀거나 비누칠한 수건으로 닦고 머리를 감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 알몸의 사람들을 둘러 보면서 꼭 자지에 눈이 먼저 가는 것은 나로서도 이상했다. 하여튼 그렇게 남들의 자지를 구경하게 되자 아버지, 그리고 나의 자지조차 꽤 큰 편이라는 것을 실감했다. 특히 나는 보통 때도 자지가 꽤배기처럼 좀 비틀린 편인데 아버지 것은 굵고 반듯한데다 대가리가 유난히 컸다.
어른들 자지도 자세히 보면 참 제각각이다. 흔히 "사장배" 라고 하듯 배가 불룩 나오고 체격도 큰 중년남자가 자지는 껍질도 안 벗겨져 번데기처럼 보이는 것이 내 엄지 손가락만밖에 안되었다. 등까지 굽은 노인은 자지털도 거의 빠졌고 반쯤은 흰털이며 앙상한 다리처럼 자지도 힘이 없어 보였다.
"일로 와 등 좀 밀어라."
아버지의 말에 따라 비누칠된 수건으로 널찍한 등판을 밀었다. 아버지는 더운 물로 거품을 씻고 다시 수건을 빨아 비누칠을 해서 나를 씻어 주었다. 먼저 목덜미에서 가슴으로, 이어 배까지 수건이 내려 오는데 나는 갑자기 당황했다.
자지가 스멀거리는 느낌이 왔다. 이런 기분으로는 금방 빳빳해지고 벌떡거릴 수도 있다. 남자가, 그것도 아버지가 내 몸을 건드리는데 왜 자지가 반응을 하는지 모르겠지만 하여튼 창피한 일이었다. 아버지의 수건은 자지까지 왔다. 그곳을 문지르며 아버지는 지나가는 말처럼 또 말을 걸었다.
"느그 엄마한테 말은 들었다만 이제 아픈데는 없나? 오줌도 잘 나오나?"
"예."
나는 고개까지 끄덕이며 대답했다. 긴장한 탓인지 자지는 아버지가 수건으로 문지르는 중에도 더 커지지 않았다.
"참말로 잘된기다! 보기에는 좀 흉해도 이제 아무 탈이 없다카이 이제사 마음이 놓인다. 니 그 사고 당한 후에 내나 느그 엄마나 정말 마음이 편치 않았는기라. ...... 우리 아들이 모두 괘않아 졌다카이 참말로 고맙구나!"
내 몸을 돌려 등을 씻어주면서 아버지는 혼잣말처럼 말했다. 나는 문득 아버지가 나를 목욕탕으로 데려 온 것도 내 자지를 직접 보고 확인하기 위해서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엄마는 내 팬티를 벗기고 한참 손으로 검사를 한 뒤에 직접 당신의 보지에까지 넣어 확인을 했는데, 아버지는 같은 남자이면서 아들한테 왜 이렇게 조심스레 접근을 하는지 나는 이해하기 어려웠다.
어떻든 내 자지의 문제로 아버지나 엄마 모두 마음 고생이 심했을 것은 틀림없는데 이제 그 짐을 벗게 되었다니 나의 마음도 가벼워 졌고 우쭐한 기분이 들기도 했다.
목욕탕을 나오자 눈발이 흩날리고 있었다. 아침부터 날이 계속 흐렸는데 함박눈 모양이라 꽤 많이 올 것 같았다.
"아 참! 영자가 나들이를 하는데 옷이 너무 부실터라. 오바락도 하나 사 줘야겠다."
아버지는 여자 옷가게에서 깃에 토끼털이 달린 빨간 모직 코트를 하나 샀다. 그 색갈이 내게는 좀 천해 보였지만 영자 누나는 구분을 못할 것이고 어쩌면 누나는 난생 처음 제대로 된 외출복을 하나 갖게 된 셈이다.
아버지는 강철구네 그릇가게에 들렸다. 몇마디 안부를 나누고 아버지가 "아들도 같이 왔고 눈도 오니 일찍 가야겠다."고 하자, "이 문디 자슥아, 얼마만에 만났는데 얼굴만 반짝하고 내뺄라 카노." 라고 철구 아저씨는 욕까지 해대며 기어이 아버지를 선술집으로 끌고 갔다.
경상도에서는 정구지라고 부르는 부추전과 도토리묵, 풋고추와 된장 같은 안주를 놓고 막걸리잔이 바쁘게 오갔다. 옆에서 안주나 집어 먹으면서 어른들 이야기를 듣다보니 집을 나갔다는 철구 아저씨의 부인이 화제의 중심이었다.
비분강개한 표정으로 심하게 아내 욕을 해대던 철구 아저씨는 갑자기 풀이 죽으며 눈물까지 글성였다.
"아이를 셋이나 둔 년이 늦바람이 나가 젊은 놈과 붙어 먹드이 살림도 뭐도 다 팽개치고 눈에 뷔는 것도 없는갑다. 내 이 연놈을 칼로 콱 쑤시뿔라 카다가도 그라마 모든기 다 깽판이 될끼니 그러지도 몬하고 ...... "
"참말로 여자들은 요물이다.나도 20년이나 옆에서 봐온 상수 엄마가 그래 막갈지는 몰랐다. ...... 하지만 우짜겠노? 자식들 생각해서라도 얼러가 데불고 와야지. 우쨌든 폭력은 쓰지 말고 말로 풀으레이."
"아니, 딴놈 좆맛에 환장한 화냥년을 다시 품으라 말이가? 내사 그건 몬한다."
"그라마 막살하고 니도 맞바람을 피우던가, 아주 새장가를 가던지 ...... "
아버지가 위로의 말을 던지면 철구 아저씨는 더욱 화를 냈지만 결론은 없었다. 아내에 대한 험담과 분함, 그에 대한 맞장구와 위로의 말이 막걸리 두주전자를 비우는동안 계속 이어졌다.
옆에서 안주만 집어먹으며 잠側?듣기만 하던 나도 속이 찔끔했다.
결혼한 여자가 다른 남자와 빠구리를 하게 되면 이렇게 복잡하고 또 남을 가슴아프게 하는 일도 생길 수 있는 것이다. 내가 빠구리한 상대도 과부나 아직 결혼 안한 처녀도 있었지만, 처음 빠구리를 알게해 준 서울띠기나 이미영 선생, 효석 아재의 아지매나 청송띠기, 그리고 황달자의 올케 같은 여인들은 모두 남편이 있는 여자들이었다. 그래서 이미영 선생은 나하고 빠구리를 한 그자리에서 통곡을 하듯 흐느껴 울고, 청송띠기도 내 옆에서 자책의 눈물을 보이지 않았던가.
혹 또 새로운 여인과 빠구리를 하게 된다 하더라도 남편 있는 여자, 즉 유부녀와는 그러지 말아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아직도 이야기가 진행중 그릇가게의 점원이 "손님이 왔다." 고 주인을 부르러 왔다. "곧 올테니 꼭 기다려라." 라고 그는 당부하며 자리를 비웠다.
"영도야, 니가 이제 아프지도 않고 어엿한 남자로 크고 있다는기 참말로 고맙고 반갑다. 니한테 그 사고가 난 뒤로 내도 영 맘이 편치 않고 그래가 집도 더 싫어졌었지. 이제는 집에도 자주 오고 아들하고도 좀 친해져야겠다."
혼자가 된 아버지는 술을 한모금 마시고 이 집에서 처음으로 나한테 말을 걸었다. 그 말은 아까 목욕탕에서와 같은 내용이지만 나는 얼굴이 붉어지고 눈물도 핑 돌 지경이었다. 태어난 이래 아버지로부터 이런 식의 말을 들어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나도 아버지에게 말을 걸었다.
"그라마 아부지, 어무이하고도 좀 친해지이소."
"와? 내가 느그 엄마캉 어떤데 ...... ?"
"내가 보기에는 아부지도 어무이도 ...... 우째 마음이 서로 떨어진 것 갔심더."
"허 허, ...... 느그들 눈에도 그리 보이나?"
아버지는 헛웃음까지 치면서 잠시 생각에 잠기는 표정이었다.
"사실 내는 느그 엄마한테나 집에 별로 정이 안든다."
"예 ...... ?"
나도 느끼고 있었지만 아버지가 내게 그런 말을 해준다는 것이 좀 놀랍기도 했다.
"느그 엄마캉 살면서 첫 아도 잃고, 영자도 그리 돼 삣고, 니 위에 아들내미도 죽어삐고, 니까지 그런 사고를 당했으이 ...... "
아버지의 표정이 좀 침통해 보였다. 언젠가 엄마의 얼굴에서 읽은 생활의 피로가 묻어있는 것 같다. 빈곤과 무지 때문에 더욱 피할 수 없는 액운들로 그때를 사는 많은 사람들에게 슬픔과 고통과 한이 뭉쳐있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반발했다.
"그기 와 모두 어무이 탓입니꺼?"
"하기사 그런 일들이 모두 느그 엄마 탓은 아니제. 하지만 그런 일들을 당할 때마다 그 여자를, ...... 느그 엄마를 만난 것부터가 애초에 잘못 됐다는 생각도 지울 수가 없는기라. ...... 우선 느그 엄마는 내한테 시집올 때 벌써 다른 놈이 거쳐갔던 몸인기라."
"예 ...... ?"
그 의미를 대충 알것 같았지만 나는 놀란 표정이 되어 반문부터 했다.
"느그 엄마가 처녀가 아니었단 말이다. 계집이란 시집가기 전에 빵꾸가 나든, 철구 마누라처럼 함께 살다가 다른 놈 맛을 보든, 그라마 이미 부부라는 그릇은 상채기가 나거나 아주 깨져 버린기나 마찬가지다. 정이 생길 수 없고 계집도 남편한테서 마음이 떠난기라. ...... 니도 나중에 커가 연애를 하든, 장가를 가든, 그때는 내말이 좀 더 이해가 갈끼다."
아버지는 이미 술끼가 많이 올라 있어 혀도 좀 꼬부라진 상태였다. 게다가 조금 전 철구 아저씨의 바람 난 아내에 대한 화제가
자극제가 되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아버지가 열살짜리 아들에게 그런 이야기를 하며 화가 난 듯 하기도 하고 진지한 듯 하기도 한 표정으로 말하기 때문에 나는 어안이 벙벙할만큼 충격을 받았다.
우선 아버지가 엄마의 그 문제를 그리 심각하게 받아 들인다는 것을 나는 이해하기 어려웠다. 내가 알기로도 아버지는 14살 때 송윤초에게 총각딱지를 떼었을 것 같고, 그 후에도 꽤 오래 그녀와의 관계를 계속해 왔다.
또 문숙자와 홍금순, 바로 병호 엄마나 효석 아재 아지매는 아버지가 결혼한 후에 숫처녀였던 그녀들을 따먹은 것이다. 그리고 그녀들은 그 후 결혼해서 지금도 우리와 한 동네에서 얼굴을 부H이며 살고 있다.
자신은 이미 오래 전부터 빠구리를 해왔고, 시집갈 여인들의 처녀막을 망가뜨렸으면서 왜 자기 아내만을 탓하는가? ...... 꼭 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무엇인가 사리에 맞지 않고, 아버지가 너무 억지를 부린다는 생각도 들었다.
또 하나의 충격은 엄마가 우리집으로 시집오기 전 이미 아버지의 말처럼 빵꾸가 났었다는 점이다.
엄마가 시집오기 전에 다른 남자와 빠구리를 했다. ...... 정조니 순결이니 하는 개념은 당시 나에게 없었지만, 나 자신이 빠구리라는 것을 알고 경험하지 못했다면, 제대로 이해를 못했거나 가볍게 받아 들였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엄마가 아버지와 결혼하기 전, 누군가의 자지가 바로 내 엄마의 보지에 들락거리는 환영이 보이는 것 같기도 했다. 엄마가 추하다는 것 말고도, 마치 내 엄마를 누구한테 빼앗긴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했다.
내 기분이 그렇다면 남편인 아버지로서는 물론 더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여튼 어른들의 세계를 조금씩 들여다 보게 되면서, 또 빠구리와 관련된 이모저모를 듣게 되면서 내 마음은 혼란스럽고 착잡하기까지 했다.
다시 철구 아저씨와 몇잔을 더 나누고 선술집을 나왔으 때는 함박눈이 발목 정도까지 쌓였고 계속 내리고 있었다. 아버지는 꽤 술에 취한 듯 버스에 타자마자 잠이 들었다.
집에 도착해보니 읍내에서 기거하는 영숙이 누나도 와 있었다. 엄마는 잔뜩 취한 아버지를 보고 낯을 찡그리며 몇마디 투덜댔지만 나도 엄마의 얼굴을 보며 기분이 묘했다. 시집도 오기 전에 다른 남자와 빠구리를 했다니 ...... 아, 그런 생각을 다시는 하지 말자고 혼자 다짐했지만 좀 씁쓸한 기분이었다.
저녁은 이미 먹은 셈이라 나는 바로 건너방으로 갔다. 명절이라고 오랫만에 6인 가족이 다 모였건만 오늘 밤 우리집에는 다시 4명만 있었다.
영자 누나는 박금순네 집에서 자고 오기로 했고, 영미 누나마저 군자네 집에서 자고 오기로 했다는 것이다. 군자는 영미 누나와 동갑인데 마산의 한 공장에서 일하다 명절이라고 고향에 온 것이다. 당시 금촌리에는 가발공장, 방직공장, 봉재공장 같은 도시의 공장에서 일하는 처녀들이 10여명은 되었다. 그중에는 국민학교만 나와 12~13살의 나이에 이미 여공 생활을 하는 아이도 있었고, 중학교를 다니다 말거나 중학교를 졸업하고 취직하는 경우가 많았다.
영미 누나는 그전부터 그런 여공들을 부러워 하고 자신도 "중학교만 졸업하면 공장에 가겠다." 고 벼르고 있었다.
사실 부러울만도 했다. 그 여공들은 직접 돈을 벌고 도시물을 먹어서인지 옷차림부터 시골 소녀들과 달랐고, 명절에 고향에 올 때는 선물도 한보따리씩 들고 오는 것이다. 더구나 도회지에서의 다양하고 흥미로운 체험, 부모 곁을 떠나 더욱 손쉬운 연애담 같은 것들이 대단한 무용담이나 모험담처럼 펄쳐져 산골 여자애들에게 부러움과 동경을 갖게 했다.
지난 추석무렵에도 영미 누나는 그애들과 어울려 밤을 새우며 수다를 떨고 돌아온 적이 있었다.
영숙이 누나와 한두마디 인삿말처럼 나누고 나는 벽에 기대어 읽다 만 소설을 읽었다. 누나는 머리를 감고 경대 앞에 앉아 여드름을 몇개 짜고 이어 얼굴에 뭔가를 바르고 있었다.
"여자가 밤화장 하는 것은 화냥끼가 있어서라더라. 지금 누구 만나러 가나?"
나는 어른들이 하는 말을 들은 생각이 나서 한마디 농담을 던졌다.
"이건 화장이 아니라 영양크림이다. 여자들은 나이 들마 이래 삼푸도 자주 하고 피부관리도 해줘야 되는기다."
누나는 대수롭잖게 받아 넘겼지만 픽! 웃음이 나왔다. 아직 고1인 누나가 무슨 나이 든 여자라고 ...... 더구나 우리집에서는 엄마나 영자 누나가 밤에 얼굴에 무엇을 바르는 것을 본 적이 없었다. 도시는 아니더라도 읍내에 살면서 누나도 더 배운 것이 있나보다.
"영도야, 이제 자자."
영숙이 누나가 이불 속으로 들어가며 말했다. 시계를 보니 벌써 밤 10시가 다 되었다.
"졸리마 누부야 먼저 자라. 내는 이거 읽던거 쪼매 더 보고 ...... "
"아이, 나는 이래 불이 켜 있으마 잠이 안 온다."
나는 한창 재미있는 대목을 읽는 터라 아쉬웠지만 오랫만에 온 누나를 생각해서 불을 껐다. 그래도 눈이 많이 와서인지 창을 통해 동트는 새벽처럼 빛이 들어와 아주 어둡지는 않았다.
눈을 감았지만 한동안 나는 잠이 들지 못했다. 눈보라가 함께 몰려 오는지 세찬 바람소리에 문풍지도 함께 떨었다. 오늘 아버지와 목욕탕에서, 또 술집에서 내게 들려준 말들이 되살아 나며 괜히 마음은 더 스산스러웠다. 가끔 몸을 뒤척이는 것을 보면 영숙이 누나도 아직 잠이 들지 않은 모양이다.
"날씨가 추워지나 보다. 그래서 그런지 영 잠이 안오네."
어둠 속에서 누나가 말을 걸었다.
"그라마 좀 더 일로 내려 온나. 아랫목은 따시다."
"참말로 그렇네."
누나는 몸을 조금 아랫목 쪽으로 옮겼다가 잠시 후에는 아예 내 이불 속으로 들어왔다. 영자 누나와 내가 이 방에서 자는 식이 된 것이다. 한가지 차이점은 냄새였다. 삼푸와 아까 바른 영양크림 때문인지 향긋한 냄새가 났다. 문득 박금순이 생각났다. 그녀의 몸에서는 늘 이와 비슷한 향기가 났다.
잠자리가 바뀌어서인지 따뜻한 이불로 옮겨 와서도 누나는 쉽게 잠이 들지 못했다. 그런데도 한 이불 속에서도 우리는 한동안 말이 없었다. 누나도 그렇겠지만 사실 나도 누나에게 별로 할 말이 없었다. 우리 가족 중에서도 영숙이 누나와는 평소에도 별로 오가는 말이 거의 없을만큼 소원했기 때문이기도 했다.
영숙이 누나는 자랄 때부터 다른 누나들과 다른 점이 많았다.
영자 누나는 정말 착한 마음씨로 막내인 나의 온갖 응석이나 투정을 잘 받아 주었고 늘 나를 감싸고 돌았다.
반면 4살 위인 영미 누나는 성깔도 못된데다 샘도 많아 같이 밥을 먹다가 내 국에 고깃점이 더 있는 것도 못 참아 트집을 잡고, 어쩌다 나만 옷이나 신발을 사주면 징징 울기도 하고, 아버지나 엄마가 없을 때면 나를 잘 때리기도 했다. 그래서 어른들 앞에서는 늘 아웅다웅하고, 단둘이 있을 때면 내가 슬슬 피하기도 하는 관계였다.
그런데 영숙이 누나는 그 어느 편에도 속하지 않고 나같은 어린애에게는 관심도 없다는 투였다. 사실은 나뿐 아니라 다른 가족에게도 비슷했다.
누나는 공부를 잘했다. 반에서 거의 1등을 하고 3등 밑으로는 내려간 적이 없었다. 또 어른들이 밭일이나 잡안일을 시키면 한마디 불평 없이 묵묵히 해냈다. 부모에게 무엇을 조르거나 동생들을 구박하는 일도 없었다. 말썽 한번 부린 적 없는 착한 딸인 것이다.
하지만 집에서도 가족과는 거의 이야기도 안하면서 공부를 하거나 아니면 생각에 잠겨 있는 것 같았다. 자라면서 나도 그런 누나의 남다른 면을 조금은 이해할 것 같았다. 누나는 더 큰 꿈과 다른 세계를 동경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이런 벽촌이나 가난한 생활에서의 사소한 일로 아웅다웅할 것도 없다는 식이었다.
내 기억으로 누나가 엄마에게 꾸중 비슷한 말을 들은 것은 딱 두번이다. 그 하나는 누나의 키 때문이다. 지금도 우리집 여인중누나의 체격이 가장 크지만 중학교 2학년에서 3학년으로 올라가며 누나의 키가 부쩍부쩍 컸다. 아직 밑이 별로 닳지 않은 신발은 발이 너무 끼고, 교복은 팔뚝이 반은 나올만큼 작아졌다.
"가시나야, 밥 좀 작작 처무라! 장대 같이 키만 키우마 뭐하노? 니 옷하고 신발 대는 것만으로도 늬 에미 등떠리가 휜다."
엄마의 말에 아무 대꾸도 안 했지만 누나는 잠시후 자기 방에서 훌쩍거리는 것을 나는 훔쳐 볼 수 있었다.
또 하나는 누나가 고등학교에 진학할 때였다.
아버지나 엄마는 일찍부터 "여자는 중학교만 나와도 많이 배운기다." 라며 누나를 고등학교에 보낼 생각이 없었다. 특히 작년부터 아버지의 도움이 별로 없어 엄마의 농사와 행상 수입만으로는 가족의 끼니조차 이어가기 어려운 형편이었다. 두 누나의 학비도 몇달씩 밀리는 경우가 많았다.
고교 진학을 못하면 누나의 앞길은 뻔했다. 집에서 엄마의 농사일을 돕거나 다른 여자애들처럼 공장에 가야할 것이다.
그러나 누나는 이 일에만은 부모를 따르지 않았다. 며칠 째 울며 사정도 하고 밥을 굶으며 단식투쟁에까지 돌입했다.
"못된 송아지가 엉덩이에서 뿔난다 카더이 니가 에미한테 아주 기어 오를라 카네. 굶어 죽든지 집을 나가든지 맘대로 해라. 하지만 니 학비는 한푼도 못대준다."
엄마도 역정을 내며 최후통첩처럼 말했다. 그러나 누나는 스스로 해결책을 찾았다. 담임선생의 알선으로 읍내 제재소에 사환 겸 경리를 보며 야간 여상을 다니기로 한 것이다. 정말 엄마의 도움을 받지 않고 그녀는 여고생이 되었다. 누나의 꿈과 동경은 그래서 아직 멈추지 않았다.
"아이, 바닥은 따셔도 마음이 추워서인지 잠이 안온다."
누나는 혼잣말처럼 하면서 옆으로 돌아 눕더니 한팔로 내 어깨를 휘감았다.
"오랫만에 우리 막내 동생 좀 안아줄까?"
몸이 밀착된 한쪽 팔에 누나 젖가슴의 뭉클한 감촉이 전해왔다. 나도 옆으로 누웠더니 얼굴이 맞닿을만큼 가까워 졌다. 누나가 팔베개를 해 주는 바람에 내 한팔은 누나의 허리에 얹었다.
누나의 머릿결과 얼굴, 목덜미에서 더욱 진한 향기가 났다. 누나와 맞닿고 있는 몸에서 나는 엉덩이를 슬쩍 뺐다. 누나의 냄새가 박금순을 연상케 했는지 갑자기 자지가 일어났기 때문이었다. 잠시 나는 혼란스러웠다. 막내 동생이 귀엽다고 안아 주는 누나 앞에서까지 자지가 벌떡거리다니 ......
그러나 나는 자제하지를 못했다. 누나의 허리에 걸쳤던 손이 배쪽으로 옮겨지며 가슴 쪽으로 올라갔다.
"야가 와 이카노?"
누나가 내 손목을 잡는 바람에 나는 멈칫했다. 그러나 이 방에서 자게 되면서 처음 영자 누나의 젖을 만지던 생각이 났다.
"오늘은 누부야가 나를 재와 도. 그라마 젖도 좀 묵자!"
누나는 브래지어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나도 이제 여인의 젖통 만지는 일은 꽤 이골이 나 있다. 브래지어의 밑으로 해서 누나의 왼쪽 젖통을 움켜 쥐었다. 뭉클! 하는 감촉에 이어 내 손으로 움켜쥐기 힘들만큼 큰 젖통을 나는 손바닥으로 덮었다.
"이카지 마라! 아이, 간지럽다."
누나는 내 손을 잡고 발버둥까지 치며 몸을 들썩거렸지만 이미 젖통이 내 손에 점령당해 버리자 저항을 멈추었다. 나는 젖통을 몇번 주물럭거리다 세손가락으로 젖꼭지를 매만졌다. 젖꼭지가 조금씩 커지기 시작한다.
"우째 이래 크노? 영자 누부야 보다도 크다!"
발딱 선 젖꼭지를 손바닥으로 굴리며 나는 속삭였다. 그 말은 정말이었다. 영숙이 누나의 젖통이 훨씬 크고 풍만했다.
한창 키가 클 때는 "장대"니 "대꼬챙이" 같은 별명이 붙을 정도였는데 여고생이 되더니 엉덩이도 커지고 다리도 굵어졌는데 어느새 젖도 이렇게 풍만하게 성숙해 있었다.
"언니 가슴도 만져 봤나?"
"하모! 영자 누부야가 엄마 대신 아이가. 그런데 누부야끼 정말 크다. 오늘은 둘째 누부야가 같이 있으이 젖도 좀 묵자."
"야가 와 이카노?"
누나는 젖통 위에 올려 놓은 내 손을 세차게 떼어 놓고 바로 누웠다. 나는 좀 머쓱했다. 그런데 누나도 그리 기분이 나쁜 것 같지는 않았다. 혼자 잠시 킥킥 거리다 말했다.
"내사 다 큰 니가 엄마 젖 빠는 것도 징그럽더마, 처녀 젖을 말라꼬 빠노?"
"엄마도 빈 젖이지만 누부야끼 훨씬 탱탱하고 예쁘잖나!"
나는 바로 누운 누나에게 기습적으로 달라들며 내복과 브래지어를 한꺼번에 들어 올렸다. 풍만한 젖통 둘이 그대로 드러났다.
"엄마야! 야가 참말로 ...... "
거의 비명 같은 누나의 소리가 터졌지만 나는 재빨리 누나의 오른쪽 젖꼭지를 물었다.
"이카지 마라! 빨리 안 치울래?"
누나는 도래질을 하며 내 얼굴을 세차게 밀었다. 자칫한면 내 얼굴이 밀려날 판인데 봉긋 더 커진 젖꼭지를 이빨로 살짝 물었다.
"아얏!"
누나는 비명을 지르며 손의 힘을 뺐다. 힘을 줄수록 더 아파질테니까. 나는 이빨을 풀고 젖무리를 혀로 뱅그르르 돌리고 나서 젖꼭지를 부드럽게 훑어 주었다. 이어 다른 젖꼭지는 아까처럼 세손가락으로 부드럽게 비틀어 주었다.
"흐으 ...... !"
잠시 동작을 멈추고 있던 누나가 나즈막히 신음을 냈다. 입안에 있는 것이나 손가락으로 매만지는 것이나 누나의 젖꼭지는 모두 솟아 있고 딱딱해 졌다. 뿐만 아니라 누나의 가빠진 숨소리가 들리고 그래서 가슴 전체가 심하게 오르락 내리락하고 심장이 뛰는 소리도 더욱 세차게 들리는 듯 했다. 나는 엉덩이를 더 뒤로 뺐다. 자지가 벌떡거렸기 때문이다.
"언니 젖도 ...... 흐으 ...... 이래 빠나?"
누나가 좀 떨리는 소리로 물었을 때 나는 대답을 하지 않았다. 말을 했다가는 젖꼭지를 빼앗길 수도 있었다. 대신 젖꼭지를 매만지던 손을 떼어 재빨리 누나의 팬티 속을 습격했다.
"야가 와 이카노?"
누나는 또 반발했다. 이 말은 오늘밤 누나의 몸에 접촉할 때마다 듣던 말이다. 그러나 누나가 반발했지만 결국은 모두 내 뜻대로 되었다. 누나의 팬티는 영자 누나나 나의 무명팬티와 달리 메리야쓰로 만든 삼각팬티였다. 그래도 손을 넣는데는 별 차이가 없었다. 내 손바닥은 그대로 누나의 보지를 덮었다. 이미 그곳은 물끼가 밖으로 흘러나올 정도로 습기가 가득했다.
"아따! ...... 우째 이래 터레기도 마이 났노? 큰 누부야보다도 더 많네."
내 팔목을 잡고 빼내려던 누나의 손이 멈칫했다.
"언니 이쨔도 만져 봤나?"
"하모! 큰 누부야 젖 물 때 한손은 늘 이래 하고 있었제."
어둠 속에서 나는 빙긋 웃으며 거짓말을 했다. 하지만 마음은 피로를 느낄만큼 긴장 상태였다. 자지는 계속 벌떡거리는데 입 안은 타들어가는 듯 매말랐고, 몸 마저 떨리는 것 같았다. 누나가 정말 화를 낼지도 모르고, 다음에 내가 어떤 행동을 해야할지도 판단할 수가도 없었다.
"참말로 내가 언니보다 터레기가 많나?"
"하모!"
나는 누나의 보지에 덮은 손에 더 힘을 주어 누르며 대답했디. 영숙이 누나는 영자 누나와 어떤 경쟁의식 때문일까, 큰 누나와 비교하는 이야기를 하면 꼭 확인을 하고싶어 한다. 하기야 나 역시 처음부터 비교급의 이야기를 했었다. 그러나 그것은 내가 꼭 계산적으로 한 말은 아니었다. 그래도 누나의 그런 식 반응은 나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 같기도 했다.
"야가 와 이카노? 그쨔는 손 넣지 마라!"
누나에게서 또 화를 낸 것 같은 소리가 나왔을 때 내 가운데 손가락은 질구를 더듬고 있었다. 꼭 누나의 말을 따르려는 것은 아니었지만 내 손은 곧 그곳을 벗어나 공알 쪽으로 향했다. 이미 질구의 물끼로 젖어 있는 손가락으로 공알을 부드럽게 문질렀다.
"야가 참말로 ...... ? 빨리 손 치와라! ...... 어 ...... ? ...... 어어 ...... ?"
다시 내 손목을 잡으며 화도 더 난 것 같은 누나가 놀라운 듯 신음을 내며 손을 스르르 풀었다. 나는 자신이 생겼다. 누나도 느끼고 있는 것이다. 가볍게 누르면서 손놀림을 더욱 빨리 했다.
"아하! ...... 언니한테도 ...... 흐윽! ...... 언니한테도 이래 하나? ...... 흐윽! ...... "
"아이다. 누부야한테 처음 이래 본다."
가쁜 숨에 신음을 내며 묻는 누나의 귀에 입김을 붓는 것처럼 나는 속삭였다.
영숙이 누나에게 그토록 대담한 행동을 했다는 것은 나 스스로에게도 놀라움이었다.
누나들중에 영숙이 누나는 평소 정다운 말을 나누거나 다툰적도 없지만 그렇기에 또 가장 어렵고 멀게까지 느껴졌던 누나였다. 열살이 되도록 누나 바로 옆에서 잠을 자거나 나란히 누웠던 기억도 없다. 그런데 난생 처음 나란히 누운 자리에서, 나를 그토록 잘 받아 주던 영자 누나에게도 감히 하지 못했던 행동이 진행된 것이다.
물론 그 바닥에는 내가 빠구리를 알고, 또 여러 여인들과 계속 관계를 맺어 온 경험이 크게 작용했을 것이다. 사실 빠구리를 몰랐다면 이렇게 공알까지 자극한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유독 영숙이 누나에게 대담할 수 있었던 것은 일단 남자의 도전의식이 작용한 것인지도 모른다. 가장 어려운 대상에게 ......
또 하나 그날의 놀라움은 누나가 나의 행동을 받아들여 주었다는 점이다. 가슴을 만지고, 젖을 빨고, 보지를 만지고, 공알까지 자극하는 행동을 할 때마다 누나는 놀라고 화를 내고 거부했지만, 결국은 모든 것을 받아준 것이다.
하나씩 껍질이 벗겨지듯, 한발자국씩 더 내 딛듯 ...... 그래서 나는 계속 정상을 향해 전진중이다.
이제는 완전히 내 손놀림에 몸을 맡긴 듯 누나는 다리를 약간 벌린 채 헐떡이며 가끔 신음만 내고 있었다.
거기에 박자를 맞추듯 거센 북풍도 가끔 윙 윙 소리를 내며 들려 왔다. 그 바람에 실려온 것인지 새로운 소리가 덧붙여 졌다. 누나와 나는 깜짝 놀라 일순간 모든 행동을 멈출 수 밖에 없었다.
"흐으! ...... 흐윽! ...... 아아! ...... 아악! ...... 아, 영자 아배! ...... 아, 아, 악! ...... "
바로 지난 추석무렵 안방의 이불 속에서 직접 보면서 듣던 그 소리였다.
"으아! ...... 아! ...... 아아! ...... "
이어서 아버지의 소리가 들려 왔다. 지금 사정을 하는 순간일 것이다. 깊은 밤이라 그런지 그 소리는 너무 생생하게 들려 왔다. 모든 동작을 멈추었건만 자지는 저 혼자 벌떡거렸다. 그런데 누나도 몸을 한번 부르르 떠는 것 같았다.
"누부야, 우리도 한번 할까?"
불쑥 튀어 나온 말에 아차 하는 기분이었는데 누나의 응답에 더욱 놀랐다.
"니 할 줄 아나?"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몸을 일으켰다. 방의 불은 껐지만 눈빛이 반사되고 어둠에 눈이 익자 모든 동작은 식별할 수 있었다.
누나의 팬티를 두손으로 내리려 하자 누나는 엉덩이를 살짝 들어주고 이어 무릎도 세워 팬티는 쉽게 벗겨졌다.
"니 해 봤나?"
떨리는 소리로 속삭이는 누나에게 나는 또 고개를 끄덕였다.
"누구하고 ...... ?"
"에이, 그기사 ...... "
그 질문에는 얼버무리며 나는 몸을 완전히 위로 올렸다. 그걸 어떻게 말한단 말인가. 누나도 잘 아는 서울띠기나 꼽추 할매, 그밖의 금촌리 여인들, ...... 또 누나의 중학교 1년 선배일 황달자를 비롯한 일곱 여고생과 심지어 엄마까지 ......
가랭이를 벌리고 무릎을 세워준 누나의 보지는 이미 넘칠 듯 물끼가 그득했다. 자지는 미끌어지듯 완전히 들어갔다.
"아아, 우째 이리 꽉 차노!"
누나는 두 팔로 내 어깨를 감으며 나직한 탄성을 질렀다. 보지가 조금씩 옴찔거리는데 답하듯 자지도 그 속에서 끄떡거렸다. 나는 서서히 몸을 움직였다. 그러나 누나의 가빠지는 숨소리처럼 동작이 점점 빨라 졌다.
"아! ...... 아악! ...... 아, 잠깐 ...... 그만. 그만! ...... "
내 등을 감았던 누나의 손이 풀려 나를 밀어내며 다급하게 말했다.
"내가 지금 소리 질렀제?"
"뭐 그저 약간 ...... "
비명 같긴 하지만 엄마나 다른 여인들의 소리와 비교한다면 아무 것도 아니다. 그 정도 음량이면 안방에 들릴 턱도 없었다. 그러나 엄마의 소리를 들은 터라 누나는 걱정이 되는 모양이었다.
"안되겠다. 저 이불 좀 덮어라."
"그라마 우선 옷은 다 벗고 ...... "
브래지어를 따고 옷을 위로 올리자 누나는 팔을 뻗어 주었다. 젖통은 정말 두살이나 많은 영자 누나보다 훨씬 크게 부풀어 있었고 겨드랑이에도 시커먼 털이 나 있었다. 나도 내복 윗도리를 벗고 알몸이 된 채 우리는 이불 속에서 다시 살을 섞었다.
"으 - 으음! ...... 으음! ...... 아아! ...... 으음! ....... "
이빨을 깨물고 한껏 자제하는 듯 했지만 덮어 쓴 이불 속에서도 누나의 낮은 신음은 계속 이어졌다.
나 역시 계속 흥분이 고조되고 있었다. 바로 이 방에서 처음으로 친누나와, 그것도 평소 어려웠던 영숙이 누나와 빠구리를 한다는 것은 꿈같이 느껴질만큼 정말 놀라운 일이었다.
"아아! ...... 아악! ...... 아악! ...... "
나지막하지만 누나가 비명을 질러대는 중에 나는 더욱 맹렬히 자지를 박아대며 사정했다. 그리고 그대로 몸을 포갠 채 우리는 한동안 헐떡거렸다.
뒷처리를 위해 주위을 더듬어 봤지만 마땅한 것이 없어 나는 일어나 경대 앞에 있는 수건을 집었다. 그때 나의 옆모습을 본 누나의 탄성이 낮게 터졌다.
"엄마야, 우째 어른보다 더 크노!"
그때 자지는 좀 줄어들기는 했지만 반쯤은 서 있는 상태였다. 되돌아 오려던 나는 방의 불을 켰다.
"아! 와 키노? 빨리 꺼라."
갑자기 밝은 빛을 받아 눈을 찌푸리며 누나는 이불로 급히 몸을 가렸다. 그러나 불을 켠 채로 아랫쪽 이불을 들추었다. 누나의 보지는 물끼로 번들거렸고 나의 정액과 누나의 분비물로 이미 요도 약간은 지린 상태였다.
"아아! ...... "
보지를 닦아주자 누나는 두손으로 눈을 가리며 나직히 신음했다. 나는 수건을 다시 펴 보았다. 분명히 피는 나지 않았다. 문경미나 홍금순에게서 났던 것 같은 ,,,,,,
"누부야도 해봤제?"
"뭐를 ...... ?"
얼굴을 들이밀며 따지듯 하는 내 말에 누나는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
"방금 우리가 한거 ...... 빠구리 말이다!"
나도 모르게 소리가 커졌고 표정도 심각해 졌을 것 같다.
"야가 무슨 말을 그렇게 ...... 이제 그마 자자."
누나는 그렇게 말하면서도 이불로 앞을 가린 채 일어나 앉았다. 그런데 얼굴도 좀 붉어졌다.
아까는 몰랐지만 보지에 아무 막힘 없이 들어갔던 것이나 피가 전혀 나지 않은 것, 그리고 반쯤 죽은 내 자지를 보고는 "어른보다 크다." 고 하는 것들로 보면 누나도 분명 아버지의 말처럼 "빵꾸가 나 있는 것." 이다. 알수 없는 분노가 솟아 오르며 나는 계속 누나를 다그쳤다.
"응? ...... 누부야도 해봤제? ...... 응? 누부야도 빠구리 해봤제?"
"니도 해봤다 카면서 와 그런걸 따지노?"
누나는 반발하는 것 같지만 그 말은 힘이 없었다. 그리고 그런 표현은 바로 빠구리를 해봤다는 시인이나 마찬가지다.
"남자캉 여자가 같나? 내사 지금 알아야겠다. 누부야도 해봤제?"
나의 거센 추궁에 누나는 고개를 푹 숙였다. 그러나 잠시 후 나를 정면으로 보면서 말했다.
"그래. 했다! 내도 해봤다!"
"누구하고 ...... ?"
다시 한번 고개를 숙였다 든 누나는 눈을 한번 질끔 감고 나서 말했다.
"내가 있는 제재조 사장님하고 ...... "
"뭐라꼬?"
나는 놀라며 목소리가 커졌고 그 다음말에 더욱 충격을 받았다.
"또 그집 아들하고 ...... "
한동안 우리는 서로 시선도 피한 채 말이 없었다. 그러나 내 속은 계속 분노로 이글거리고 있었다.
하기야 누나에게 그전에는 내가 사랑이나 그 비슷한 감정도 가져본 적이 없었고, 내 빠구리 상대도 아니다. 또 "7공주파"의 여자애들을 보면 누나보다 훨씬 어린 나이에도 그런 경험들을 했다고 한다. 그런데 막상 나의 누나가 그랬다는 사실을 알게되자, 엄마가 시집오기 전에 빠구리를 했었다는 사실을 안 것보다도 더 누나가 추하게 보이고 마치 내 소중한 것을 빼앗긴 것 같은 기분까지 드는 것이다.
"빠구리가 그리 좋드나?"
"뭐라꼬 ...... ?"
누나는 나를 바로 보면서 반문했다. 그 표정에는 억울함이나 반발도 담겨 있는 것 같았다.
"빠구리가 그리 좋냐고 ...... ? ...... 애비하고 아들캉 다 붙어 먹다이 ...... "
"내사 구역질이 난다. 그라고 그런 일 당할 때마다 내는 꼭 혼자 울었다."
"그런데 왜 ...... ?" 라고 나는 묻고 싶었다. 하지만 내가 묻기 전에 물끼를 먹음은 누나의 눈에서 눈물이 넘치면서 다음 말을 이었다.
"사모님이 알마 ...... 또 아들캉 일을 사장님이 알마 내는 그집을 쫓겨날꺼 아이가? 그라마 학교도 못다니겠제."
아까 누나의 경험담을 들었을 때보다 이 말은 더 충격적이었다. 그렇구나. 그래서 그렇게 된 것이야. ...... 마음은 착잡해지고 분노보다 슬픔이 밀려 왔다.
모든 것은 가난 탓이다. 영자 누나가 그토록 총명하고 배움의 열정이 있건만 맹아학교조차 못 간 것도, 살던 집을 떠나야 하는 것이 슬프면서도 한술밥을 덜기 위해 시집가는 것을 운명처럼 받아들이는 것도 ....... 영숙이 누나가 구역질 나는 빠구리를 어쩔 수 없이 하고 혼자 울어야 하는 것도 모두 우리가 가난하기 때문이다.
화를 냈던 나 자신이 부끄럽고 누나가 한없이 안스러우며 미안했다.
"내가 잘못했다. 누부야, 미안하다. 이제 자자."
불을 끄고 이불 속으로 들어온 나는 누나를 살폿이 안아 주었다. 지금은 자지도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지금의 누나는 빠구리 대상이 아니며 내가 보살피고 아껴 줘야할 연약하고 불쌍한 존재였다. 누나도 한손으로 내 등을 쓰다듬으며 스스로에게 다짐하듯 중얼거렸다.
"지금 사는기 아무리 고달프고 험한 꼴을 당한다 캐도 내는 다 이겨 낼끼다. 그래가 대학도 가고 꼭 훌륭한 사람이 될끼다. 그래가 이런 가난이나 시골생활도 벗어나고로 ...... 꼭 훌륭한 사람이 될끼다."
막 잠이 든 것 같은데 꿈결처럼 다시 누나의 말이 들려 왔다.
"그런데 이상타! 전에는 징그럽고 구역질만 났는데 영도, 니하고는 내 몸이 바싹바싹 타 들어가고 둥둥 뜨는 것처럼 참말로 야릇하고 ...... 그래, 황홀한 기분까지 드는기라."
아직 날이 완전히 새기 전에 나는 잠에서 깨었다.
나는 완전히 알몸이었는데 누나는 어느새 브래지어와 팬티는 물론 내복까지 입고 숨소리도 곱게 잠들어 있었다. 조심스레 누나의 몸 여기저기를 한동안 더듬는데 "아아!" 하며 누나가 몸을 뒤척였다.
누나도 잠이 깨는 중인 모양이다. 나는 말없이 누나의 아래를 벗겼다. 누나는 엉덩이를 들어 주었다. 브래지어 마저 걷어내고 완전히 알몸이 되는 동안 우리는 모두 한마디도 말이 없었다. 마찬가지로 누나는 어떤 거부나 반발도 없었다.
우리는 다시 한몸이 되었다. 숨소리가 가빠지며 신음을 내던 누나는 내가 사정이 임박해지자 한껏 참는 듯 했지만 끝내 나지막한 비명을 질렀다.
그런데 그 메아리처럼, 아니 이방에서보다 훨씬 큰 비명이 안방에서 들려왔다. 사정이 끝난 채 엉켜있던 우리는그소리를 들으며 잠시 킥킥거렸다.
오늘밤 이집에서는 아버지와 엄마, 영숙이 누나와 내가 각각 두번씩의 빠구리를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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